"이번 한국 대선은 북한의 승리" '부시 대통령은 노무현 당선자에 전화를 걸어 미군은 원치 않는 곳에 머물지 않을 것임을 통보하라"
미국의 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번 한국대선 결과에 대해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이 신문은 20일자 사설 '한국의 쉬뢰더(South Korea's Schroeder)'에서 "가끔씩 유권자들도 실수를 한다"고 말해 한국민의 선택이 잘못된 것임을 시사함과 동시에 내정간섭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부시행정부의 입장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이 신문은 이번 대선에서 "한국은 북한 달래기식의 실패한 “햇볕정책”에 다시 기회를 걸겠다고 공약한 인권운동가 노무현씨를 선택했다. 이러한 견해가 북한의 핵프로그램 중단을 원하는 미국, 일본, 중국 3국 정부에는 잘 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사설은 또 노무현 당선자를 유럽국가중 미국의 이라크전쟁에 가장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독일의 쉬뢰더 총리에 비유하면서 "노씨의 승리가 북한과 미국을 보는 한국의 시각 전환을 말해 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WSJ의 자매지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도 20일자 사설을 통해 "노 당선자는 그의 근소한 승리를 김정일의 악의 정권과 긴밀한 유대를 만드는 위임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또한 한국의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국민적 합의는 반세기 동안 평양의 침략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준 한미 동맹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설은 이어 노 당선자에 대해 "강력한 (한미) 동맹의 유지를 원하고 선거운동으로 생긴 긴장을 완화하려면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반세기 전 미군들이 어떻게 그들의 부모들을 구출했는지를 알 기회가 없었던 젊은 지지자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설은 특히 "노 당선자의 의도가 명확해질 때까지는 단기적으로 일부 긴장은 불가피할 것 같다. 그 어떤 새 대통령보다도 그는 자신의 초기 조치에 의해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설은 이어 "과거와 선거 기간 중에 실수를 한 만큼 노 당선자는 그의 실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책무를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신문의 이처럼 무례하고도 고압적인 사설은 미국내 보수파가 이번 한국 대선의 결과에 대해 얼마나 분노하고 당황해 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하겠다. 다음은 두 사설의 주요 내용.
***한국의 쉬뢰더(South Korea's Schroeder)/WSJ, 20일자 사설**
한국에서는 어제 선거가 있었고 북한이 승리했다. 물론 과장된 것이지만 북한정부가 내린 결론이라 하더라도 놀라지 마라.
접전을 보인 대통령 선거에서 한국은 북한 달래기식의 실패한 “햇볕정책”에 다시 기회를 걸겠다고 공약한 인권운동가 노무현씨를 선택했다. 이러한 견해가 북한의 핵프로그램 중단을 원하는 미국, 일본, 중국 3국 정부에는 잘 통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노 후보는 아시아의 게르하르트 쉬뢰더로서 선거전을 펼쳤다. 노 후보는 선거운동 내내 자신은 미국에 “아부”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승리를 거둔 자리에서 노 당선자는 과거 미군 철수를 주장한 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반미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노 당선자가 반미주의까지 가진 않을 것이지만 노씨의 승리가 북한과 미국을 보는 한국의 시각 전환을 말해 준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노 당선자는 주로 40대 이하에서 북한의 침략보다는 미군의 영향을 우려하는 경향이 늘고 있는 한국사회의 한 단편을 보여준다. 이러한 유권자들은 젊은층으로서 3만 3천명의 미국인들이 목숨을 바쳐 한국을 가혹한 식민지 상황에서 지켜준 한국전을 기억하지 못한다.
아마도 많은 한국인들은 선거전 동안 북한의 무력기도로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독재자 김정일은 비밀 핵프로그램을 발표했으며 수년간의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였고, 예멘으로 스커드미사일을 판매하려다 들통났으며 원자로를 재가동 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본 사설은 민주주의적 결정을 신뢰하며, 아마도 이웃한 한국인들은 테러와 핵무기 확산에 대해 우려하는 미국인들이 보지 못하는 북한 내 일종의 가능성을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가끔씩 유권자들도 실수를 한다. 오랫동안 북한의 위협을 들어오면서 살아온 한국인들은 이러한 위협들이 사실임에도 위험에 대해 무감각해진 것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노씨의 승리는 분명 미국의 외교에 도전이 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핵프로그램을 숨겨온 북한에 대해 보상하지 않는 당근과 채찍 정책의 통일전선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노씨가 압도적인 것을 본 북한은 더욱 위협을 가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이미 노씨는 서울에서 모든 미군을 철수시키고 미군에 대한 한국의 사법권을 넓히는 SOFA 협정의 재협상을 원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국회의원으로서는 유일할지 모르겠지만 노씨는 한번도 미국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축하 전화통화에서 부시 대통령은 미군은 원치 않는 곳에 머무르지 않을 것임을 노씨에게 알려야 한다. 미군은 한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둔하고 있으며 그들이 주둔의 필요성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할 때 우리는 그들을 철수시킬 것이다.
***한국에서의 국민적 합의(A National Consensus in Korea)/AWSJ, 20일자 사설**
지난 여름, 지금은 대통령이 된 노무현씨는 평양에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을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김의 햇볕정책은 시행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를 만들었다. 그 정책은 한계에 도달했다” 그는 방한한 일본 논설위원들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는 화해정책이 한국에서 지지를 상실했다며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적 합의(National Consensus)'에 입각한 새로운 접근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는 노씨가 여론조사에서 뒤져 있었고 집권 민주당도 보궐선거와 의원들의 탈당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였다. 노씨는 당 책임자의 항의를 받고 자신의 발언을 수정해야 했다. 그는 햇볕정책을 죽인다는 것이 아니라 보완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몽준 대표와의 후보 단일화로 그의 인기가 올라가자 노씨는 더 이상 현실에 영합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는 대선 유세 마지막 시간에 우려되는 말을 했다. 그게 미국과 북한의 전쟁 가능성에 관한 경고였다. 이 발언은 과거 과격했던 노선을 버리고 서울-워싱턴 동맹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그의 말을 의심케 했다. 그의 발언은 정몽준 대표에게도 과하게 들렸다. 정씨는 선거 전날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나 앞서의 현실주의에 담긴 한 요소는 여전히 살아있다. 그의 대변인은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노 후보가 햇볕정책을 “몽땅” 물려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밤 당선 연설에서 노 당선자는 “대화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하면서 자신을 반대한 사람들과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을 믿지 못해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 47%의 유권자들을 의미한다.
노 당선자는 그의 근소한 승리를 김정일의 악의 정권과 긴밀한 유대를 만드는 위임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한국인들은 선거를 정치로서보다는 인물 위주로 본다. 그들은 이회창 후보를 군사 독재자 밑에서 권력을 잡은 “구 세대”로 보았다.
노 당선자는 또한 한국의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국민적 합의는 반세기 동안 평양의 침략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해준 한미 동맹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들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
이제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을 지지한다고 말하거나 한때 철수를 요구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그가 강력한 동맹의 유지를 원하고 선거운동으로 생긴 긴장을 완화하려면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새 대통령은 서울 도심의 미군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하고 주한미군주둔협정(SOFA)을 개정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려할 게 확실하다. 그러나 이는 아직 예상일 뿐이다. 미국 관리들은 이미 본질적인 개정이 아닌 한 SOFA를 손질할 의사가 있음을 비쳤다.
이 모든 것들은 한반도에 대한 위협, 특히 북한의 미사일 판매와 핵개발로 인한 현실적인 위협을 고려한다면 불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노 당선자가 동맹의 중요성을 진정으로 인식하면서 이 일을 추진하느냐이다. 다시 말해 그는 나이가 너무 어려 반세기 전 미군들이 어떻게 그들의 부모들을 구출했는지를 알 기회가 없었던 젊은 지지자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우리는 노 당선자가 나라를 위해 그런 방향으로 가기를 바란다. 만약 그가 그렇게 한다면 그리고 지난 밤의 당선 연설에 낙관의 여지가 있다면 과거에 있은 그의 바보 같은 발언에 대한 일부 우려는 불식될 수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워싱턴과의 동맹이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그 중요성을 설명할 수 있는 새 대통령에 의해 오히려 강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노 당선자의 의도가 명확해질 때까지는 단기적으로 일부 긴장은 불가피할 것 같다. 그 어떤 새 대통령보다도 그는 자신의 초기 조치에 의해 심판을 받을 것이다. 과거와 선거 기간 중에 실수를 한 만큼 노 당선자는 그의 실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책무를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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