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차기 정부에 대한 일본언론의 시각은 한마디로 말해 '불안과 우려'로 요약된다. 변화를 바라는 젊은 세대들에 의해 그가 당선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노무현 당선자의 대북한, 대미, 대일 정책에 대해서는 불안과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보수 논조의 요미우리와 산케이신문 20일자 사설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최대의 쟁점이 된 대북정책에서 노 후보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의 계승을 외쳤다. 한국의 유권자에게 지지되었다고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북한에 의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우려에 대처할 수 없다."(요미우리)
"핵개발 등 대량살상무기의 규제, 포기가 최대관심인 미국이나 납치문제 해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일본의 북한관과는 분명히 시각차이가 있다."(산케이)
특히 요미우리는 이회창 후보의 대북정책이 "미 부시정부의 대북정책과도 통"하고 "한미 공조를 중시하는 자세였다"면서 "북한의 최근 행동을 보면 이회창 씨의 주장 쪽이 설득력이 있었다"고까지 주장했다. 이 사설의 제목은 "한국 대선, 유효한 대북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로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신문들도 '불안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노무현 씨가 대통령에게 취임한다면 이 이상의 남북관계의 냉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핵문제로 북한과의 대립이 깊어져 있는 미국과의 관계가 어려워진다."(마이니치)
"노무현 씨에 대해서는 미국으로부터 불안감이 전해지고 있다. 현지 경제계로부터도 대미관계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아사히)
"노무현 차기 대통령의 최대과제는 북한 정책을 둘러싼 한미일 연대를 어떻게 지속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노무현 씨는 미국보다 중국을 중시하는 발언을 한 적도 있어 미국의 경계심은 강하다.(닛케이)
"햇볕정책"은 남북대화를 어느 정도 진전시켰지만 북한에 대량살상무기 개발, 확산을 위한 자금이나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주변국이나 한국 내에서도 노 후보의 계속적인 유화정책에 대한 불안은 적지 않다."(도쿄)
아사히의 경우 일본 등 우방국들의 불안을 덜기 위해 취임 전 미국방문을 노 당선자에 권고하기도 했다.
"노무현 씨는 한국의 정치가로서는 드물게 아직 한번도 미국에 가본 일이 없다. 본인에게 향해진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2월 대통령취임 전에 방미해보는 것이 어떨까. 선거전에서 말했던 대북정책 면에서 '한미일 공조'의 내용을 설명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일본 언론의 이같은 불안과 우려가 모두 근거가 있고 정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평화와 자주를 지향하는 노무현 정부의 대외정책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방국들의 불안과 우려를 덜어주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노무현 대통령 후보 당선에 대한 일본 주요 신문들의 20일자 사설 주요 내용.
***盧 차기대통령, 미지의 매력과 불안/아사히**
한반도정세의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국민은 새로운 대통령에 여당 민주당의 노무현 씨를 선택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의 노무현 씨는 정치가로서는 미지수의 부분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총리 경험도 있고 안정감을 나타낸 대립후보 이회창 씨에게는 없는 매력이다. 지난 봄의 민주당 후보경선에서 '盧風'을 불러일으켜 이번 당선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노무현 씨의 선거운동에는 젊은 세대가 응원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의 대선에서는 별로 볼 수 없었던 광경이었다. 곡절 끝에 후보단일화로 합의한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이 투표 전야에 진영을 이탈하는 돌풍에도 견디었다. 접전을 누른 멋진 승리였다.
그러나 미지수의 정치가이기에 수완이 시험된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수출문제, 주한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사망사고로 삐걱거리는 미일관계 등의 중요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노무현 씨는 선거전에서 김대중 정부가 추진해온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주장했다. 핵개발과 미사일수출의 철회를 촉구하면서도 대화의 창을 닫지 않기 위해서 경제교류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반미항의 활동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한국은 미국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 좀더 대등한 관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의 개정도 요구하고 있다.
노무현 씨가 한국의 자주성을 중요시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당연한 것이다. 지위협정 개정요구는 이와 동일한 과제를 안고 있는 일본에게도 이해를 얻을 수 있음에 틀림없다.
반면 햇볕정책이 미국과의 굳건한 군사동맹에 의한 억지력을 전제로 한 포용정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한 적도 있는 노무현 씨에 대해서는 미국으로부터 불안감이 전해지고 있다. 현지 경제계로부터도 대미관계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노무현 씨는 한국의 정치가로서는 드물게 아직 한번도 미국에 가본 일이 없다. 본인에게 향해진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2월 대통령취임 전에 방미해보는 것이 어떨까. 선거전에서 말했던 대북정책 면에서 '한미일 공조'의 내용을 설명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노무현 씨는 김대중 정부의 부패에 관련된 여당세력과는 결별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권력을 분산해 제왕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통령제를 개혁할 의향이기도 하다. 국회에서 여당이 소수파이어서는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쇄신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 기대된다.
전후 태생인 노무현 씨는 친일도 반일도 아닌 듯하다. 이른바 백지상태이다. '과거도 중요하지만 미래지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세를 환영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
***한국 대선, 유효한 대북정책이 보이지 않는다/요미우리**
북한문제가 부상하는 시기에서의 차기대통령의 결정이다. 여당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와 야당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간의 사실상의 양자대결이 된 한국 대선에서 노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최대의 쟁점이 된 대북정책에서 노 후보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의 계승을 외쳤다. 한국의 유권자에게 지지되었다고는 하나 그것만으로는 북한에 의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우려에 대처할 수 없다.
내년 2월에 출범하는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반도정세의 향후 전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포괄적인 대북정책의 제시가 노무현 씨에게 요구되어지고 있다.
김대중 정부가 추진해온 햇볕정책은 북한과의 화해ㆍ교류의 확대를 통해 그 변화를 촉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일 정부는 군사우선노선을 견지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정책을 변경하려고 하지 않았다. 노무현 씨가 북한의 핵문제는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 구체적인 전망을 나타내야 한다.
야당의 이회창 후보는 군사적인 긴장완화에 손을 쓰지 않고 지원과 교류를 계속하는 햇볕정책은 잘못이라며 엄중 비판하고 대신에 '상호주의'를 제창했다. 북한이 군사적 긴장완화로 나올 경우에만 지원을 실시하겠다는 취지이다. 미 부시정부의 대북정책과도 통한다. 한미 공조를 중시하는 자세였다.
북한의 최근 행동을 보면 이회창 씨의 주장 쪽이 설득력이 있었다. 농축우라늄 이용의 핵계획, 탄도미사일 수출, 북미 기본합의에 대한 명확한 위반이 된 핵시설의 동결해제선언 등 북한의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흐름에 역행한다.
김정일 정부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키는 부시정부와 양호한 관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도 명확한 대북정책의 제시는 중요하다.
선거기간 중에 표면화된 한국사회의 반미감정의 고조에 대한 대처도 주시된다. 미군 장갑차에 여중생 두 명이 치어 사망한 사고를 둘러싸고 美 군사재판에서 미군병사가 무죄가 된 것에 대한 반발에서이다. 노무현 씨에 있어서 대북정책을 유효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운용개선 등을 통해 한미동맹관계의 재구축은 심각한 과제가 된다.
한미는 이달 초의 안보협의에서 북한에 대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면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일도 외교ㆍ방위 각료회의에서 이와 같은 경고를 공동발표에서 확인했다. 그것을 기조로 대북정책에서 공동보조를 취해 갈 수 있을까. 일본에 있어서도 중대한 관심사이다.
***한국대선, 바라고 싶은 것은 안정된 지도력/산케이**
한국의 새 대통령에 노무현 씨가 당선되었다. 대외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50대의 젊은 대통령이다. 한국정치의 새로운 막을 여는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새 대통령이 향후의 한국을 이끌어 곤란과 긴장이 예상되는 한반도정세에 어떻게 대처하려는 것인지 매우 신경이 쓰인다.
한국정치는 과거, 학생데모와 군사쿠데타로 정부가 뒤바뀌는 등 혼란과 격동을 경험해 왔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는 평화적 정부교체가 이어져 안정궤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한국 국민은 보수파인 이회창 씨가 아니라 '변화'와 '개혁', '새 세대에 의한 새로운 정치'를 주장하는 진보파의 노무현 씨를 선택했다. 30-40대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한국사회의 새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안정 속에서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그러한 분위기는 1980년대 이후의 민주화의 결과인 것처럼 보인다. 한국사회는 민주화에 의해 과거 부정, 권위 부정의 움직임이 확산돼 좌익사상이 해금되어 진보적인 생각이 침투했다.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중시하고 복지와 분배, 인권ㆍ약자우선, 기성정치의 타파, 세대교체 등을 강조하는 노 후보의 당선도 민주화의 산물일 것이다.
하지만 일본으로서 최대의 관심은 노 신임대통령의 대북정책이다. 선거전에서도 커다란 쟁점이 되었었다. 노무현 씨는 대북 유화정책인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기본적으로 승계해 핵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경제지원 등 지원ㆍ협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일 체제에 대한 비판보다 '같은 민족'으로서 대화와 지원ㆍ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핵개발 등 대량살상무기의 규제, 포기가 최대관심인 미국이나 납치문제 해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일본의 북한관과는 분명히 시각차이가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일정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지 않느냐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노 신임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어떻게 협조체제를 유지해 갈 것인지 조속한 대응을 압박 당하고 있다.
한국은 지금 경제력에서 세계 12위의 국제적 영향력이 있는 큰 나라다. 그 방향은 국제정세에도 영향이 크다. 노 신임대통령에게 예측이 가능한 지도력을 기대한다.
***한국에 변혁을 촉구하는 새 대통령의 탄생/닛케이**
한국의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여당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당선됐다. 야당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와의 대접전이었다. 노무현 차기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한편, 특권정치 타파와 수도의 행정기능이전을 제창하는 등 변혁을 호소해 젊은층의 지지를 모았다. 그러나 국가지도자로서의 정책, 수완에 있어서는 미지수인 면도 많다.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를 중심으로 미ㆍ일을 비롯해 주변 각국과의 의사소통을 서두르기 바란다.
노무현 씨는 부산 근방의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고교졸업 후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변호사가 되어 노동운동이나 민주화운동에 관여해온 서민성과 탁월한 변론으로 두각을 나타내 김대중 대통령의 후계자 자리를 지켰다.
최대의 승리요인은 신당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한국축구협회 회장과의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이회창 씨와의 지지율을 역전시켜 투표일까지 이끌어 왔다. 투표 전날 정몽준 씨는 노무현 씨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나 흐름을 바꾸는 데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지기반인 전라도를 비롯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진 충청도 등 각지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표를 모았다.
한국경제는 올해 6%대 전반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호조였으나 기업의 맹렬한 합리화가 추진되고 분규발생건수가 최고를 기록했다. 노무현 씨는 재벌규제 유지와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를 강조해 서민감정을 잡았다. 또한 미군장갑차에 의한 여자중학생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반미감정이 고조된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노무현 씨는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등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재개발이 밝혀지고 햇볕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소리가 중장년층에서 강화되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부터 반세기가 지나, 젊은이들의 경계심은 희박했다.
노무현 차기 대통령의 최대과제는 북한 정책을 둘러싼 한미일 연대를 어떻게 지속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 노무현 씨는 지난 4일 외신기자회견에서 "당선된다면 부시대통령과 회담하여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한다"고 말해 북한의 핵개발에 강하게 반대할 자세를 강조했다. 그러나 노무현 씨는 미국보다 중국을 중시하는 발언을 한 적도 있어 미국의 경계심은 강하다.
대일 관계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을 답습한다는 생각을 나타내는 한편, 일본측이 한국의 국민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등 김대통령 보다 약간 강경하다. 한미일의 연대나 한일의 우호관계를 유지, 강화하기 위해 3자가 조속히 행동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노무현 차기 대통령, '북한 핵'을 방지할 수 있을까/도쿄**
한국국민은 대통령선거에서 세대교체와 북한과의 대화계속 염원을 여당 민주당의 노무현 씨에게 맡겼다. 그러나 한반도의 안정을 확보하는 장은 쉽지 않다. 한미일 연대의 재구축이 급선무이다.
사실상의 맞대결이었던 대통령선거는 노무현 씨가 최대 야당 한나라당의 이회창 씨를 이기고 당선됐다.
한국국민은 56세라는 젊은 세대의 대통령에게 5년간의 국정을 맡기게 됐다. 지역대립 등 부작용도 가져왔던 김대중 대통령의 "3김 시대"와는 결별이다.
이번 선거에는 여러 바람이 불었다. 특히 북한이 영향력을 미치는 "북풍"은 격렬했다. 선거전 중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선언, 미사일수출이 드러나 대북정책이 최대의 초점이 됐다.
이회창 씨가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유화정책인 "햇볕정책"을 실패라고 격렬하게 비판한 데 대해 노무현 씨는 "북의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남북대화를 계속하겠다"며 계속적인 "햇볕정책"을 공약했다.
북한 방송은 "이씨가 당선되면 핵전쟁이 일어난다"며 이회창 씨 비난을 반복해 한국 국민의 불안을 부추겼다.
그 이상으로 강했던 것이 "미풍(美風)"이다. 주한미군의 장갑차에 의해 여중생 두 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전국에서 반미데모가 일어나 미국에 거리를 두는 노무현 씨에게 강한 순풍이 됐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후 남북관계의 운영은 쉽지 않다. "햇볕정책"은 남북대화를 어느 정도 진전시켰지만 북한에 대량살상무기 개발, 확산을 위한 자금이나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노무현 씨는 선거 중에 "북의 핵시설 재가동 선언 철회"를 요구했지만, 한편으로 계속적인 대북 현금지원도 공약했다. 이로서 "핵카드" 등을 이용하는 북한의 벼랑끝 외교를 중지시킬 수 있을까. 주변국이나 한국 내에서도 노 후보의 계속적인 유화정책에 대한 불안은 적지 않다.
한국의 대북정책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깊이 관계된다. 거기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같은 가치관을 가진 한미일의 연대가 불가결하다. 당분간 국내 반미감정을 진정시키고 한미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또 "햇볕정책"의 커다란 결점은 북한의 자유억압, 인권무시를 방치한 것이다. 인권 변호사였던 노무현 씨에게는 2천여 만명의 같은 민족을 곤경에서 구할 책무가 있을 것이다. 취임 후 빠른 기회에 포괄적인 대북정책을 나타내주기 바란다.
***노무현 후보 당선, 한일은 미래지향 계승을/마이니치**
한국의 차기대통령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후계자인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씨가 당선됐다. 야당 한나라당의 이회창 씨는 접전 끝에 패했다.
이번 선거는 30년 이상이나 계속된 '3김 정치'의 종말을 고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씨가 권력의 자리를 두고 다투어 온 '3김 정치'의 배경에는 경상도와 전라도의 뿌리깊은 지역대립이 있었다. 이것이 전근대적인 지연주의, 연고주의를 만연시켜, 부패와 원한을 재생산했다.
그러한 구조가 바뀌었다. 경상도를 지역기반으로 한 한나라당 후보 이회창 씨는 경상도 출신이 아니다. 민주당은 김대통령의 지역인 전라도가 지역기반이지만 노무현 씨는 경상도 출신이다. 이러한 구도는 지역대립 감정을 엷게 했다.
유권자의 최대 관심은 탈 '3김 정치'를 상징하는 세대교체였다. 선거전의 여론조사는 40대를 경계로 50대 이상은 67세의 원숙한 이회창 씨를 지지한 반면, 20-30대에서는 56세의 젊은 노무현 씨를 지지하는 것으로 확실하게 나뉘어졌었다.
'3김 정치'로부터 온건한 전환보다 급격한 전환이 약간 상회했다. 이러한 차이는 북한 정책에도 나타났다. 북한에 관용적인 '햇볕정책'을 취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실현시켰다. 그러한 노선의 계승자가 노무현 씨다. 한편, 이회창 씨는 유화정책으로는 북한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선거기간 중, 국영 방송을 통해 위협적인 이회창 씨 비판을 계속했다. 또 미국에게 핵개발 재개라는 핵카드를 내밀었다. 한국에서는 이를 '북풍'이라고 부른다. 노무현 씨에게 불리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되었으나 햇볕정책에 의한 남북 교류가 추진되고 북한의 궁핍을 알고 있는 한국 국민으로서는 북에게 크게 위협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여중생이 미군차량에 치여 사망한 사건으로 분출된 반미감정이 친미노선을 내세웠던 이회창 씨에게 쓰라린 타격이 되었다.
노무현 씨가 대통령에게 취임한다면 이 이상의 남북관계의 냉각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핵문제로 북한과의 대립이 깊어져 있는 미국과의 관계가 어려워진다. 납치가족 문제의 취급으로 정체된 북일관계에 대한 영향도 크다. 조속히 한미일 정상수준에서 조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노무현 차기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일본에게 있어서도 기본적으로는 환영할 만한 것이다. 남북관계가 악화된다면 북일관계도 타개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무현 씨가 김대중 정부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기 위해 초조해 함으로써 미국과의 입장차이가 벌어진다면 한미일 3자에게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까지나 한미일이 연대해 북한이 대화로 향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한일관계는 98년 김대통령 방일으로 '미래지향'의 한일 파트너십이 맺어지면서 진전됐다. 그 후 역사교과서 문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등으로 동요했으나 올해의 월드컵축구대회 공동개최로 한일 협력을 경험했다. 햇볕정책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의 한일 관계도 계승,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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