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펼쳐진 한국 대통령선거의 또 다른 전쟁터는 방송3사의 대선개표방송. KBS MBC SBS 방송3사는 각각 출구조사와 전화여론조사 등을 위해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대선개표방송을 통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경쟁했다.
방송3사 가운데 19일 방송에서 가장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은 방송사는 KBS. KBS는 국가기간방송이라는 프레미엄덕인지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 조사결과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집계된 시청률에서 19.1%를 기록해 MBC의 18.4%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SBS는 동시간대 시청률이 10.4%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KBS2 TV의 시청률은 10.8%로 나타났다.
<표1 대선 당일 오후 5시-12시 지역별 시청률>
방송3사의 대선개표방송 시청률 합계는 47.9%로 지난 97년 대선개표방송 합계인 53.3%에는 미치지 못했다. 당시에는 KBS가 29.3%, MBC 18.4%, SBS 4.4%의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지난 97년에 비해 KBS와 MBC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 것이 눈에 띈다.
이번 대선개표방송의 지역별 시청률에서는 광주가 53.6%를 기록해 가장 높은 관심을 반영했고 대구는 44.1%로 가장 낮았다.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46.3%와 47.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정확도 면에서도 KBS가 앞섰다. KBS는 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구조사를 통해 노무현 당선자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간 예상 득표율 차이인 2.3%를 정확히 예측했다. KBS는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노무현 후보 49.1%, 이회창 후보 46.8%로 2.3%P 차이로 노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보도해 투표 실제결과인 노 당선자 48.9% 대 이 후보 46.6%를 거의 정확하게 예측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 16대 대통령선거 개표결과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총 유효투표수 2천4백56만1천916표의 48.9%인 1천2백1만4천2백77표를 획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총유효투표수의 46.6%인 1천1백44만3천2백97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3.9%인 95만7천1백48표를 각각 얻었다. 이밖에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 후보는 7만4천27표(0.3%), 국태민안호국당 김길수 후보 5만1천1백4표(0.2%), 사회당 김영규 후보 2만2천63표(0.1%)를 각각 획득했다.
한편 MBC는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노무현 당선자 48.4%, 이회창 후보 46.9%로 1.5%P 차이로 노 당선자가 우세한 것으로 보도했으며, SBS는 TN소프레스에 의뢰해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노 당선자 48.2%, 이 후보 46.7%로 1.5%P 차이로 노 당선자가 우세한 것으로 보도했다.
방송3사는 모두 자사의 개표방송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는 자평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청률과 출구조사 결과에서 각각 3위를 기록한 SBS의 한 관계자는 "시청자에게 가깝게 접근한다는 민방 SBS의 특징이 잘 나타난 방송으로 자평하고 있다"며 "시청률도 지난 97년 대선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말했다.
SBS는 19일 오후 11시경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연예인들을 동원해 노 당선자에게 '국민들을 웃게 해 달라는 의미로 하회탈을 선물했는데 외신들도 이 장면을 주요하게 보도하고 있다'며 자사의 발빠른 대응에 만족해하고 있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는 전체 1만3천4백71개 투표소를 대상으로 KBS는 1백80여곳 4만명, MBC는 3백여곳 7만명, SBS는 1백50여곳 2만여명을 대상자로 실시했다. 이같은 출구조사 규모는 역대 선거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 97년 대선 당시 방송3사 들였던 비용이 모두 합쳐 20억원 정도였음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각 사별로 수배의 비용이 더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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