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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결과대로냐, 숨어있는 이회창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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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결과대로냐, 숨어있는 이회창표냐”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54> 관건은 젊은층 투표율

대통령선거전에 돌입한 이후 지금까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는 시종일관 노무현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고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여론조사란 미래에 대한 예측이므로, 당연히 지금의 관점에서 볼 때 불확실한 현재의 진행상황과, 그러한 진행이 빚어낼 결과를 미리 짚어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노무현 후보가 승리한다고 예측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이구동성으로 박빙이라고 분석한다. 그것은 퇴로를 열어놓으려는(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 언론의 속성, 혹은 기계적인 형평성을 기하려는 언론의 관행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것만이 이유인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은 공식선거운동 돌입 이후 여론조사로는 한번도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를 이기지 못했지만, '숨어있는 이회창표'란 논리를 통해 결과에서는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최소한 예측이란 점에서는 여론조사기관과 한나라당의 한판 대결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른 어느 곳보다도 이번 대선방송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방송3사에서는 19일 투표가 끝나는 시각인 오후 6시에 출구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이 출구조사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일반적인 여론조사보다 3배 정도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계속 실시해 왔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방송3사의 최신 여론조사에서도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5~7% 포인트 차이로 계속 앞서고 있다는 것이며, 투표율 등 가중치를 감안한 판별 분석에서도 노무현 후보가 4% 포인트를 조금 넘기는 수준으로 이회창 후보를 앞지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언론사에서 구체적으로 수치까지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오차범위 접전 등의 표현을 통해 간접적으로 격차를 짐작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는데, 필자는 이를 근거로 이같은 수치를 추산했다).

결국 여론조사 결과가 이렇다면 노무현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데, 한나라당의 주장은 이와 상반되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서야 설령 확실히 지는 것으로 나왔다한들 선거일을 하루 앞둔 지금 진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숨어 있는 이회창표'가 존재한다는 데 동의한다. 결국 관건은 그것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한나라당의 주장부터 살펴보자. 한나라당은 숨어있는 이회창표가 전체 유권자의 10% 정도는 될 것이라고 추산한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에서 격차를 8% 포인트 이내로만 좁히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이런 한나라당 주장을 근거로 살펴보면 현재의 여론조사결과만으로는 이회창 후보가 승리한다는 계산서가 나온다. 10% 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앞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의 주장에 근거는 있는가. 10%란 수치에 대해 명확하게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8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의 안상영 부산시장후보는 출구조사에서 최대 4.2% 포인트까지 지다가 개표에서는 1.6% 포인트 차이로 역전승한 적이 있었다. 한나라당 지지표가 숨어 있었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물론 당시 방송사에서는 표본의 수가 너무 적어 오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회의 전반적인 추세가 변화와 개혁이어선지는 몰라도 이회창 후보 지지성향의 유권자는 자기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론조사전문가들도 분석한다. 따라서 이러한 유권자는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으로 분류되기 십상이라고 한다. 특히 지금처럼 세대간 대결이 되면 안정희구성향의 50대 이상 유권자들이 더욱 속내를 감추기 때문에 이회창 후보 지지표는 더욱더 숨는 경향이 있다고 한나라당에서는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이 까놓고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조직표에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 이후 전국의 조직면에서 한나라당이 실질적인 여당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전통적으로는 집권당이 조직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이번 대선은 야당인 한나라당이 조직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표도 잘 드러나지 않는 표다. 이것도 한나라당은 플러스 알파며, 당 일각에서는 1백만표 정도로까지 추산하기도 한다. 1백만표면 투표율 80%선일 경우 3~4% 수준이다. 한나라당식으로 계산하면 전혀 근거없는 주장만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예측은 또한 투표율과도 일맥상통한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투표율이 지난 대선때보다 조금 낮은 78~79% 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것을 세대별로 쪼개면 20대연령층의 경우 68~72%선의 투표율을 보일 전망이다. 이런 전제 속에서 모든 계산서가 뽑힌 것이다.

따라서 예측보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당연히 20대와 30대의 지지가 많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유리해질 것이며, 한나라당의 계산은 한낱 탁상공론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반면 예측보다 투표율이 낮으면 한나라당의 계산이 장밋빛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회창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50대 연령층 이상은 거의 90%대의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투표율 90%란 불의의 사고로 불가피하게 투표를 못하는 사람을 빼고는 전원 빠짐없이 투표한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결국 대통령선거는 수많은 구비를 돌고 돌아 세대간 투표율 전쟁으로 귀결하고 있다. 과연 20대와 30대가 높은 투표율을 보여 그동안의 여론조사 결과대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 낮은 투표율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역전승이 현실화될 것인가. 결국 젊은 층의 투표 참여에 대선 결과가 달려 있는, 그런 형세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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