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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선은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투표"

WSJ '반미감정으로 팍스아메리카나 구축 어려워져'

"19일 한국 대통령선거는 서울과 워싱턴 관계에 대한 국민투표가 될 것이다. 여당의 노무현 후보는 '햇볕정책'을 통한 대북 화해정책 지속을, 야당의 이회창 후보는 워싱턴과 동일한 대북 정책을 추구한다. 선거결과는 서울-워싱턴 군사동맹을 현저히 변경시킬 수 있다."

미국 보수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북한 긴장으로 미국 외교환경 변해(North Korean Tensions Shift U.S. Diplomatic Landscape)'란 분석기사를 통해 북한 핵문제가 미국의 대외관계와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분석한 내용이다.

신문은 한국 중국 일본의 동북아시아 세력균형과 전략을 비교하며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에서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분석했다. 신문은 또 "이 위기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은 변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독일이 이라크 문제에서 미국에 협조하지 않는가 하면 러시아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전통적 미국의 동맹국들이 가끔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고 보도했다.

WSJ는 "북한 핵 위기는 아시아 동맹국들의 대미 관계와 태도가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며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 주도의 평화) 구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수십년 동안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었던 한국은 반미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며 따라서 "19일의 한국 대통령선거는 앞으로 한국의 대미관계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문은 "(유력한) 두 후보 중 한 사람인 노무현씨는 최근 대미 강경책 표방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그 배경에 대해 "평양과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국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가장 골치 아픈 도전을 해오고 있다"고 분석하고 "많은 한국인들, 특히 젊은 세대는 미국이 북한을 안보위기로 몰아 넣고 있다고 비난한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과 관련, "한국전에서 미국과 싸웠던 중국을 부시 행정부가 한 때 '전략적 경쟁자'로 간주했다가 지금은 편의에 의해 '우방'으로 포용하고 있는 사실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증대를 상징한다"며 "중국의 성장은 또한 미국의 선택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북일수교를 추진중인 일본에 대해서는 "(북한 핵문제로) 일본은 이미 국방력 강화를 생각하고 있다. 미사일 방어 능력을 현재의 연구단계에서 개발단계로 올리는 것도 검토중이다. 심지어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한 걸음 더 나가 일본의 핵무장을 거론한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의 정치노선과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WSJ의 분석은 결과적으로 동북아시아에 있어 미국의 역할은 변화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미국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른 외교적 노선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다음은 WSJ 16일자 기사의 주요 내용.

***북한 긴장으로 미국 외교환경 변해(North Korean Tensions Shift U.S. Diplomatic Landscape)**

북한 핵 위기는 아시아 동맹국들의 대미 관계와 태도가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 주도의 평화) 구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점점 커지는 북한 핵 위기는 부시 행정부 출범 2년 동안 동북아의 외교 현실이 얼마나 극적으로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전에서 미국과 싸웠던 중국을 부시 행정부가 한 때 '전략적 경쟁자'로 간주했다가 지금은 편의에 의해 '우방'으로 포용하고 있는 사실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증대를 상징한다. 중국의 성장은 또한 미국의 선택을 제한한다.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데 있어 수십년 동안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었던 한국은 반미감정으로 가득 차 있다. 19일의 한국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 한국의 대미관계를 결정할 것이다. 두 후보 중 한 사람인 노무현씨는 최근 대미 강경책 표방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 북한과 수교회담을 한 일본 일각에서는 군비 증강 얘기가 나온다. 이번 주 한 일본 학자는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의 강력한 재무장은 당장은 가능성이 없어 보이나 평양과의 위기가 악화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부시 행정부와 미국이 이라크와의 전쟁에 몰두하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에 대응하는 미국의 노력을 어렵게 만든다. 미국이 바그다드에 가하는 군사 압력 대신 북한에는 외교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4일(토요일) 북한은 핵 대결을 강화하는 것 같았다. 평양은 유엔에 보낸 서한에서 핵 시설에 붙인 봉인과 감시 카메라를 제거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장치들은 1994년 핵 시설에서 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다. 이보다 며칠 앞서 북한은 동결했던 핵 원자로를 다시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관찰자들은 북한이 핵을 이용한 벼랑끝 전술을 통해 워싱턴으로부터 원조를 얻어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클린턴 행정부에도 같은 전술을 사용, 경제적 양보를 얻었다. 당시 가까스로 전쟁을 막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더 위험하다. 김정일이 점점 절망적으로 되어 가는데다 미국은 대화할 생각이 거의 없다.

북한은 유난히 예측할 수 없는 정권이다. 그러나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한 일단의 북한 학자들은 중국 학자들에게 북한이 미국과의 화해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데탕트가 경제 제재와 전쟁의 위험을 제거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평양은 또한 미국이 북한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정일은 이라크에 정신이 빠져있는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위기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역할은 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이 이라크 문제에서 미국에 협조하지 않는가 하면 러시아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전통적 미국의 동맹국들이 가끔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한국**

평양과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국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가장 골치 아픈 도전을 해오고 있다. 오랫동안 미국의 동맹국이었고 3만7천명의 주한미군 주둔지인 한국은 미국과는 다른 더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려 한다. 많은 한국인들, 특히 젊은 세대는 미국이 북한을 안보위기로 몰아 넣고 있다고 비난한다. "저 사람은 악한 사람이다." 세 자녀의 가정주부 정수진(36)씨가 부시 대통령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그의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다. 그는 수만명이 동원된 반미 시위에 참가했다.

한국의 반미 감정은 여중생의 죽음으로 촉발됐지만 다른 차원으로 옮아가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인식이 높아가고 있다. 이는 시위와 각종 토론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한국인의 60%가 북한을 더 이상 안보위협으로 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다수는 평양이 통일에 진지하다고 믿는다.

19일의 대통령 선거는 서울과 워싱턴 관계에 대한 국민투표가 될 것이다. 여당의 노무현 후보는 '햇볕정책'을 통한 대북 화해정책 지속을, 야당의 이회창 후보는 워싱턴과 동일한 대북 정책을 추구한다. 선거결과는 서울-워싱턴 군사동맹을 현저히 변경시킬 수 있다. 한국이 주한 미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위기시의 양국간 정책 이견은 심화될 것이다.

***일본**

북한 문제는 지난 6개월 동안 일본에 골치 아픈 이슈가 됐다. 지난 9월 고이즈미 총리는 평양 방문을 통해 평양과의 수교를 고려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을 납치하고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해왔다는 북한의 잇따른 시인으로 여론은 바뀌었으며 일부에서는 일본의 재무장을 주장한다.

일본은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의 목표물이 될까 우려한다. 1998년 북한은 일본 상공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그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및 핵 기술이 향상됐다는 게 많은 일본 군사 분석가들의 생각이다. 일본은 또한 북한이 많은 생화학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미국의 견해에 동조한다. 일본 국방연구소의 다케사다 히데시 교수는 "북한의 위협을 가장 많이 받는 게 일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이미 국방력 강화를 생각하고 있다. 미사일 방어 능력을 현재의 연구단계에서 개발단계로 올리는 것도 검토중이다. 심지어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한 걸음 더 나가 일본의 핵무장을 거론한다. 교토대학의 나카니시 데루마사 교수는 "북한이 발사하는 핵미사일에 대항하는 최선의 길은 일본도 가능한 한 신속히 핵무기를 보유하겠다고 총리가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이미 경제대국이 된 베이징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주요 동반자로 등장했다. 이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분명치 않으나 지난 달 베이징을 방문한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을 '우방'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 말은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처음 사용된 것이다. 중국은 위기 때 북한을 지원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체 경제가 번영하면서 북한에 대해 중국의 번영을 방해하거나 동북아 세력균형을 무너뜨리지 말라고 요구한다.

베이징 인민대학의 진 칸롱 교수는 "근본적으로 중국은 북한의 (핵) 확산이 우리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경제가 발전한 만큼 이 지역에서 말썽이 생기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몇 가지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 개발 시인이 있은 후 평양에 우라늄 계획을 중단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중국 외무성은 지난 주 김정일이 중국 고위 지도자들을 만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무성한 소문을 이례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김정일에 대응하는 문제가 계속되면 베이징과 워싱턴 사이에 이견이 생길 수 있다. 부시 행정부 내 다수의 보수파는 이라크에서처럼 평양에서도 정권교체를 시도하라고 말한다. 백악관은 이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포기가 없을 경우 대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중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현상유지다. 즉 북한이 강대한 한국과 중국 사이의 완충지대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북한이 갑자기 붕괴되면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은 한국의 주도로 한반도는 통일된다. 그런 한국이 바로 코앞에 등장하는 것을 중국은 원하지 않는다고 베이징의 외교관과 학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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