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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역감정을 악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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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역감정을 악용하는가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45> 유권자는 알고 있다

선거판도가 세대간 대결 혹은 부산-경남 민심의 향배로 압축되면서 전혀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금 형성돼 있는 판세가 선거 막판까지 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얘기다.

세대간 대결이란 특성이 바로 이같은 전망에 대한 근거이기도 하다. 20대와 30대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고, 50대 이상의 연령층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다는, 공식선거운동 돌입 직전의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변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이렇다면 관건은 투표율이 될 것이다. 즉 대통령 선거의 승패는 결국 투표율이 결정할 공산이 크다.

이러한 전망은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100% 맞을 수는 없다. 중요한 함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부산-경남의 민심이란 변수 속에 포함돼 있다. 에둘러 얘기할 것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하면 판세를 변동시킬 예기치 못한 변수는 바로 지역감정이다.

아니 엄밀히 얘기한다면 지역감정 그 자체가 변수라기보다는 지역감정을 악용하려는 정치세력의 존재여부와 이들의 준동형태, 그리고 그것이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이 커다란 변수로 등장할 개연성도 있다는 얘기다.

***1. 지역감정의 현실**

대단히 불행한 일이지만 지역감정은 아직도 한반도에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김대중 정권의 출범이 지역감정 해소의 한 계기가 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5년을 지나고 보니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심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지경까지 와 버렸다. 그 이유야 인사의 난맥일 수도 있고 이권의 편중일 수도 있으니 지금 구체적으로 논할 계제는 아니다. 문제는 아직도 지역감정이 존재한다는 엄연한 현실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역감정은 지지도의 극심한 편중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호남에서는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가 80% 이상에 이르고, 대구-경북에서는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근 70%에 이르고 있다.

노무현 후보와 지역적 인연이 있어서인지 부산-경남은 그 정도가 조금 약하긴 하나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여론조사를 보면 항상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0% 안팎의 지지도를 기록한 바 있다. 호남은 노무현 후보, 영남은 이회창 후보란 등식이 최소한 공식 선거운동 직전까지는 지속해 왔었다는 얘기다.

사실 이러한 현실이 오기까지 그 원인제공을 했던 세력들은 반성을 해야 한다. 전체적인 이유를 따지자면 대단히 복잡다단하기 짝이 없겠지만 영남의 민심이반에는 일차적으로 김대중 정권에 그 직접책임이 있을 것이며, 호남민심의 이반에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게 책임이 있을 수 있다.

이회창-노무현 두 후보 가운데 누가 집권을 하든 이러한 민심이반의 원인을 잘 살펴 진정한 치유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화합이요, 국민통합이다. 김대중 정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차기 정권은 이 문제해결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은 분명하다.

***2. 누가 지역감정을 악용하는가**

문제는 선거국면을 맞아 이러한 지역대결의 현실이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부정적으로 증폭될 개연성이 도처에 잠복해 있다는 점일 것이다. 게다가 선거운동 막판에 가서 판세가 어렵다고 느낄 정치세력이 이러한 지역대결적 감정을 악용하려 들 가능성도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이미 그러한 조짐들이 여러 군데에서 나타나고 있다.

어느 방송사의 토론회에서 유수한 대학의 교수란 분이 특정지역에 특정후보의 지지율이 높다는 점을 문제삼았다가 인터넷에서는 난리 아닌 난리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는 모당의 모후보가 특정 지역을 방문했을 때 화염병이나 돌을 던지면 지역감정이 극에 이를 것이라는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얘기들도 떠돌아 다니고 있다. 선관위에서는 몇차례 선거중립을 해치는 선거사범을 엄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진짜 때려잡아야 할 선거사범은 이런 식으로 지역감정을 은근히 증폭시키는 익명의 무리들이 아닌가 싶다.

지역감정과 관련해서는 어느 대통령 후보 할 것 없이 오해 받을 언사는 삼가야 할 것이다. 늘상 강조하는 바이지만,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꾸미는 일들의 의도를 유권자들이 모를 것이라고 착각하는 일들이 많다. 지역감정을 악용해 표를 얻으려는 술책이 그야말로 순간적으로는 유권자들을 흔들리게 할지 모르나 현명한 유권자들은 이러한 악용의 술책이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간파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구나 지금처럼 의사소통수단이 종이신문이나 TV 방송에 국한되지 않은 시대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과거 군사독재정권이 획책했듯이 지역감정을 악용하려는 흑색선전이나 자해행위를 하는 정당이나 정치세력이 있다면, 유권자들은 그들의 의도에 놀아나지 않을 것임은 물론이거니와 바로 그러한 무리들을 표로 엄정하게 심판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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