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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중국, 북한 '우라늄농축'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북 붕괴 막으려 '알면서도 모른 체' 대북지원 계속"-WSJ 주장

미국의 보수언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중국은 북한의 우라늄농축 핵개발을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었으나 이를 모른 체 하고 대북 경제지원을 계속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이제라도 북한 핵개발 저지를 위해 식량ㆍ에너지 지원 중단 등 압력수단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국제여론을 무시한 채 북한 지원을 통해 전략적 국익을 추구하려 한다면 미국은 일본, 한국 등 북한의 핵위협을 우려하는 모든 국가와 지역 미사일방어망을 구축하는 충돌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이는 중대 정책면에서 미국과의 충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또 궁극에는 일본의 재무장을 초래하고 서태평양지역에서 의심스러운 인접국에 포위되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행정부의 의중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WSJ는 이날 '중국의 코리아 수수께끼(China's Korean Conundrum)'이란 논평 기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논평기사는 워싱턴의 보수적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존 타시크(Tkacik) 연구원이 기고한 것으로 타시크는 지난 달 4일 이 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대북중유지원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타시크는 이번 칼럼에서 "북한의 곡예를 중단시키려면 중국이 개입해야 한다"며 워싱턴의 정보계 인사 대부분은 최근 (북한 핵개발) 사태에 '완전히 캄캄하다'는 중국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의 핵무기 실험실을 운영하는 A. Q 칸 박사가 중국에 통보하지 않은 채 우라늄 농축 기술을 북한에 판매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즉 파키스탄이 북한에 공급했다는 기술과 장비는 어차피 중국에서 온 것이며 중국은 수년간 파키스탄에 대한 주요 핵기술 공급원이었다는 것이다. 또 핵 화물을 싣고 중국 영공을 비행한 파키스탄 공군 C-130 기들은 중국의 영공 통과 허가를 필요로 했으며 북한이 파키스탄에 지불한 7천5백만 달러도 분명히 중국 은행을 통해 송금됐다는 지적이다.

타시크는 이어 "게다가 중국은 북한을 모니터하는 강력한 자체 정보 네트워크와 북한 난민 및 망명자들로부터 얻는 정보 채널을 갖고 있다"며 "1999년 중국은 북한의 탈영병으로부터 북한이 중국 국경 부근의 천마산 부근에 비밀 지하 농축 우라늄 시설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중국은 이 군인을 '제3국' 대신 북한으로 송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워싱턴의 핵비확산 담당 고위 관리는 개인적으로 베이징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자체보다 그들이 그것을 시인했다는데 더욱 '당혹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물론 (북한의) 이런 파격적인 솔직함은 평양이 베이징을 당혹시킨 가장 최근의 행동이다. 중국은 일본인들을 납치했다는 평양의 시인에도 똑같이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타시크는 또 중국, 한국을 제외한 모든 관련 국가들이 대북 압박전술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한국 대선과 관련해서도 "보수적인 이회창이 이끌 것으로 보이는 한국의 새 정부는 김대중 정부보다는 평양을 덜 다독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누구도 김정일에 대한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 중국만이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에도 불구하고 대북 지원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북한의 붕괴로 한반도에 남한 주도의 강력한 통일한국이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이제 "국제적 문제가 된 북한을 적대하지 않으려는 중국의 태도는 (오히려) 평양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그 붕괴를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북한의 곡예를 중단시키려면 중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시크는 "만약 미국이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투명하게 북한을 비무장화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면 유일한 평화적 대안은 일본, 한국, 그리고 위협을 느끼는 모든 국가와 지역 요격탄도미사일(ABM) 망을 구축하는 충돌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만약 베이징이 평양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꺼린다면 미국과의 중대 정책이 충돌을 하게 될 것이며 결국 일본의 재무장을 초래하고 서태평양에서 의심스러운 인접국에 포위되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의 이같은 보도는 부시행정부가 북한 핵개발에 대한 대응수단으로 구사하고 있는 대북압박전술에서 중국을 유일한 장애물로 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또 부시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를 단순히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의 동아시아 역내협력 문제로까지 확대시켜 이 지역에서의 패권과 기득권을 확실히 유지하려는 장기적 계획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미국의 압력에 맞서 혈맹인 북한에 대해 어떤 선택을 취할지 주목된다.

다음은 타시크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이 기고한 WSJ 칼럼의 주요 내용.

***중국의 코리아 수수께끼(China's Korean Conundrum)/WSJ, 2일자**

지난 달 공산당 대회에서 항구적 권한 장악에 성공한 중국 지도자 장쩌민의 첫 번째 외교정책 시험은 대만이나 이라크 또는 테러와의 전쟁 문제가 아니라 북한의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이 직면한 시험은 마음에 들지 않는 옵션이다. 결국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 북한으로 하여금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장의 유일한 선택이 될지 모른다.

장은 북한에 대해 모든 영향력을 가진 세계 유일의 지도자다. 북한이 사용하는 석유의 88%는 중국에서 온다. 나머지는 서방의 원조로 충당된다. 마찬가지로 비원조 식량 수입의 90%도 중국에서 온다. 하지만 장은 북한의 '경애하는 지도자' 김정일과 분명히 불편한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화되고 있는 북한 핵 위기에 대해서는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고인이 된 노벨상 수상자 프랑솨 모리악은 장의 딜레마를 이해할지 모른다. 1952년 이 프랑스 작가는 자신이 독일을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동서독을 모두 원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장도 코리아를 매우 사랑한다. 평양 정권이 붕괴되면 한반도는 인구 6천만의 단일국가로 통일된다. 통일된 코리아는 세계 수준의 중공업 산업기반, 첨단 기술, 풍요, 대규모 군사력(많은 핵무기도 보유할지 누가 아는가)을 가질 것이며 그리고 한민족의 발상지로 간주되는 1만8천 평방마일의 백두산에 대한 영유권 주장까지 할지 모른다.

1994년 북한 경제가 무너져 전국이 기아상태에 빠지자 북한이 내부로부터 폭발하지 않을까 중국은 노심초사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수십만 명의 피난민이 만주로 유입되고 궁극적으로 공산권 붕괴 이후 통일된 독일이 유럽에 나타났듯이 통일된 강력한 코리아가 동북 국경에 등장하는 사태를 우려했다. 북한의 '연착륙'은 중국의 전략적 지상명령이 됐다.

중국은 북한에 핵무기라는 수단을 활용하여 서방으로부터 식량과 에너지를 얻도록 조용히 권고했다. 이 전략은 먹혀들었다. 평양은 당시의 클린턴 행정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과의 힘겨운 협상 끝에 외제 경수로(북한 기술자들이 건설할 원자로를 대체할)와 발전소가 가동할 때까지 연 50만톤의 중유공급 약속을 얻어냈다. 이 기본합의에 따라 북한은 대신 그들의 핵 계획 노력을 '동결하기로' 했다. 그후 8년 간 북한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최대 피원조국이 되었으며 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3번째로 많은 식량을 받았다.

그러나 평양은 도를 넘는 게임을 했다. 10월 3일 부시 대통령의 특사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핵무기 연구를 함으로써 기본합의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북한에 들이댔다. 미국은 북한이 7천5백만 달러를 지불하고 파키스탄으로부터 농축 우라늄 기술과 장비를 도입했다는 상세한 정보를 확보했다. 이 정보는 파키스탄이 마지못해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처음 이 주장을 완강히 부인하던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0월 4일 북한에 핵 계획이 진행되고 있음을 퉁명스럽게 시인했다.

10일 후 베이징에서 존 볼튼 미 국무차관은 중국 지도자들에게 증거를 제시하며 그들을 경악시켰다. 볼튼 차관은 중국에 대해 북한 핵 계획 포기를 설득하도록 촉구했지만 중국은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국무부는 볼튼 차관이 그 문제에 관해 "우방국과 협의하기 위해" 베이징에 갔으며 이는 "평화를 사랑하는 이 지역 국가들에게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방국은 아직 위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다음 주 텍사스에서 열린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장 주석은 "우리는 최근의 사태발전에 완전히 캄캄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정보계 인사 대부분은 최근 사태에 "완전히 캄캄하다"는 중국의 말을 의심했다. 이들은 파키스탄의 핵무기 실험실을 운영하는 A. Q 칸 박사가 중국에 통보하지 않고 우라늄 농축 기술을 판매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았다. 그 기술과 장비는 어차피 중국에서 온 것이며 중국은 수년 간 파키스탄에 대한 주요 핵기술 공급원이었다. 핵 화물을 싣고 중국 영공을 비행한 파키스탄 공군 C-130 기들은 중국의 영공 통과 허가를 필요로 했다. 그리고 북한이 파키스탄에 지불한 7천5백만 달러도 분명히 중국 은행을 통해 송금됐다.

게다가 중국은 북한을 모니터하는 강력한 자체 정보 네트워크와 북한 난민 및 망명자들로부터 얻는 정보 채널을 갖고 있다. 지난 달 일본 산케이신문은 중국 정보 당국이 북한에서 온 한 여성 핵 연구원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그녀를 '제3국'으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1999년 중국은 북한의 탈영병으로부터 북한이 중국 국경 부근의 천마산 부근에 비밀 지하 농축 우라늄 시설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중국은 이 군인을 '제3국' 대신 북한으로 송환했다.

워싱턴의 핵비확산 담당 고위 관리는 개인적으로 베이징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자체보다 그들이 그것을 시인했다는 데 더욱 "당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파격적인 솔직함은 평양이 베이징을 당혹시킨 가장 최근의 행동이다. 중국은 일본인들을 납치했다는 평양의 시인에도 똑같이 충격을 받았다. 두 달 전 중국은 선전성이 짙은 북한의 신의주 특별구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중국 태생의 네덜란드인을 탈세 및 부패 혐의로 체포하고 평양에 대해 중국 접경의 부동산 프로젝트의 책임자에 그 사람을 임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1998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일본을 격노시키고 미국을 경악시켰으며 국제사회를 실망시켰다.

김정일이 스스로 선언한 3년간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중단 기간이 끝나가면서 일본의 온건한 관리들조차 전역 미사일 방어 체체에 관심을 보인다. 워싱턴의 일부 관리들은 가까운 장래에 있어 유일한 효과적 요격미사일시스템(ABM: 미사일방어망-역자 주)은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임을 시사하면서 핵 ABM 옵션에 대한 일본의 재평가를 저지시킬 수 있는지 또는 그럴 의향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것은 중국의 딜레마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제 그 이중성이 국제적 문제가 된 북한을 적대하지 않으려는 중국의 태도는 평양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그 붕괴를 촉진할 것이다. 북한의 곡예를 중단시키려면 중국이 개입해야 한다. 일본은 강경 노선을 유지할 태세이며 EU는 중유 선적 중단을 지지하고 있다. 그리고 보수적인 이회창이 이끌 것으로 보이는 한국의 새 정부는 김대중 정부보다는 평양을 덜 다독거릴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김정일에 대한 압력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 중국만이 그것을 가지고 있다.

불행하게도 베이징은 갈수록 고립되고 예측 불허한 평양정권을 계속 지원하는 데서 전략적 국익을 찾는 것 같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장쩌민은 북한의 비무장화 여부에 관계없이 스탈린 왕조에 계속해서 식량과 에너지를 공급, 정권을 유지시킬 것이다. 이는 당분간 한반도를 분단상태로 유지시킬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돈과 명예를 지불해야 한다. 또한 다른 아시아 인접국들이 북한과의 대화를 포기하고 다른 대안을 찾는 마당에 중국만 장기적 위험을 감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만약 미국이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투명하게 북한을 비무장화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면 유일한 평화적 대안은 일본, 한국, 그리고 위협을 느끼는 모든 국가와 지역 ABM 망을 구축하는 충돌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다. 만약 베이징이 평양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꺼린다면 미국과의 중대 정책이 충돌을 하게 될 것이며 궁극에는 일본의 재무장을 초래하고 서태평양에서 의심스러운 인접국에 포위되는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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