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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신드롬, '투표율 전쟁'에 어떤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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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신드롬, '투표율 전쟁'에 어떤 영향 미칠까?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41> 대선 3대 변수 <中>

"이회창씨는 대미관계를 강화하고 부시의 대북한 강경정책을 지지할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노무현씨는 북한에 동정적인 현 정책의 지속을 다짐하면서 여태껏 미국을 방문하지 않을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이회창씨가 당선되면 한국의 대미관계는 건강을 되찾을 것이지만 노무현씨가 이길 경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동맹의 하나인 한미관계는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파이낸셜타임스,11월28일자)

"더욱 심각한 문제는 1953년 휴전 이후 비무장지대를 방어함으로써 북한의 남침을 저지해 온 주한미군이 더 이상 불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노무현씨는 이런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 12월 19일 선거에서 근소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노무현 후보는, 평양을 달래는, 그러나 실패한 햇볕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어떤 이슈를 찾으려 할지 모른다." (월스트리트저널 11월 29일자)

***1. 반미감정을 스스로 자극하는 미국**

미국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선거에 음으로 양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없지만, 중국과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 한반도의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선거에 개입하려 들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식을 들고 나왔다. 미디어를 이용한 개입이다. 외교문제에 관한한 미국의 스피커 노릇을 하고 있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이어 미국의 보수유력지 월 스트리트 저널은 사설을 통해 노골적으로 특정후보의 당선이 한미관계에 어두운 미래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협박은 적어도 과거의 전례를 보면 통했던 방식이었다. 이른바 우리 사회의 안전보장이란 문제, 그리고 호전적인(?) 북한의 존재 등 현실적인 상황은 언제나 보수적인 표심들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KAL기 폭파사건을 비롯해 북풍사건 등은 안보와 미국의 선택이 어떻게 우리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한 실증적인 역사적 사례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것은 반미감정의 범위에 달려 있다. 젊은 학생층들의 반미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쪽으로 한정된다면 미국의 입김은 상당한 파워를 발휘할 수 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미국 우익언론들의 부정적인 평가는 중장년층의 표심에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반미감정이 청년학생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면 그 반대의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더 높다. 즉 미국이 범죄자들을 미국인이란 이유만으로 무죄평결했다는 식의 공감대가 연령층을 떠나 확산된다면 "인사만 하러 미국 갈 필요는 없다"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자주적인 발언이 더 큰 공감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연 어느 쪽인가. 조심스럽지만 지난 주말 광화문 촛불시위에 일반시민들도 많이 참석함으로써 후자의 해석이 일단은 설득력을 얻고 있는 형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2. 세대별 대결은 투표율 전쟁**

이번 대통령선거는 세대간의 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이 그러하다. 20대와 30대에서는 거의 더블 스코어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앞서고 있으며,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역시 더블 스코어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앞서고 있다. 40대는 이회창 후보가 다소 앞선 채 팽팽하게 대립하는 국면이었다. 이것이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기 직전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였다.

지역적으로는 많은 편차를 보이겠지만, 세대별로는 이런 경향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도 예견하고 있다. 사실 이런 경향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기본적으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불리하다.

왜냐? 주 지지층이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보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매우 불리하기 때문이다. 유권자 전체에서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48% 정도이다. 그러나 50대 이상은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22%는 40대이다. 이회창 후보가 40대에서 다소 앞서본들 주지지층인 50대의 비율이 20대와 30대에 비교하면 게임이 안되기 때문에 이길래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역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은 각기 주요 지지층에서 유지했던 더블 스코어의 우위가 선거막판까지 유지될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역시 투표율 때문이다. 후보등록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74% 안팎이 적극 투표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이같은 투표의향층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80%대의 투표율은 나올 것이란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하지만 이 80%란 평균치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난 사실이지만 투표율은 정확하게 20대가 가장 낮았고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았다. 특히 50대와 60대의 투표율은 근 90%에 육박했었다. 따라서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70% 안팎에서 결정되고 50대 이상은 90%의 투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투표를 한 사람가운데 세대별로 차지하는 비율은 투표율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공식을 대입해 보면 20대와 30대의 경우 48%이지만 투표율을 감안해보면 33.6%에 지나지 않으며 50대 이상은 실제로 30%이지만 투표율을 감안하면 27%에 이른다. 차이가 현격하게 좁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격 선거전에 들어가면서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되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상당한 박빙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부산-경남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박빙의 대결이 된다면 결국 투표율은 근소한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공산이 높다.

***3. 반미 신드롬은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여중생 압사사건으로 인해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 언론들이 뭐라 해서가 아니라 반미신드롬은 연령대별 전체에 상당한 투표율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50대 이상의 보수적 연령층은 미국 우익언론의 우려와 같은 맥락에서 투표율을 제고시킬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20대와 30대 역시 미국의 간섭이 심하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투표장으로 향하는 발길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투표율이 연령대별로 고르게 상승할 경우 상승여력 면에서 50대 이상 연령층보다는 20대와 30대가 더 많은 상승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예상이요 예측에 불과하며 현실 선거에서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무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래서 미디어를 통한 미국의 우려란 미국의 새로운 한국 대선 개입방식이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그것이 결국 박빙의 승부를 결정하는 요인의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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