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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票心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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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票心 어디로 향할까"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37> 대선 3대 변수 <上>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정몽준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와 후보 단일화 이후 흔들림을 보이고 있는 영남권 유권자들의 마음이 어디로 쏠리는가에 따라 판가름난다"(한국 갤럽 김덕구 상무)

"어느 정도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정몽준 후보 지지자 중에서 충청권과 40대 이상에서는 이회창 후보쪽으로 이탈할 표가 있을 것이다. 대신 영남권에서 노무현 후보쪽으로 일정부부분 지지표가 이동한다면 이회창 후보가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TN소프레스 김헌태 이사, 이상 조선일보 25일자에서 인용)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번 대통령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영남유권자의 표심(票心) 이다. 실제로 영남권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유권자가 많고(부산-울산-경남 16.5%, 대구-경북 11.1%)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의 흔들림 현상이 심해 유념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번 대선은 그동안 영남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왔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성에 부산 출신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도전장을 던지는 형국이기 때문에, 지역표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노무현 후보가 기존의 이회창 후보 영남표를 얼마까지 잠식할 수 있을 것인지 하는 부분이 사실상 대선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인 포인트가 될 공산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겠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단일화된 후보로 결정된 이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지지도 싸움에서 역전에 성공한 것도 분석해보면 영남표의 변화에 기인한 바가 크다.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와 공동으로 실시한 25일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42.2%를 얻어 35.2%에 그친 이회창 후보를 7%포인트 차로 앞섰다. 동아일보의 지난 14일 조사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단일후보로 가정한 노무현 후보보다 8.2% 포인트 앞선 바 있으나 단일화 TV토론 다음날인 23일 조사에너는 오차범위 이내의 근소한 차로 역전당한 데 이어 25일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7% 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중앙일보의 25일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41.8%의 지지율을 얻어 33.2%인 이회창 후보를 8.6%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노무현 후보 지지율은 중앙일보 18일자 조사에서 37.8% 대 46.2%로 이회창 후보에 비해 8.4% 포인트 열세였으나, 단일화 직전인 23일 조사에서는 42.8% 대 37%로 5.8% 포인트 우세로 역전시켰고 25일 조사에서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지지율 차이에는 후보단일화 성사에 따른 일시적 호감 등 말하자면 거품도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 그러나 며칠 사이의 지지도 추이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다른 어느 곳보다도 영남권의 표심 변동이 컸으며, 그것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중앙일보 18일자 조사의 지역별 지지도를 보자.

지역 이회창 노무현 무응답/모름
대구-경북 70.4 19.3 9.7
부산-경남 63.0 21.5 10.8

대구-경북에서는 7대2대1( 이회창-노무현-무응답)이고, 부산/경남은 6대 2대 1의 비율을 보였었다. 그러나 25일자 조사를 보면 상당히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역 이회창 노무현 무응답/모름
대구-경북 52.2 23.2 18.4
부산/경남 49.0 29.7 17.1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현저하게 줄었고(대구-경북 -18.2% 부산-경남 -14%),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상당히 올랐다(대구-경북 +3.9% 부산-경남 +8.2%). 게다가 무응답층도 많이 늘었는데(대구-경북 +8.7% 부산-경남 +6.3%), 무응답층도 분포상 당초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층인 것으로 보여 차후 지지자를 바꿀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지도 역전이 이뤄진 배경에는 지역적으로 볼 때 수도권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약진한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도권이란 각 지역출신들이 혼재한 지역의 용광로란 점을 감안하면 결국 수도권의 노무현 후보 약진도 기존의 지지층에다 영남출신들의 가세가 상당한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판세로만 보면 일단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바닥에서 치고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선이 어디까지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됐기 때문에 조사 자체가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으나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27일부터는 여론조사를 할 수는 있으되 공표는 금지된다. 즉 '깜깜이 게임'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결국 영남권에 관한한 연고지인 부산을 중심으로 부산-경남을 공략해 대구-경북까지 외연을 확대하려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기존의 반(反)DJ감정을 기반으로 한 고정적 영남지지층을 수성하려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한판 싸움이 대선의 승패를 가르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노풍이 절정에 달했을 당시 부산-경남을 공략하려 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방문해 역풍을 맞기도 했었다. 따라서 이번의 영남권 공략 역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한나라당이 필사의 저지를 할 것이 뻔하다.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의 한나라당 지지발언을 끌어낸 것도 따지고 보면 이같은 수성(守城)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영남에 출신 연고는 없으면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부산에 연고를 갖고 있으면서도 거의 외면당해왔던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한판 싸움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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