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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향방 가를 3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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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향방 가를 3대 변수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36> “승부는 이제부터다”

관심을 모았던 노무현-정몽준 두 후보의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노무현 후보로 단일화가 낙착되자 정치권의 관심 역시 과연 단일화의 위력이 어느 정도일 것인가 하는 점으로 단일화되고 있다. 그것은 곧 차기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 것이냐 하는 예측에 다름 아니다.

사실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해서 1강2중의 현재 판도가 계속됐더라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필승할 것으로 누구나 예측했었다. 최근 몇주동안 온 나라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로 줄서기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만 봐도 이같은 예측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졌었는지 반증이 될 만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곡절을 겪긴 했으나 2중을 이뤘던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통합21의 정몽준 후보가 민주당 노무현후보로 단일화됨으로써 일대 파란이 불가피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유권자들은 대통령을 뽑는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선 정국을 바라보는 관전자이기도 하다. 관전자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뻔한 승부가 이제 피말리는 승부로 바뀐 것인 만큼 흥미진진하게 남은 3주의 양강(兩强) 대결을 지켜볼 수 있어 행운(?)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과연 단일화 효과는 어느 정도이며 그 위력은 어디까지 파급될 것인가. 좀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면 일단은 단일화로 필패의 국면에서 한번 해 볼만한 국면으로 바꿔놓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단일화 후보가 결정되기 이전인 지난 23일 경향신문이 현대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와 단일화된 이후의 동아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등의 여론조사를 보면 이런 점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단일화된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40.2%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43.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회창 후보가 여전히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된 직후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동아일보-코리아 리서치(노무현 41.1% - 이회창 37.5%)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노무현 46.6% - 이회창 37.4%) 세계일보-리서치앤리서치 (노무현 43.8% - 이회창 40.2%) 로 노무현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왔다.

이런 수치는 일단 단일화에 따른 국민 호감도 증가 등 시너지 효과 때문에 플러스 알파가 이뤄진 것으로 봐야 맞을 것 같다. 추세는 노무현 후보의 상승세이나 이같은 상승국면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현재로선 예측불허다. 무엇보다도 리서치앤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당선가능성은 여전히 이회창 후보 64%로 노무현 후보 24.7%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은 노무현 후보의 상승국면에 아직은 거품이 들어있다는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노무현 후보측 입장에서 본다면 "한번 해 볼만한 승부"로 바뀐 셈이고, 이회창 후보측 입장에서 본다면 "잘못하면 뒤집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으로의 전환"이라고 분석할 수 있는 상태가 현국면에 대한 정확한 해답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눈터지는 계가바둑' 양상의 대선 승부를 한마디로 예측하기란 지극히 어렵다. 결국은 앞으로의 승부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을 분석함으로써 희미하나마 미래에 대한 윤곽을 잡는 길 외에 방법은 없을 것 같다.

차기 대선의 승부처로 제일감은 노-정 두사람의 컴비네이션이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 하는 대목을 꼽을 수 있겠다. 즉 정몽준 후보가 진심으로 승복해 노무현 후보의 '부족한 2%'를 메꿔줄 수 있을까 하는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노-정 두후보의 컴비는 이를테면 '러셀의 역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러셀의 두뇌와 여배우의 용모가 결합된다면 2세는 그야말로 환상이겠으나, 러셀의 용모와 여배우의 두뇌가 결합하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몽준 후보가 진심으로 승복하고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뛴다면, 노 후보에게 약점으로 지적되는 기득권층의 거부감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반면에 제대로 컴비를 못 이룰 경우 러셀의 용모에 여배우의 두뇌 결합이란 최악의 국면으로 갈 개연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두번째 변수는 무엇일까. 그것은 부산-경남 유권자의 향배다. 현재까지는 부산-경남의 유권자가 노무현 후보쪽으로 쏠린다는 흔적은 찾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부산을 고향으로 하고 있는 노무현 후보가 이제 단일화된 후보로 바람을 일으킨다면, 지금까지 지역주의적 투표성향으로 미뤄볼 때 선거 막판 부산-경남표가 노무현 후보에게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정설이기도 하다. 부산-경남표의 향배는 중요하다. 단순히 지역표일뿐 아니라 서울과 경기 등 유권자가 밀집한 곳도 따지고 보면 이 지역 출신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다시 국면은 20대와 30대의 지지를 받는 노무현 후보와 50대 이상의 지지를 받는 이회창 후보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20대와 30대를 합치면 유권자의 48% 정도를 점하고 있어 50대 이상보다 숫자면에서는 압도하지만 투표율에서는 50대 이상 연령층에 형편없이 밀리고 있기 때문에 정말 예측이 어려운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관건은 40대의 향배이다. 40대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하는 점이야말로 차기 대선의 승부처 가운데 간과할 수 없는 변수일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대통령선거전은 사실상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앞으로 남은 3주 남짓한 기간에 앞서 언급한 변수들이 어떻게 현실화되느냐 하는 것도 승부의 관건이 되겠거니와, 다른 무엇보다도 어느 누구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수들이 튀어나와 승부에 대한 전망을 안개 속으로 몰아넣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는, 그런 상태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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