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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직장인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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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직장인의 기도

'책 읽어주는 부행장'의 주말이야기 <30>

연말이 다가오면서 그다지 밝지 않은 경제위기와 함께, 금융계의 합병 또는 매각과 관련된 명퇴 기사가 신문지상에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작자 미상의 좋은 기도문을 받아 "한빛인의 기도"라고 이름 붙여 사내 이메일로 전직원에게 띄워 크게 공감을 얻었기에, 금년도에도 신입행원 교육용 교재의 제목으로 썼던 적이 있습니다. 또다시 경제위기설이 나돌면서 정서적으로 불안한 직장인들에게 마음의 위로와 반성 내지는 각오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보냅니다.

프레시안의 힘으로 작자를 찾을 수 있으면 더욱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필자주

***직장인의 기도**

매일 아침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하소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게 하시어
나로 인하여 남들이 얼굴 찡그리지 않게 하소서

상사와 선배를 존경하고
아울러 동료와 후배를 사랑할 수 있게 하시고
아부와 질시를, 교만과 비굴함을
멀리 하게 하소서

하루에 한번쯤은 하늘을 쳐다보고
넓은 바다를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시고
일주일에 몇 시간쯤은
한권의 책과 친구와 가족과 더불어 보낼 수 있는
오붓한 시간을 갖게 하소서

한가지 이상의 취미를 갖게 하시어
한달에 하루쯤은 지나온 나날들을 반성하고
미래와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시인인 동시에 철학자가 되게 해 주옵소서

작은 일에도 감동할 수 있는 순수함과
큰 일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대범함을 지니게 하시고
적극적이고 치밀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자기의 실수를 솔직히 시인할 수 있는 용기와
남의 허물을 따뜻이 감싸줄 수 있는 포용력과
고난을 끈기있게 참을 수 있는 인내를
더욱 길러주옵소서

직장인 홍역의 날들을 무사히 넘기게 해주시고
남보다 한 발 앞서감이
영원한 앞서감이 아님을 인식하게 하시고
또한 한걸음 뒤쳐짐이
영원한 뒤쳐짐이 아님을 알게 하소서

자기반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시고
늘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매사에 충실하여 나태에 빠지지 않게 해주시고
매일 보람과 즐거움으로 충만한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이 직장을 그만두는 날,
또는 생을 마감하는 날에
과거는 전부 아름다웠던 것처럼
내가 거기서 만나고 헤어지고 혹은 다투고,
이야기 나눈 모든 사람들을 떠올리며
살며시 미소짓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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