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중국, 어디까지 뻗어갈 것인가’에서 향후 중국의 전망과 향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지만, 오늘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음양 오행을 통해 중국을 바라다보고 우리와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만한 비중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며칠 전 프레시언 기사도 있었듯이, 우리나라의 수출에 있어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는 한국은행의 발표가 있었다. 한국은행은 내년에도 중국 경제가 7-8% 정도의 고성장을 유지할 것이며, 수입도 15% 안팎의 높은 증가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계 역시 중국을 최대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이 점에 대해 정확히 밝히고 싶어서였다.
필자의 전망은 그렇지‘않다’ 이다. 모든 전망은 현재의 추세에 바탕할 수밖에 없는 법이라 재계나 한국은행도 그런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중국 경제는 내년 6월 무오(戊午)월을 기점으로 상당 기간 조정기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으로부터의 신용장 내도액은 금년 12월 말, 임자(壬子)월에 최고 정점에 달할 것이며, 그 이후 서서히 줄다가 내년 가을에 가면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날 것이다. 중국은 내년 상반기가 상투이다. 그로부터 중국 경제는 2006년 병술(丙戌)년 4월 임진(壬辰)까지 일로 하락세를 보인 이후, 다시 회복해서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 무자(戊子)년에 이르러 마지막 버블을 형성할 것이며, 중국의 산업화 1단계가 그로써 마무리될 것이다.
현재 중국의 경제는 내수면에서 산업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재정 투자를 통해 유지되고 있고, 핵심은 수출이다. 수출로 인한 외화 가득이 커지면서 유동성이 지나치게 크며, 이에 따라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의 부동산 버블은 더 이상 중국 경제가 안정 성장을 거듭할 만한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 최근 우리의 대중국 수출에서 휴대폰과 같은 품목은 사실상 새롭게 생겨난 중국 부유층이 그같은 소비 여력을 지녔기 때문인데, 이 또한 내년 여름 이후 싸늘하게 식어들 것이 분명하다.
중국이 내년부터 커다란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다는 것을 이미 알리고 있는 사건이 바로 장쩌민(江澤民)의 퇴장이다. 정치적 사건은 경제와 기타 사회 부문과 직접 연관을 지니지 않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 시대의 상황을 가장 선명하게 알리는 메시지이다. 따라서 이제 중국은 등소평과 강택민으로 이어지는 혁명 세대와 그 후예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물결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역대 지도자의 이름을 보면 상당히 재미있다. 가령 모택동(毛澤東)이란 이름은 성이 모씨인데 모(毛)란 털이란 뜻도 있지만 풀이 무성하게 자란다는 뜻도 있다. 그리고 택은 윤택하게 한다는 뜻이 있고, 동은 동쪽이니, 풀뿌리와 같은 인민들을 윤택하게 하여 동아시아를 힘있게 만든다는 뜻이 된다. 즉 중국의 무성한 풀과 같은 인민들을 먹여 살린다는 의미가 된다.
다음의 지도자 등소평(鄧小平)은 나라이름 鄧이지만 오를 등(登)으로 해석하고, 이름이 소평(小平)이니 작은 평안함, 즉 중국 정부가 말하는 소강(小康)경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즉 등소평은 인민들의 의식주를 참고 지낼 만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을 한다는 해석이 되니 개혁 개방을 통해 그런 일을 한 셈이다.
그리고 강택민(江澤民)인데, 이 이름은 양자강과 같이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어 인민을 윤택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되니 강택민 치하에서 중국은 본격적인 산업화로 접어들 수 있었다고 해석된다. 그의 이름은 양자강이 바다로 나가는 끝에 위치한 상해방 출신이고, 상하이에서 양자강을 거슬러 경제효과를 후방으로 파급 발전시켜 나가는 현 중국의 정책과도 부합된다.
그렇다면 차기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는 호금도(胡錦濤)란 이름은 어떤 의미인지 한 번 점쳐보기로 하자.
호란 성씨는 오랑캐 또는 중국 서쪽의 변경을 뜻하는데, 동쪽의 안휘성 출신인 그가 서쪽 깊숙한 감숙성에서 입신하였으니 그 또한 묘한 일치라고 하겠으며, 현 중국의 핵심 정책인 서부 개발과도 일치하고 있다. 이름이 금도, 즉 커다란 비단 물결인데, 이 사람은 중국 서부까지 비단의 물결을 밀고 나가 옛 실크 로드의 영화를 재현할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실크 로드는 중국이 강성했을 때, 중국의 문물이 서방으로 흘러나가던 통로였으니 호금도가 할 역할이 무엇인지를 짐작케 한다. 동시에 사방과의 교류가 본격화된다는 의미이니 이 속에는 정치적 힘 겨루기도 들어갈 수 있으며, 전쟁 또한 가장 격렬한 교류의 한 형태이다. 따라서 이제 중국이 로마 제국인 미국과 대등한 게임을 펼치려 한다는 것을 내포하기도 한다. 자칫 갈등의 시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이름 풀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지만, 대단한 암시를 담고 있기도 하니 필자로서는 그저 즐거울 밖에. 따라서 서역경영에 중점을 둘 호금도에게 옛날 식의 작위를 내리면 정서대장군(征西大將軍)쯤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이런 중국이 현재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존재가 되고 있는가를 얘기할 때가 되었다.
가까운 나라 중국이다 보니, 고운 점도 많고 미운 점도 정말 많다, 이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큰 나라라는 점도 있어 다방면으로 신경이 쓰이는 나라이기도 하다. 지난 월드컵 때 보여준 중국인들의 용렬함은 과거 대국으로서의 중국이 아니라, 그저 좀 더 잘 살아보려고 애쓰는 평범한 개발도상국에 불과했었지만, 현 시점에 와서는 우리나라 제 1의 수출 시장으로서의 중국이다.
아울러, 중국은 우리가 남북한 통일을 이루는 데 있어 결정적인 중요성을 지닌다. 오너(owner)가 있는 북한과 민주정치의 우리가 통합을 달성하는 해법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결국 북한이 붕괴하면서 통합을 달성하는 길밖에는 없다고 생각되며, 그 경우에 있어 엄청난 세금이 그 쪽으로 들어간다는 우려도 크지만 그것 또한 짧은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 나라들의 의중과 계산 속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무려 1백만이 넘는 생명을 한반도의 산하에 묻은 중국으로서는 북한이 남한에 의해 흡수 통합된다면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고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특히 주한 미군의 존재는 눈에 든 가시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미국 또한 동북아시아에 심어둔 그들의 전진 기지를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일본 또한 통일 한국, 인구가 근 1억에 가까운 강력한 한국의 부상을 그리 편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경우, 통일 한국 이후 시베리아 개발이 급진전된다는 이점이 있긴 하지만, 동시에 그간의 대북한 원조를 생각할 때 상당한 이권을 챙기려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따지면 통일을 위해 우리가 치러야 할 비용은 정말 감히 산출이 불가능할 정도라 하겠으며, 그 비용 전부를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 엄두가 잘 나질 않는다. 그렇기에 외교역량이 중요한 것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우리 외교관들의 자질과 역량, 우리의 외교 전략은 이제 우리의 전 역사를 통 털어 가장 중대하고 엄중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영어나 하고 워싱턴의 힘있는 단체들과 안면이나 트면 족하던 시절과는 달라도 한창 다르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다시 목전의 일로 돌아와서, 내년 우리 경제는 미국과 유럽, 일본의 침체가 이어지고 동시에 대중 수출에서도 구멍이 나면서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다. 중국의 성장세가 이대로 유지된다는 달콤하고 안일한 계산은 제발 접어두기 바란다. 오히려 제3시장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시달릴 일만 남은 것이다.
물론 중국은 앞으로 3-4년간 조정기를 거친 후 다시 상승할 것이며, 그 상승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이어질 것이기에 우리에게 숨통을 터주는 효과가 있겠지만 아무튼 우리 경제는 내년부터 중국 경기 동향에 일희일비할 것이니 중국은 우리에게 실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중국과 관련하여 마지막으로 한가지 중요한 사안이 남아있는데, 그것은 미국의 미사일 방위 계획(MD)과 관련된 것이다.
미국의 미사일 방위 계획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이 점 아무리 부인해도 명백한 사실이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가진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세 나라이다. 그런데 러시아는 미국이 안심시키면서 끌어들이고 있으니 타겟은 중국인 것이다.
미사일 방위 계획은 미국 본토의 방어를 위한 NMD와 중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전역 미사일 방위(TMD)로 나누어지는데, 현재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에 일본이 들어간다는 점을 내세워 일본으로 하여금 TMD 계획에 동참시키고 그로써 일본이 분명히 미국과 동맹국임을 중국으로 하여금 확인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 배를 타자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고, 일본은 대중국 외교전략상 그것이 과연 득인지를 따져보고 있다.
전역방위 계획(TMD)은 세 가지 요격 기술로 이루어져 있다. 가령 북한이 일본을 향해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초기 단계에서 인공위성의 적외선 추적을 통해 발견하고 동해상에 배치된 미사일 순양함인 이지스 함의 요격용 스탠다드 미사일로 격추한다. 그것이 실패할 경우, 대기권밖에서 THAAD 미사일로 요격하며, 마지막으로 낙하 단계에서 신형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하겠다는 시나리오이다.
최근 우리나라 역시 중거리 미사일 요격용은 아니지만 패트리어트 미사일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스탠다드 미사일도 도입 검토중이다. 일본은 이미 이지스 순양함을 보유중이며 요격용 스탠다드 미사일로 교체하기만 하면 된다. 이에 미국은 THAAD 시스템까지 도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말이 공동 개발이지 사실은 핵심 기술을 거액의 돈을 내고 사가라는 방식이다. 일본은 물론 군사 기술에 탐을 내고 있기에, 미국에 지불해야 할 비용보다는 TMD에 동참할 경우, 사실상 NMD까지 동참하지 않을 수 없기에 고심중인 것이다. 이는 중국과 등을 지겠다는 입장 표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미국의 요구대로 순순히 핵과 중거리 이상의 미사일 계획을 포기할 경우, 오히려 황당한 것은 미국이 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쉽사리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고, 갈 데까지 갈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포기하면 부시 행정부의 위신이 올라가니 좋고, 포기하지 않으면 TMD를 일본이 받아들이도록 밀어 부치는 한편 힘에 바탕한 세계 정책을 추진한다는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꽤나 영리한 친구들이다!
문제는 중국의 반응인데,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 대만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하려 들 것이고, 그 때가 바로 동아시아 지역의 긴장감이 최고도에 달하는 시기가 된다. 그 시기는 2010년 경인(庚寅)년이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수출 시장으로서의 중국도 중요하지만. 중국의 동향은 우리의 전부와 직결되고 잇다는 것을 심각하게 여기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필자는 저번의 국운 시리즈에서 밝힌 바 있듯이, 이번 대선이 아니라 차기 대선에서 한국을 이끄는 영명한 인물이 등장할 것을 확신하고 있다, 때가 되면 영웅도 등장하기 마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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