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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의원영입 여론역풍에 직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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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의원영입 여론역풍에 직면할 것”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27> 한나라당의 ‘오만’

요 몇주 동안의 여론조사가 줄곧 1강2중의 형세로 고착화될 기미를 보이자 한나라당은 신바람이 나도 단단히 난 분위기에 싸여 있다. 대선이 근 40일 가까이 남아 있어 아직은 완전히 낙관하기에 이른 시점이지만, 최근의 여론조사 추세는 확실히 한나라당에게 희망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더욱이 요 며칠새 연달아 각종 언론기관에서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노무현후보와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한 뒤 누구를 단일후보로 내놓는다 하더라도 한나라당 이회창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더욱 이같은 승리의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3자대결시에는 노-정 두 후보를 10% 포인트 이상 여유있게 앞서는 상황이라 더욱 그런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거 노풍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4월 민주당 노무현 후보진영에서도 한때 그러했지만, 승리를 목전에 둔 듯한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주변 참모들이 바깥사람들에게 보이는 태도에서부터 먼저 드러난다. 이회창 후보를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로 바뀐지도 오래 됐고, 주변 참모진들도 벌써부터 청와대 참모행세를 한다는 비난도 나오기 시작한다. 방송가에서는 이회창 후보 모시기 어렵다는 불평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고, 이 후보 주변의 ‘인(人)의 장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식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물론 이런 분위기에는 권력의 생리에 민감한 인간들이나 단체들이 부추긴 감도 없지는 않다. 줄서기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사전 눈도장 찍기’는 물론이요, 과연 이회창후보가 원했는지 아닌지 모를 정도의 ‘이비어천가(李飛御天歌)’도 난무하고 있다. 다음 5년간의 대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쪽으로 사람들이 너도나도 몰리는 것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이들이 과연 진정으로 쓸만한 인물인지, 정의도 도덕도 없는 권력의 해바라기는 아닌지, 이들을 받아들여 중용했을 때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가능성은 없는 것인지 신중하게 따져보는 기본적인 자세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일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른바 ‘이회창 대세론’이란 수사로 포장된 무분별한 인사들의 영입을 보면 자명하게 드러난다. 물론 이해는 할 수 있다. 이 후보의 지지도가 오차범위까지 감안할 때 45%선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한 1강2중의 구도속에서도 언제나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다행이겠지만, 1강2중의 현구도 속에서 노-정 두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했을 경우 어떤 후보로 단일화한다 하더라도 이회창 후보를 앞지르지는 못하는 상황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정일뿐, 실제로 두 후보가 승복하는 무난한 방식으로 단일화됐을 경우 파괴력이 어떨지는 예측이 어렵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앞설 때 노-정 두 후보를 압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전략 즉 ‘이회창 대세론’의 일환으로 한나라당으로 입당하려는 의원들이면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그것은 오산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지금 민주당이 겪는 내홍의 원인 가운데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 집권 이후 이른바 원내안정의석 확보차원에서 영입했던 의원들의 탈당이다. 이러한 정치철새들을 다시 한나라당에서 받아들인다면,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유권자들 가운데 그런대로 이회창후보의 안정적 이미지를 선택했던 사람들에게 좌절감과 분노를 안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일각의 얘기대로 한나라당에 오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면, 그래도 국민들의 욕구에 맞는 인물들을 선별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오로지 상대방 진영의 국회의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의 영입이 ‘이회창 대세론’을 굳혀준다고 보기 때문에 받아들인다면, 그로 인한 실망감으로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 등돌릴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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