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을 탈당한 이근진, 김윤식, 강성구 의원이 11~12일 한나라당에 입당키로 했다. 이와 함께 오장섭 등 자민련 의원 2~3명도 금명간 한나라당에 입당할 전망이다.
그동안 이들 민주 탈당파와 자민련 의원들의 입당을 놓고 소극적 자세를 보여온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 전환은 지난 주말을 고비로 노무현-정몽준 의원간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자칫 '이회창 대세론'을 밑둥부터 뒤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맞대응으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후보단일화 되면 위험하다. 오겠다는 쪽은 무조건 받아들이자"**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11일 "이근진, 김윤식, 강성구 의원 등 3명이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입당시기는 11일이 될 것이나 일부는 12일로 미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민주탈당파 중에서 원유철 의원도 한나라당 입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당직자는 또 "오장섭 의원 등 자민련 의원 2~3명도 11일 의원총회에서 진로문제에 대한 결론이 내려지고 김종필 총재가 입장을 표명하는 대로 한나라당 입당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한동 전 국무총리, 이인제 계보 민주탈당파 의원들과 함께 '중부권 신당'을 만들기로 내부방침을 정했고, 이에 따라 그동안 한나라당행을 주장해온 오장섭 의원등이 이날 자민련을 공식탈당해 한나라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은 이같은 입당 방침과 관련, "이들 의원에 대한 영입 교섭은 없었지만, 한나라당 입당을 선언한다면 언제든지 수용할 것"이라면서 "이들 외에 탈당파 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한나라당 입당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해 민주탈당파와 자민련 의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의사 표현이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적극적 민주 탈당파, 자민련 의원 영입방침은 지난주말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후보단일화가 급류를 타기 시작한 데 따른 맞대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후보단일화가 힘들 것이라던 예상을 깨고 지난주말을 기점으로 노-정 단일화 협의가 급진전되자 한나라당에는 초비상이 걸렸고, 이에 따라 그동안 당내 반발 등을 이유로 미뤄왔던 민주탈당파와 자민련 의원 영입에 적극 나서기로 방침을 바꿨다는 전언이다.
한나라당은 후보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그동안 노무현,정몽준 후보에게 등을 돌렸던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또다시 단일화 후보 지지세력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여권 거물들도 무조건 영입키로**
이같은 민주탈당파, 자민련 의원 영입작업과 함께 한나라당은 구여권 거물급 인사들의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회창 후보는 9일 박태준 전총리와 만나 '지지' 입장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날 회동후 박 전총리는 전날 이 후보와 회동 후 "지지표명으로 봐도 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렇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박 전총리를 공식영입해 고문 등의 고위직을 부여한 뒤, 집권후 박 전총리가 강한 관심을 갖고 있는 대북경협 사업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10일에는 한국미래연합의 박근혜 대표와 만나 한나라당 복당을 권유,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박 대표는 즉답을 주지는 않았지만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한나라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동은 전날 이 후보가 박 대표에게 회동을 제의해 성사됐으며 이 후보는 회동이 시작되기 5분전에 미리 약속장소에서 박 대표를 기다리는 등 박 대표를 깍듯이 '예우'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어 금주중 민국당 김윤환 대표, 이수성 전총리, 조순 전 부총리, 이기택 전 의원 등 과거 '악연'으로 소원한 관계에 빠져있는 중진들과 화해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단일화 정말로 되면 앞일 모른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옥석불문형 영입을 통해 '이회창 대세론'을 굳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한나라당은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정몽준 후보가 단일화하더라도 이회창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 대목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그러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최근의 여론조사가 후보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지난 주말까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실제 후보단일화가 될 경우 상황은 예측불허라는 판단을 내놓고 있으며 한나라당 수뇌부도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후보단일화 움직임이 여론을 되돌리기 전에 '이회창 대세론'을 굳혀야 한다는 위기감어린 판단을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한나라당의 세 불리기 노력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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