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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미증유의 석유위기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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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미증유의 석유위기 도래"

데페이에스 교수, "이라크전보다 에너지절약 기술개발 시급"

"2000년 (미국)대통령 선거 유세기간 동안에 민주당과 공화당은 연방 예산의 잉여금 사용방법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국채를 갑자는 안도 있었고, 사회보장을 강화하자는 의견, 의료서비스를 개선하자는 안, 세금을 감면하자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밖에 아주 색다른 의견도 있었다. 잉여금을 몽땅 싸서 사우디 왕가에 선물로 보내자는 의견이었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케니스 S. 데페이에스 석유지질학 명예교수가 자신의 저서 <파국적인 석유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도서출판 중심 간)에서 한 말이다.

<사진 파국적인 석유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메시지를 담은 케니스 데페이에스 교수의 저서.>

이라크전을 앞두고 있는 미국이 석유자원 확보에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다.

확인된 바로만 세계 제2위의 석유매장량(1천1백20억배럴)을 확보하고 있으며 곱절에 달하는 미확인 매장량을 갖고 있는 이라크가 이처럼 석유자원 확보에 혈안이 돼있는 미국의 공격목표가 된 것은 어찌 보면 필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에 아무리 막대한 석유자원이 매장돼있다 하더라도 미국은 물론 인류는 언젠가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를 개발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에너지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데페이에스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이같은 석유위기가 금명간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005년이후 석유생산 감소세로 반전**

데페이에스 교수에 따르면, 세계 석유 총매장량은 1조8천억 배럴에서 2조1천억 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1조8천억 배럴로 잡을 경우 세계 석유생산이 정점에 달하는 해는 내년인 2003년에서 2004년 사이가 될 것이며, 이후에는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2조1천억 배럴의 경우 2008년)

석유생산이 정점에 달한 뒤 영원히 감소세로 돌아서 버렸을 경우 우리가 체감할 경제적, 심리적 위협은 대단할 것이다. 교수는 "간단히 말해서 미증유의 석유위기가 지평선상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전문가들이 내놓은 시나리오는 공포영화의 서막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지도자들과 매스컴들은 이 문제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석유가 부족해져 석유 값이 올라가면 유전 발견이 촉진되고 채굴방법의 개선을 통해 지금은 경제성이 없어진 유정들에서도 석유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지금 시작하려는 어떤 노력도 생산량이 정점에 달하는 해를 앞당기거나 늦출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가 석유위기를 해쳐 나갈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우리가 푸줏간 주인이 쇠고기를 대하는 자세로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푸줏간 주인은 모든 고깃덩어리를 햄버거용으로 쓸 수도 있다. 그러면 작업의 효율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푸줏간 주인(그리고 경제학자)은 값비싼 부위를 스테이크와 로스트용으로 떼어 내고 나머지를 갈아서 햄버거용으로 쓸 줄 안다."

여기서 스테이크는 전기, 햄버거는 공간난방로 대입하면 이해가 빨리 된다. 즉 고효율을 필요로 하는 고급에너지는 산업용으로, 저효율을 필요로 하는 집안 난방 등은 폐열로 분리시키는 에너지효율에 따른 시스템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모든 물리학 법칙 가운데 결코 무너지지 않을 분야로 꼽은 고전적인 열역학을 이용해 '제1법칙에 따른 효율'을 계산할 수 있다면, 폐열 발전은 '제2법칙에 따른 효율'이라는 게 데페이에스 교수의 제안이다.

***이라크전보다는 에너지 절약 기술개발이 시급**

"흔히 석유의 대체에너지라고 말하는 태양열이나 풍력의 경우 에너지 밀도가 낮아 커다란 에너지 수집장소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보통 크기의 핵발전소나 화석연료발전소는 1천메가와트의 발전을 한다. 그런데 에너지 효율이 대략 10%일 경우 태양 에너지 수집기나 풍력 발전기가 1천 메가와트의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5평방 마일의 면적을 차지해야 한다. 문제는 5평방 마일의 땅을 태양열 수집기로 뒤덮으려면 엄청난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석유위기 극복을 위해 에너지 리사이클링의 필요성과 핵에너지에 대한 공포극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페이에스 교수는 결론적으로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전거 프레임에 부착된 발전기와 헤드라이트의 관계를 통해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50와트의 전구를 사용할 경우 페달을 밟으면 계속 불을 밝힐 수 있다. 1백와트 전구로 바꾸면 불을 밝히기 위해서는 있는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야 한다. 2백와트 전구는 불을 밝힐 수 없었다."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수준을 자랑하는 미국이 지금 수백억 달러의 돈을 들여가며 몰두해야 할 일은 이라크와의 전쟁이 아니라 바로 에너지 절약을 위한 기술개발에 있다는 메시지다.

저자는 선구적인 석유기술자 아버지 슬하에서 유전지대를 보며 성장했다. 그는 휴스턴의 셸 석유연구소에서 미국의 석유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M. 킹 허버트와 동료로 함께 일했으며 1967년 프린스턴 대학교의 석유지질학 교수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컨설턴트로 석유업계에 관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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