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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鄭 후보단일화 논의와 도덕성 연구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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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鄭 후보단일화 논의와 도덕성 연구 <上>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19>

***"김근태의 명분론과 김민석의 주장 사이에는 커다란 질적 차이가 있다"**

민주당의 김근태 의원이 지난 16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자신의 후원회 행사에서 후보단일화는 "평화-개혁세력이 냉전-수구세력과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는 카드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민주당내 후보단일화 세력은 "양지만을 좇는 철새정치인들의 기득권 유지 욕망이 빚어낸 참사"라는 식으로 도덕성 측면에서 많은 비난을 받아왔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김근태 의원이, 그것도 후보단일화 주장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명분을 제시한 셈이다.

이와 함께 개혁진영의 대표적인 두 논객이라고 할 수 있는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와 황태연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가 후보단일화 문제를 놓고 각각 "승리지상주의적 논리"(강준만), "평화-개혁세력의 불가피한 선택"(황태연)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면서 논쟁을 벌여, 이제 후보단일화 논의의 도덕적인 문제가 개혁진영의 발등에 떨어진 화두로 등장한 셈이다.

후보단일화 논의가 도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여부는 사실 향후 현실적인 노무현-정몽준 두 후보의 단일화에 탄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여서 도덕성 문제는 한번 심각하게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아이러니칼한 일이지만, 가치면에서는 훨씬 떨어지는, 두 후보에 대한 현실적인 지지도 차이가 후보단일화 논의를 불러일으켰고, 실제로 차후로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 뻔해 보인다. 하지만 지지도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가변적인 요소라는 게 문제다.

가령 정몽준 의원의 인기가 떨어지고 노무현 후보의 인기가 올라간다면, 사실상 정몽준 의원쪽으로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현재의 후보단일화 추진세력의 명분과 추진력은 극도로 약화될 것이 틀림없다. 지지도 때문에 정몽준을 선택한다고 얘기는 하지만, 지지도가 역전된다고 노무현쪽으로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정몽준 의원의 지지도가 앞서는 현단계에서의 후보단일화 논의의 전개가 어렵듯이, 가정이지만 노무현 후보의 지지도가 정 의원을 훨씬 추월하는 단계에서도 역시 노무현으로의 후보단일화 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후보단일화 주장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나름대로 명분도 있고 논리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지금 후보단일화를 위해 앞장서는 현실정치인들의 경우에는 김근태 의원이 갖고 있는 명분의 1백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철새정치인의 도덕적 타락, 바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정몽준 의원으로 단일화돼야 한다는 후보단일화론자들의 일차적인 명분은 당선가능성이다. 즉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꺾기 위해서는 노무현-정몽준으로 분리돼서는 어려우며, 노-정 두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양보해서 후보단일화를 이뤄내야만 이회창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지지도 면에서 정몽준 의원이 앞서고 있으니, 정몽준 의원으로 단일화하자는 지극히 현실적인 결론이 결국은 핵심이 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최소한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먼저 있다는 점을 논의하고 이러한 주장의 도덕성 여부를 따져보자.

현재 후보단일화를 하겠다며 4자연대니,5자연대니 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논리와 명분으로 포장한다고 하더라도 도덕성 제로라는 게 필자의 견해다. 왜 그런가.

이들은 자당의 후보가 인기절정에 있을 때는 불만이 있어도 아무런 얘기도 꺼내지 못했다. 그러나 보수언론들이 자당의 후보 흠집내기에 열중할 때 방관했다. 왜냐? 근본적으로 노무현이란 '고졸 돌출분자'가 대통령후보가 됐다는 데에 불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필자는 파악한다.

스스로 국민경선의 의미를 격상시킬 대로 격상시켜놓은 상태니 뭐라 얘기도 못하겠고 죽을 맛이었는데, 수구언론들이 본격적으로 자당 후보의 언행을 시시콜콜 꼬투리 잡으면서 흠집내기를 시작하자 속으로 갈채를 보내면서 환호작약했던 인물이 바로 이들이라는 점은 절대로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나몰라라 팽개칠 리가 없다. 이 선거 결과 성적이 신통찮으면 노무현후보에 대한 재고를 제기할 수 있는데 왜 열심히 했겠는가. 물론 노무현 후보의 인기가 떨어진 것이 이들의 냉소와 외면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노무현 후보의 인기가 아무리 떨어진다 하더라도 최소한 이들만은 후보단일화니 뭐니 하는 주장을 할 자격이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나 김근태 의원은 이들과 다르다. 그는 나름대로 개혁후보의 지지율 제고를 위해 노력한 사람이며, 후보단일화의 전제도 경선이었다. 경선을 통해서 단일화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진작에 노무현 후보의 경선을 통한 합류제의를 정몽준 의원이 거부한 상황에서, 그리하여 대통령선거를 두달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경선문제를 꺼낸다는 것은 전략적으로 문제가 많은 주장이긴 하나, 최소한 도덕성면에서는 후보단일화 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이나 김민석 전 민주당 서울시장후보와는 격이 다르다는 점은 분명하다.

김근태 의원의 단일화 명분은 평화 개혁세력의 재집권으로 요약된다. 또한 그 전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냉전기득권세력의 대표"라는 인식일 것이다. 사실 남북문제에 대한 한나라당과 보수언론들의 최근 인식과 태도를 보면 그럴 만하다는 생각은 든다.

한나라당내에도 과거 YS를 지지했던 개혁세력들이 잔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 가운데 하나다. 사실 민주당내 김근태 의원, 정몽준 진영의 이철 전 의원, 한나라당내 이부영 최고위원 등은 과거 민주화운동을 대표했던 인물들이다. 이런 인물들이 산지사방으로 찢겨 서로 다른 진영에 몸담고 있다는 것만 봐도 후보단일화 논의의 도덕성 여부가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 보여주는 반증인 듯 싶기도 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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