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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2000년부터 '북 핵개발' 알고 있었다"

한ㆍ일 양국에도 8월경 통보-IHT 보도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 재개를 처음 포착한 것은 지난 2000년이었으며, 이달초 켈리 특사 방북때 이 문제를 추궁한 것은 북한이 이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같은 북한의 부인을 북미대화 중단의 빌미로 삼을 속셈이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가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시아 및 미국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그러나 북한이 예상 외로 핵개발 사실을 시인함으로써 이러한 미국의 계획(북미대화 중단)은 매우 복잡한 국면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IHT는 또 한국정부의 한 관리의 말을 인용, 미국이 북한의 비밀 핵개발 사실을 한ㆍ일 양국에 통보한 것은 켈리 특사 방북 직후가 아닌 지난 8월경이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특히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17일 북일정상회담 이전에 북 핵개발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북일 정상회담에서) 워싱턴이 만족할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고 말해 북 핵개발과 관련한 한ㆍ일의 대응에 대해 워싱턴측이 불만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IHT는 한 일본인 분석가의 말을 빌어 "(북일)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질 것같다"고 전망했다. 이 분석가는 "미국은 일본에게 앞서나가지 말라고 주문할 것이다. 미국은 회담이 진전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로 "북한이 '악의 축'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미국에게는 불편한 일이다. 그렇게 되면 대테러전쟁은 미국과 이슬람간의 전쟁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번 핵개발 문제로 남북한 및 북일관계의 진전에 제동이 걸리겠지만 "워싱턴 역시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북한과 새롭게 대화를 재개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HT는 "이 두 우방국의 관리들은 이제 워싱턴이 북한을 상대해 대북 수교와 핵계획 철폐 등 보다 큰 형태의 일괄타결(a bigger package of issues)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IHT 기사(Korea atom effort: U. S. knew early on)의 주요 내용이다.

***'북한 핵개발: 미국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IHT 19일자**

미국은 2년전부터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시도하고 있음을 감지했으나 최근에야 북측에 대해 핵개발 의혹을 추궁한 것은 북한이 이를 부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같은 북한의 부인을 북미대화 중단의 빌미로 삼을 속셈이었다고 아시아 및 미국의 소식통들이 18일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위한 핵연료 개발을 시인함으로써 이 문제가 공개화됐다.

미국은 또한 한ㆍ일 양국 정부에 대해 이제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북 핵개발에 관한 정보를 통보했다고 정부 소식통들은 전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17일 북일정상회담 이전에 북 핵개발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워싱턴이 만족할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북한이 우라늄 농축 사실을 시인한 데 대한 (이들 정부들의) 공식 반응-경악과 위기의식-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각국 정부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유일한 놀라움은 북한의 시인이다.

이 문제에 관련된 한국정부의 한 관리는 "누구도 북한이 이를 시인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한국 관리는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지난 여름 이전부터 알고 있었으며 동아시아 각국의 "정보기관들도 미 문제를 매우 면밀히 추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동아시아 정부들은 미국으로부터 자세한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통상부의 차관급 관리는 미국은 적어도 1년전부터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에 대해 "초보적인 정보(the rudimentary intelligence)"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미국이 북 핵개발을 한국측에 통보한 것은 늦어도 8월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의 소식통들은 북한의 비밀 핵프로그램에 대한 초기 정보를 알아낸 시점을 더 일찍 잡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같은 정보는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가 됐다.

부시행정부의 한 관리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에 관한 첫번째 단서가 포착된 것은 2000년이었으나 "단편적 정보들이 전체적 그림으로 연결된 것"은 지난 여름이었다.

지난 7월말 브루나이 아시아지역안보회의(ARF)에서 파월 미 국무장관이 백남순 북한 외무상을 만난 직후 정보분석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비밀 핵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데 의견일치를 이루었다.

부시행정부 내에서는 대북정책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벌어졌으나 고이즈미 총리의 전격적인 방북 결정으로 이 논의는 중단됐다.

미국 관리들은 고이즈미가 평양을 향해 떠나기 전, 북한 핵개발에 대한 증거들을 브리핑했다. 고이즈미가 워싱턴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난 것은 9월 12일이었다.

5일후 고이즈미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양국 최초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고이즈미는 북일 수교를 위한 협상재개와 재정지원을 약속했고 김정일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시인했다. 이제 일본의 보수적 비판자들은 고이즈미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채 수교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부시행정부의 소식통들은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를 북한에 보내기로 결정한 것은 핵문제에 대해 보다 강한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10월 3일부터 5일까지의 회담에서 켈리 특사는 미 정보기관들이 확보한 정보들을 서술적으로 요약해 제시했다. 미 정부의 한 고위관리에 따르면 켈리 대표단은 북한이 첫날 그러했던 것처럼 핵개발 의혹을 계속 부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북한이 계속 부인한다면 북한과의 어떠한 협력도 동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측은 이같은 각본을 무너뜨렸다. 켈리는 (평양을) 떠났고, 미국으로 귀환하는 길에 서울과 도쿄측에 평양회담에 관해 브리핑했으며 이러한 사실을 비밀에 부칠 것을 요청했다.

평양의 핵프로그램 정보가 언론에 유출되면서 이 문제는 공개화됐고 계획들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켈리 차관보와 존 볼튼 국무차관은 이번 주말 긴급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동아시아 지역을 분주하게 순방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한 관리는 "대통령께서는 현재 우리는 또다른 위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위기를 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순식간에 사태는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측의 다음 반응에 따라 사태전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평양측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켈리 특사가 평양을 떠난 후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켈리 특사가 "오만하고" "고압적"이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이번 사안이 최근 진행돼 왔던 북한과 아시아 인접국과의 관계개선 움직임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각 정부로 하여금 대북정책을 재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정부는 18일, 29일로 예정된 북일수교협상에 대해 보다 강경한 논조를 폈으며 분석가들은 앞으로의 협상에서는 일본의 다른 이해관계보다 핵문제가 최우선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일본인 분석가는 "(북일)회담은 교착상태에 빠질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일본에게 앞서나가지 말라고 주문할 것이다. 미국은 회담이 진전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북한이 '악의 축'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미국에게는 불편한 일이다. 그렇게 되면 대테러전쟁은 미국과 이슬람간의 전쟁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부시행정부의 한 관리에 따르면 중국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까지 북한을 두둔해 왔으며 이번 사태에 대해 크게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또한 새로운 불확실성의 요소를 안게 됐다. 부시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대북 관계개선은 이제 물건너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사실 켈리 특사를 평양에 파견할 때부터 미국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었던 목표였다.

그러나 워싱턴 역시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북한과 새롭게 대화를 재개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이 두 우방국의 관리들은 이제 워싱턴이 북한을 상대해 대북 수교와 핵계획 철폐 등 보다 큰 형태의 일괄타결(a bigger package of issues)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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