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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지지도가 35%를 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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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지지도가 35%를 넘지 못하는 이유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18>

우리나라의 유력한 대통령후보 세 사람 가운데, 최소한 현재로서는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뚜렷한 특성은 어떻게 해도 35%대를 돌파하지 못하는 정체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누구나 지적한다.

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는 35%선을 넘지 못하는가.

실제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4월 노풍이 분 이후 40%를 넘어서기 힘들었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이회창 후보는 5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인 적도 있었다. 노풍이 분 직후에야 지지도가 급전직하했으니 말할 것도 없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비리가 보수언론의 지면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하면서 인기는 회복되기 시작했으나 38% 안팎이 피크였을 뿐이다. 이후 정몽준 의원이 돌출하면서 다시 30%선까지 후퇴했다가 최근 들어 그보다는 약간 높은 지지율을 간신히 보이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이회창 후보의 한계인가. 실제로 이 점이 한계라면 이회창 후보는 대통령이 실제로 되는 그날까지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3파전에서 불안한 1위를 하고는 있지만, 최소한 3파전이라면 그래도 승산은 높다. 2위인 정몽준 의원의 지지도는 과거 노풍 때와 마찬가지로 20대와 3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어 이 연령대의 투표율은 굉장히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지난 6.23 지방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대의 투표율이 60대의 투표율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대통령선거 때야 그렇게까지 차이는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50대 이상의 투표율은 20대나 30대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이 높을 것만은 뻔하다. 비록 50대 이상의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28%정도밖에 안 되지만, 전체 유권자의 48%에 이르는 20대와 30대만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투표율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3파전의 형국에서는 주지지층인 50대 이상의 연령층을 기반으로 여론조사상의 불안한 리드보다는 더 좋은 성적으로 대선 1위(이것은 곧 당선이다)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2위와 3위인 정몽준 의원과 노무현 후보가 후보단일화만 한다면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해석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얘기다.

현재의 지지도로는 후보단일화의 위력을 절대로 당할 수 없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이 1%라도 있는 것이라면 밤잠을 잘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하늘이 두쪽이 나도 민주당을 거꾸러뜨리지 않으면 무슨 변을 당할지 모르는" 형세까지 극과 극의 상태로 치달은 한나라당의 의원들 입장에서 어쩌면 밤잠 이룰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왜 지지도가 더이상 오르지 않는 것인가. 거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고 부분적으로 다들 맞다. 한나라당이 이제 퇴임할 김대중 대통령만을 상대로 네가티브적인 공세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란 분석이 있는데, 이런 분석도 타당성이 있다.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때 "김대중 때리기"로 큰 재미를 봤다. 사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한번 재미를 보면 좀처럼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김대중 때리기가 대선국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같은 폭로ㆍ네가티브적 공격을 가하다 보니 상대방으로부터도 네가티브적인 반격을 받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정당끼리 겨루는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에서는 대안을 뚜렷이 찾기 힘든 만큼 상대방을 압도하게 됐지만, 뚜렷한 대안(현재로서는 정몽준)이 있는 이번 대선 상황에서 네가티브적 이전투구는 결국 자기자신의 지지도 상승마저 가로막는 그런 결과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정몽준 의원의 지지도가 추석 이후에도 사그러들지 않는 이유로 많이 제시되는 분석이다.

필자는 영남, 50대 이상이란 주지지층의 외연확대에 무관심했던 이회창 후보로서는 당연한 결과로 분석한 적이 있다. 이회창 후보는 최근 들어 정치보복을 않겠다, 여성총리를 지명하겠다는 등 우리 사회의 비주류에 대한 이른바 '탕평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필자가 보기에는 별 약발 안 먹힐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이미 이회창 후보 주변에는 보수세력들로 쌓여 있어 그런 제안이 전혀 무게 없는 무마책이라는 것을 유권자들도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내부의 개혁세력들이 목소리를 죽이고 있거나 보수 주류 위주의 이회창 측근그룹에게 충성맹세를 한 격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에게 부족한 부분을 메꿔줄 방법은 없는 상태라는게 필자 생각이다.

물론 병풍 의혹이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가로막았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것은 의혹만으로도 중립적인 사람들에게 별로 호감을 살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병풍은 진실게임이 아니라 신뢰도 게임이라고 지적한 바 있지만, 수사결과가 어떻든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나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영양가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긴가민가 하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인데, 그것도 어느 한쪽에 치명적으로 불리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검찰이 김대업 테이프 조작가능성을 제기함으로써, 보수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는 있으나, 딱부러지게 없는 사실을 조작해 냈다고 결론이 나기 전에는, 역시 "검찰이 이회창 후보쪽에 줄 섰다"는 믿거나 말거나 말 한마디면, 긴가민가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긴가민가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정치현실이라는 얘기다.

병풍 수사 발표 이후 여론조사를 해보면 보다 뚜렷해지겠지만, 지금 이회창 후보에게 중요한 것은 네가티브적이 아닌, 포지티브적인 측면에서 지지도를 끌어올릴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론조사 1위에게는 정정당당함보다 더한 미덕은 없다. 정정당당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정치보복이 없다고 백번 떠드는 것보다 더 정치보복이 없을 것이라고 믿게 만들 수 있다. 5년전 합동토론회에서 이미 검증을 받을 대로 받은 이회창 후보가 뭐가 무서워 합동토론회를 기피하는가. 병풍수사와 관련해 테이프 조작가능성을 검찰이 밝히는 등 유리한 쪽으로 상황이 조성될수록 중요한 것은 정정당당함이다.

당당하게 국민들에 나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야말로 35%대에 머물러 있는 지지율을 상향돌파시킬 수 있는 방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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