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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개발 시인'으로 美 대외정책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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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개발 시인'으로 美 대외정책 딜레마

켈리 방북 이후 12일동안 '北 시인' 발표 안 한 이유는?

미국이 이라크와의 군사대결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돌연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인함으로써 부시 행정부는 예기치 않은 대외정책상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고 미국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미국언론은 부시행정부가 이라크를 대테러전쟁의 최우선목표로 꼽은 최대 이유는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사실'로 드러난 이상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이라크ㆍ북한을 상대로 동시에 2개의 전쟁을 벌일 수 없다는 점 등 때문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17일 후세인과의 군사대결을 위한 국제적 지지를 규합하고 있는 와중에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시인함으로써 "부시행정부는 예기치 않은 대외정책 위기(unexpected foreign policy crisis)에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뉴욕타임스도 17일자 기사에서 "북한의 핵무장 가능성은 아시아의 미묘한 핵균형에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부시행정부로 하여금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하여 동시에 2개의 위기(이라크와 한반도)에 직면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핵무기개발 시인 사실을 12일간이나 공개하지 않은 채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했다는 사실은 몇가지 이유에서 중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시 대통령과 측근들은 이라크를 최우선과제로 설정한 상황에서 북한문제를 군사적 대응을 필요로 하는 위기상황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피하기로 결심한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 핵개발에 관한 미 정부의 이번 발표는 16일 일과시간이 아닌 저녁에, 발표주체도 당초 알려진 국무부가 아닌 백악관 대변인에 의해 발표됐는데 USA투데이가 특종보도하려 하자 서둘러 발표했다고 한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미 고위관리의 말을 빌어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부시 대통령과 측근들은 북한의 핵개발 시인을 '외교적 채널'을 통해 해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 중지 촉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하면서 이제까지 부시행정부가 발표한 대응책 중 가장 강경한 것은 (대북 경제협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북미대화의 중단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을 망설이는 이유는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이 필연적으로 제2의 한국전쟁으로 이어져 남한에도 엄청난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보다 저 중요한 이유로는 이라크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마당에 북한과도 군사대결을 벌여 2개의 전쟁을 동시에 벌이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USA투데이도 부시행정부는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현 상황은 이라크와의 전쟁을 고려하고 있는 부시행정부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행정부가 이라크 공격의 근거로 후세인의 생화학무기 등을 거론해 왔다면서 "이같은 논리라면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보유한 것은 물론 1,2개의 핵폭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이야말로 이라크보다도 더 적당한 (군사공격) 대상(a more apt target)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는 "그러나 미국의 어떠한 군사행동도 북한을 자극해 3만7천 미군이 주둔해 있는 남한을 공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북한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아마도 북한은 (미국을) 위기상황으로 몰아넣음으로써 미국 및 동맹국들로부터 상업적ㆍ정치적 양보를 얻어내려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북한은 워싱턴측이 (이라크 외에) 또다른 위기상황을 감당할 수 없으리라는 점에 도박을 걸었을(betting) 수도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USA투데이는 클린턴행정부 당시 국무부 한국과에서 북한을 담당했으며 현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조엘 위트의 말을 빌어 "부시 행정부는 클린턴 행정부 때와 동일한 문제에 직면했으나 그때에 비해 선택지가 더욱 적다"고 전했다. 위트는 "현 미 정부는 북한이 꼬리를 내릴(back down)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과연 그들이 그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와 USA투데이는 미국의 북한 핵개발 재개의 증거로 제시한 정보는 (우라늄 농축에 이용되는) 개스원심분리기 제작을 위한 부품의 구매였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북한이 이를 이용해 실제로 핵폭탄을 제조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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