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어려서부터 창공을 동경하고 비행기를 좋아했으며, 지금도 여전하다. 그러다 보니, 비행기의 역사와 발전, 세계 각국의 항공기, 특히 군용기, 그리고 공중전의 기술에 대해 제법 많이 알고 있다. 오늘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음양 오행을 써서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소개할 사람은 존 보이드(John Boyd) 라는 조종사이다. 그는 1927년 1월 23일에 태어나서 1997년 3월 9일에 일생을 마친 미국 공군의 전설적인 조종사이다. 그의 태어난 날을 음양 오행으로 나열해 본다.
년 丙寅
월 辛丑
일 丁巳
시 ---
태어난 날이 정사(丁巳)일로서 불이다. 미리 얘기하지만, 불 중에서도 丁火의 날에 태어나거나 정화와 인연이 깊은 자는 하늘을 동경한다(필자 역시 태어난 날이 정화라서 비행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그의 별명은 “40초 보이드”였다. 어떤 상대든 모의 공중전에서 40초 이내에 격추시키지 않은 자가 없기에 붙여진 별명이다.
모의 공중전이란 게임기로 하는 공중전이 아니라, 실제 하늘에서 비행기를 몰고 실전과 동일하게 싸우되, 상대편을 사실상 격추할 수 있는 위치를 점했을 때, 쌍방간에 그리고 지상 통제센터에서 격추로 인정하는 전투 훈련을 말한다. 이 때 승리자는 “넌 격추된 거야”하면서 게임을 끝낸다.
보이드는 1950년대를 주름잡았던 전투 조종사며 한국전에도 참전했던 용사였다. 한국전이 끝난 후 교관으로 지내면서 모든 조종사에게 공개시합을 제의했고, 결과 미군조종사는 물론 전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우방국 조종사들과의 시합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무적의 파일럿이었다.
그의 전투 파일럿으로서의 업적은 실전에서 적기를 많이 격추한 에이스로서가 아니라, 현대 공중전의 이론을 확립했다는 데 있다. 그가 교관으로 있으면서 독창적으로 연구 개발한 ‘에너지-기동성(Energy-Maneuverability)'이론은 그 이전까지 조종사 개인의 기술과 감에 의존했던 공중전을 과학의 경지로 올려놓았다.
E-M 이론을 간단히 소개하면, 에너지 불변의 원리를 공중전에 적용한 것으로서, 비행기의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 상태에 따라 상대편과 내가 어떤 상황에 있는가를 파악하고 승리를 만들어내는 전술 이론이다. 축약해 말하니 이해가 어렵겠지만, 전투기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는 독자 분이라면 으레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잘 알고 있다.
보이드의 업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미 공군의 주력 전투기는 F-15, F-16, F-18 전투기인데, 이 세 기종은 보이드의 이론에 의거해서 설계되었기에 기동성이 대단히 뛰어난 전투기들이다. 물론 프랑스의 라팔이나 러시아의 전투기들도 영향을 받았다.
그전까지의 전투기는 그저 일직선으로 빨리 날아가서 적기와 조우하는 것이 설계의 주된 사상이었지만, 오늘날의 첨단 전투기들은 보이드의 영향 아래, 실전에서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었다. 그리하여 보이드는 현대 공중전의 아버지로서 추앙받게 되었다.
그러면 또 한 명의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를 소개하겠다. 2차대전 당시 소련군 전투기를 무려 3백52대나 격추시킨 독일 공군의 영웅으로 그의 이름은 에리히 하르트만(Erich Hartmann)이다. 국내에서도 비행기 매니아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그는 1922년 4월 19일에 태어났다.
년 壬戌
월 甲辰
일 丁巳
시 ---
절묘하게도 보이드와 같은 날인 丁巳일에 태어났다. 하루에 무려 11대의 소련기를 격추하기도 했던 그에게 소련공군은 ‘우크라이나의 검은 악마’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였으며, 2차대전 종전후 다시 서독 공군에 들어가 대령으로 제대한 그는 어린 아이같은 천진한 외모와는 달리 전투기 파일럿으로서 놀라운 집중력과 정확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던 사상 최고의 에이스였다.
또 한 사람의 위대한 독일 공군의 에이스를 소개한다. 그의 이름은 군터 랄(Gunter Rall)이다. 그는 1918년 3월 10일 태생으로 음양 오행을 보면 다음과 같다.
년 戊午
월 乙卯
일 丙寅
시 ---
군터 랄 또한 불의 날인 병인일에 태어났다. 그가 격추한 적기는 2백75기, 총 출격 횟수는 6백21회였다. 독일 공군 제3위의 에이스인 그는 무엇보다도 엄청난 투혼을 지닌 용사였다는 점이다. 무려 5차례나 격추당했고 생사를 넘나드는 부상도 수 차례 입었다. 전쟁이 끝나자, 다시 서독 공군에 입대하여 1956년에는 나토에서 사용할 F-104 전투기의 개발에 절대적인 공헌을 하였고, 서독 공군 총감, 나토 국방군 대표까지 역임한 후 중장의 계급으로 퇴역했다.
또 독일 공군을 키운 인재로서 전차부대의 구데리언처럼 독일 공군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아돌프 갈란트(Adolf Galland) 의 음양 오행이다.
년 壬子
월 癸卯
일 甲午
시 ---
격추 대수 1백3기로서 그는 에이스뿐만 아니라 독일 공군의 이버지로 불리우고 있다. 태어난 날이 갑오로서 나무이니 불을 좋아하여 공군을 키운 사람이다. 그의 활동기의 대운은 丙午, 丁未로서 불의 대운이었다. 상관들에게 직언을 서슴치 않았다.
영국 침공을 앞두고 벌어진 공중전역에서 영국 공군의 스피트화이어 전투기에 독일 공군이 고전하자, 당시 공군 장관인 괴링에게 ‘우리에게 스피트파이어를 주시오’라고 말한 일화는 세계 공중전사에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영국전쟁(Battle of Britain)이라는 영화 신에도 한 컷이 나온다.
지면 관계상 다 소개하지는 못하지만, 독일 공군의 영웅들인 고든 골롭이나 헬무트 리퍼트, 하인츠 베어 등도 불과 깊은 연관을 맺고있는 사람들이다.
흔히 오늘날과 같은 첨단 기술 시대에 전투기 조종사의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하기 쉬운데, 천만의 말씀이다. 미국은 월남전 당시 미사일로 적기를 모조리 격추시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F-4 팬텀 전투기에 기관포를 장착하지 않았었다. 그 결과 미 공군은 낙후된 월맹의 미그 15 전투기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미사일은 툭 하면 불발이거나 명중되지 않았고, 비싼 팬텀 전투기는 기동성이 나빠서 낡은 미그기들과 근접전에 들어가면 오히려 불리했기 때문이다.
비싼 교훈을 얻은 미국은 그 이후 조종사들에게 공중전 기술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를 운영했는데 톰 크루즈가 나오는 유명한 공중전 영화 ‘탑건(Top Gun)'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에서는 비대한 F-14 전투기가 날렵한 적 전투기와 맞서 이기는 내용이지만 사실 말이 안 된다. F-14 역시 미사일 만능 시대에 개발된 저 기동성의 전투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동성으로 말하면,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기인 F-16만한 전투기가 없다. 다만 엔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해마다 한 두 대씩 추락하는 사고가 있다.
그러면 이번에는 우주를 정복한 영웅들에 대해 알아보자.
한국전이 끝나고 미소간에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이 한창일 때, 소련은 최초로 사람을 우주 공간에 진출시킴으로서 로켓과 우주 기술에서 미국보다 한발 앞섰음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당시, 소련 우주조종사는 유리 알렉세이비치 가가린이었다.
년 甲戌
월 丁卯
일 己卯
시 ---
그는 1961년 4월 12일 인공위성 보스토크 호를 타고 우주 공간에서 처음으로 푸른 에머랄드 빛의 지구를 본 사람이다. 그의 첫 마디는 “지구가 보인다, 무척이나 아름답다.”였다. 월에 정화가 있어 공군에 입대하여 조종사가 되었다.
한 발 뒤진 미국은 이에 달에 인간을 보내는 아폴로 프로젝트로 앙갚음했는데, 이리하여 최초로 달 표면을 밟은 사람이 유명한 닐 암스트롱이다.
년 庚午
월 癸未
일 丁亥
시 ---
그 역시 달 표면을 걸으면서 멋진 말을 남겼다. “개인에게는 작은 한 발걸음이지만, 인류로서는 위대한 도약이다.” 암스트롱 역시 태어난 날이 정화이다. 그런데 우주 비행사들의 생일을 검토해보니 일반 전투기 조종사와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가린은 그렇지 않지만 대부분 사주에 수기가 많은 사람들이라 침착한 면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우주 공간이 하늘처럼 火가 아니라, 水에 속하기 때문이다. 즉, 우주 비행사의 사주는 잠수함 승무원과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우주야말로 바다에 비할 바 없이 큰 무한대의 바다이다.
오늘은 하늘을 나는 비행사들의 사주를 통해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았다. 필자가 공군사관학교 인사담당이라면 사주를 보아 불과 깊은 연관이 있는지를 따져보겠다. 특히 태어난 날이 정화에 해당되고 토가 강한 사주라면 에이스가 될 자질이 충분하니, 신체만 건장하면 무조건 합격시키겠다.
그런데, 몇 년 전에 공군 사관생도의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역시 불의 날에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걸 보면 필자가 아니라도 우리 공군이 사람을 제대로 뽑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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