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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의 회색불기둥은 평화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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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의 회색불기둥은 평화의 상징"

영국 FT '한반도철도사업 분단의 갭 매워줄 것"

지난 9월 18일 착공식을 갖고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한반도 철도사업에 대한 세계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남북을 연결하는 경의선과 동해선이 남북분단을 극복한다는 상징성외에도 유럽과 한반도를 잇는 육로로서 물류비용 절감 등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이다. '침대차를 타고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런던까지' 가는 길이 가깝지는 않겠지만 동북아시아 지역 경제발전의 걸림돌이었던 북한이 최근 보여주는 대외개방조치가 중국 러시아 일본은 물론 유럽 등 관련국가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남북 철도 연결은 한반도 분단의 갭을 매워줄 것(Cross-border rail link may help Korea bridge gap)'이란 서울발 기사를 통해 최근 한반도의 비무장지대(DMZ)에서 들려오는 지뢰제거를 위한 폭발음은 휴전상태 파괴가 아닌 평화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태평양 연안에서 유럽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선박을 이용하면 1개월이 소요되지만 철도를 통하면 수일이면 된다"며 "분석가들은 운송비용도 4분의 1로 줄어 유럽에서 한국과 일본 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한반도철도연결 사업은 또한 극동지역 투자유치를 원하는 러시아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는 게 FT의 분석이다.

신문은 "그러나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런던까지 가는 침대차 서비스는 당장 시작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설사 철도가 완성되더라도 열차가 남북 국경을 자유롭게 달릴 것 같지는 않다. 북한이 외국인의 입국과 남북간 여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평양까지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는 철도길이 완전히 열리기까지는 아직도 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이다.

다음은 FT 10일자 기사의 주요 내용.

***남북 철도 연결은 한반도 분단의 갭을 메워줄 것**

최근까지만 해도 남북을 갈라놓고 있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하는 격렬한 폭발의 빛과 소리는 49년째 계속돼 온 휴전상태가 깨졌다는 것을 암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일 귀청을 찢는 폭발음과 함께 무인지대인 DMZ에서 솟아오른 5개의 회색 불기둥은 전쟁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었다.

폭발은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의 1백만명 군대가 자본주의 국가인 남한으로 진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된 지뢰를 제거하면서 생긴 것이다.

지뢰 제거작업은 지난 달 시작됐는데 폭 4Km의 DMZ에는 약 1백만개의 대인 및 대전차 지뢰가 매설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뢰 제거작업은 남북 철도를 연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는 남북 화해의 증거로서 냉전의 마지막 전선이 마침내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

서울은 남북간 철도 연결이 교역과 문화교류를 증진시켜 북한 경제를 소생시키고 나아가 2차 대전 후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을 앞당길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철도연결사업의 효과는 한반도 밖으로까지 미칠 전망이다. 남북 철도가 연결되면 동아시아와 유럽이 육로로 연결돼 서울에서 런던까지 기차 여행이 가능해진다.

스탠다드 채터드(Standard Chartered)의 이코노미스트 케빈 라우는 "휴전선 비무장화는 단기 옵션이 아니다. DMZ를 더 ‘삼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남북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철도 연결 합의는 남쪽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북한을 통해 값싸게 화물을 러시아로 수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거쳐 유럽 대륙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태평양 연안에서 유럽까지 화물을 운송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선박을 이용하면 1개월이 소요되지만 철도를 통하면 수 일이면 된다. 분석가들은 운송비용도 4분의 1로 줄어 유럽에서 한국과 일본 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한다.

러시아 역시 이 철도를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철도가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피폐한 극동지역 경제에 투자를 유치해줄 것이란 기대를 갖고 평양에 이 철도계획에 동의하라고 권유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남북 국경만 개방되면 블라디보스톡은 서울에서 몇 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라고 말했다. 이 외교관은 “북한이 지역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마개(plug)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토톡을 거쳐 런던까지 가는 침대차 서비스는 당장 시작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외국인의 입국과 남북간 여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설사 철도가 완성되더라도 열차가 남북 국경을 자유롭게 달릴 것 같지는 않다.

한국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을 통과하는 모든 열차는 불안전한 터널과 교량의 위험에 노출된다. 보고서는 북한 철도의 인프라는 거의 전면적인 재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철도의 절반은 낡았고 그나마 운행중인 열차도 시속 60Km로 달린다.

러시아는 북한의 철도 현대화를 돕겠다고 약속했지만 서울의 야당 정치인들은 그 비용을 대부분 한국이 부담할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국 서해안 언덕에서 바라보면 DMZ의 남측 지역은 군 트럭과 중장비 그리고 작업 인부들로 부산하다. 그러나 4백여명의 일군들이 현대적 장비도 없이 손으로 보수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제외하면 북측 지역은 조용하다.

한국은 한달도 안되는 기간내에 지뢰 제거작업의 60%를 완료했고 비무장지대에 철도를 놓기 위한 기초작업을 했으나 북한은 아직 지뢰제거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많은 분석가들은 북한이 지뢰 제거작업을 할 기술과 장비를 보유했는지도 의심스러워 하고 있다.

북한의 능력만큼 의심스러운 것은 북한의 정치적 의지다. 철도 연결 합의는 2년여 전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졌으나 양측의 새로운 갈등으로 작업은 올해까지 지연돼 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이 갑자기 경제 개혁을 단행하고 철도 연결 작업을 시작한 것은 지구상 최후의 스탈린 국가가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신호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최근 북한이 보여주는 수선스러운 움직임은 단지 한국으로부터 원조를 더 얻어내려는 제스처일 뿐이라고 말한다.

9일 서울에서 56Km 떨어진 도라산 역에는 움직이지 않는 열차 한 대가 레일 위에 올려졌다. 철로는 DMZ 200m 앞에서 끊겨 있다. 평양까지 두 시간이 걸리는 이 여정이 시작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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