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북회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개발 및 수출, 재래식 전력 감축과 인권유린상황 등에 대한 미국의 우려사항을 북한측에 전달하고 이같은 우려사항의 해소를 위해 북한이 포괄적 노력을 할 경우 북미관계가 개선될 수 있음을 북한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지난 3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한 켈리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북한의 차이를 고려할 때 이번 평양회담에서 솔직한 대화가 오고 갔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측이 어떤 제의를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켈리 차관보는 또 "추후협상에 대해선 북한측과 합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북기간중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1차례, 강석주 제1 부상을 비롯한 외무성 관리들과 3차례 등 모두 4차례의 회담을 가졌다"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깊은 우려를 표명했으며 한반도 및 주변지역의 안정, 전 세계의 평화를 위해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수출 등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켈리 차관보는 미국의 향후 대응에 대해 '워싱턴에 돌아가 북한과의 자세한 회담내용을 보고한 후 정책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면서 "한국 일본과의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안 문제를 의식, 평양 체류 도중 본국과 일체의 연락없이 회담에 임했던 켈리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방북 결과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도 일체 받지 않았다.
이에 앞서 5일 오후 2시30분경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서울로 돌아온 켈리 차관보와 미국 대표단 일행은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최성홍 외교통산부 장관과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 특보, 임성준 외교안보수석을 함께 만나 북미회담 결과에 대해 종합 설명한 뒤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났듯이 이번 북미회담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켈리 차관보는 4일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외무성 강석주 제1부상, 김계관 부상 등과의 연쇄회담을 통해 북한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핵사찰 수용, 미사일 생산ㆍ수출 중지 등 대량살상무기 해결문제를 포함한 포괄적인 대북관심사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4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켈리 차관보와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회동을 보도하면서 회담에는 김계관 부상 등 관계부문 일꾼들과 미국측 대표단이 배석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켈리 특사의 방북결과에 대해 "켈리 차관보는 방북 전부터 이번 회담이 실무회담임을 강조했다"며 "합의를 도출하기 보다는 현안에 대한 북측 입장을 타진하는데 중점을 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 특사와 미국 대표단은 빠르면 5일 저녁 도쿄로 이동해 일본 정부에 방북결과를 설명한 후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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