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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준 세균으로 이라크 생물학무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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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준 세균으로 이라크 생물학무기 개발"

80년대 생화학무기 공장 등에 제공-미 의회 보고서 등서 확인돼

레이건행정부 시절인 지난 80년대 미국이 탄저균, 보툴리누스균 등 생물학무기의 재료를 이라크측에 제공한 사실이 미 의회 기록 등에 의해 확인됐다고 미국의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미 질병통제센터(CDC) 등이 지난 86-88년 이라크 바드다드대학 등에 탄저균, 보툴리누스균과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의 샘플을 보낸 사실이 90년대초의 미 의회기록 등에 의해 확인됐다고 전했다. 보툴리누스균은 괴저병을 일으키며 웨스트나일바이러스는 올 여름 미국내에서 1백여명 가까운 사망자를 낸 치명적 바이러스이다.

당시 이라크측은 이들 세균을 의학품 개발 등에 쓰겠다며 미국측에 제공을 요청했으나 후에 유엔 무기사찰단에게 이들 3가지 세균으로부터 생물학무기를 개발했음을 인정했다.

AP통신은 80년대 미국의 대이라크 생물학무기 제공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로 94년 미 상원 금융위원회 보고서와 95년 미 질병통제센터가 상원에 보낸 서한 등이 최근 발견돼 의회 속기록에 게재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 유엔사찰단원 및 미국 관리들은 80년대 미국의 생물학무기용 세균 제공은 의학연구를 위한 합법적 행위였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현재 부시행정부의 데테러전쟁의 주요한 목표인 이라크의 생물학무기가 미국의 지원에 의해 이뤄졌다는 사실은 미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AP는 지적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열린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 로버트 버드 상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주)이 이같은 사실을 추궁한 데 대해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어 부시행정부의 도덕성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버드 상원의원은 미국의 대이라크 생물학무기 지원 의혹을 제기한 뉴스위크 기사(9월 23일자)를 인용하면서 "사실 우리는 우리가 뿌린 씨앗을 거두어 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럼스펠드 장관은 "그러한 얘기는 전혀 들은 바 없다. 그러한 주장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극구 부인했었다.

럼스펠드 장관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중동 특사로 지난 83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AP는 당시 서류들을 보면 마치 생물학무기 구매를 위한 쇼핑리스트와 같다고 전했다. 예컨대 1986년 버지니아에 있는 ATCC(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이라는 회사는 이라크 바그다드대학에 탄저균과 보툴리누스균을 보냈다. 후에 유엔 무기사찰단은 바그다드대학이 이라크 생물하무기 개발의 전위조직이라고 결론내렸다.

한편 미 질병통제센터는 이라크원자력위원회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이 있는 기관들에 생물학무기용 세균들을 보냈다. 특히 1986년에는 이라크 생화학무기 공장이 있는 알무타나 지역으로 직접 보툴리누스균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통제센터는 또 지난 85년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있는 한 대학의 미생물학자에게 웨스트나일바이러스균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80년대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생물학무기 지원에 관한 자료는 http://www.fas.org/irp/congress/2002_cr/s092002.html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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