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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조지, 자네는 히틀러가 아니야"

독일 SZ, 슈뢰더가 부시에게 보낸 편지 소개

이라크 공격 반대와 홍수 문제 등 반전과 환경캠페인을 이용해 가까스로 재집권에 성공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부시 미국 대통령을 히틀러와 비교한 법무장관의 사임의사를 수용하며 미독관계 정상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공격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이 계속 첨예하고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도 한동안 미·독간 갈등관계는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

슈뢰더 총리는 23일 총선 후 첫 사민당 지도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히틀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헤르타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이 사임의사를 밝혔다며 제2기 적녹연정에는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슈뢰더 총리는 총선 승리 후 이라크전 반대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견 차이가 있다. 바꿀 필요가 없으며 바꾸지 않겠다. 유엔이 군사행동을 지원하더라도 이라크전에 파병하지 않겠다"며 보다 강경한 반전입장을 고수했다.

***슈뢰더 총리에게 재선 축하 인사도 보내지 않은 부시 대통령**

부시 미국 대통령 또한 이례적으로 슈뢰더 총리의 재선을 축하하는 인사를 하지 않았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이 미 국무부 대변인이 발표한 두 문장짜리 논평을 통해 슈뢰더 총리의 이름도 거명하지 않은 채 "독일이 민주적 선거를 치른 것을 환영하며, 양국이 공동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발표한 게 전부다.

오랜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양국 입장을 고려할 때 미국이 의도적으로 독일을 무시한 제스처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슈뢰더 총리를 부시 대통령이 얼마나 '괘씸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방장관 회의 참석차 폴란드를 공식 방문중인 부시 행정부 강경파 대변자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독일 총선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이라크 문제를 선거에 이용한 슈뢰더 총리의) 선거운동 방식은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슈뢰더 총리까지도 직접 비판했다.

현재 미국과 독일간 외교관계 정상화는 양국 정상의 앙금으로 인해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다. 파월 장관은 독일 총선 후 피셔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총선 승리를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으며 피셔 장관 또한 다시 전화를 걸어 미독관계 복원을 위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슈뢰더 총리 또한 미국과의 관계악화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독일의 국제사회 입지를 축소시킨다는 판단 아래 총선 전인 지난 20일 부시 대통령에게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의 히틀러 발언 파문과 관련해 직접 친서를 보내며 화해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백악관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냉랭해진 미독관계를 양국 정상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독일 쥐드도이체차이퉁이 21일 입수해 보도한 슈뢰더 총리의 편지는 "친애하는 조지(Dear George)"로 시작된다. 다음은 슈뢰더 총리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주요 내용.

***슈뢰더가 부시에게 "친애하는 조지"**

"나는 독일 법무장관의 왜곡된 발언이 당신의 감정을 깊게 상하게 했다는 사실에 대해 매우 유감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은 나에게 자신은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그녀는 또한 이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나는 당신에게 내가 총리로 있는 내각에는 미국 대통령을 히틀러와 같은 범죄자와 비교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약속하고 싶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독일과 미국 국민의 특별하면서도 가까운 관계를 제대로 지적했다."

슈뢰더 총리가 지적한 문제의 발언은 도이블러-그멜린 독일 법무장관이 지난 18일 금속노조원들과 가진 대담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공격 전술을 히틀러와 비교했다고 독일 튀링엔에서 발행하는 일간지 슈베비셰 탁블라트가 보도하며 불거졌다.

신문은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이 "부시는 국내의 정치적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이라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아주 사랑받는 방법으로 히틀러 또한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은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해명했으나 신문은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정보도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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