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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올 가을 안에 대북 특사 파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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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올 가을 안에 대북 특사 파견할 듯"

"북한 대폭 양보없인 실질 진전은 어려워"-AWSJ 보도

북일간의 역사적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정부가 일체의 공식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가을 안에 북미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8일 미 정부의 전ㆍ현직 관리들의 말을 빌어 "이번 돌파구로 인해 평양과의 회담을 가을 이후로까지 더 연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냉전의 적대국, 평화를 모색(Cold War Foes Now Seek Peace)' 제하의 기사에서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북일 합의문을 아직 검토중이며 이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고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로 보아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더 이상 미루기는 어려울 것같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그 이유로 북한이 이번 북일정상회담에서 미사일 발사시험의 무기한 동결 및 제네바합의 등 국제협약
준수 의사를 밝혔고, 미국이 무작정 북한과의 대화를 회피할 경우 한국의 반미감정이 더욱 고조될 우려가 있으며, 북미대화를 통해 한반도 긴장이 완화될 경우 이라크 문제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AWSJ는 고이즈미 방북 직전 사설을 통해 북일정상회담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 전망을 한 바 있다. 또한 이 신문의 자매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은 부시 대통령 등 현 미국정부의 성향에 가장 근접해 있는 매체라는 점에서 이같은 전망은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AWSJ는 그러나 북미대화가 재개된다 해도 "평양으로부터의 보다 큰 양보 없이는 관계정상화 방향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북미간의 획기적 관계개선 전망에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비무장지대(DMZ)에 배치한 병력의 철수와 미사일 계획의 포기 등 큰 양보는 평양으로서도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신문은 미 조지타운 대학 빅터 차 교수의 말을 빌어 “북한이 오늘 발표한 조치들은 부시 행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안보문제에 관해 더 자세한 것은 내놓지 않았”으며 “부시 행정부의 강경파들은 새로운 것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 내용.


***'냉전의 적대국, 평화를 모색'/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 18일자**

일본과 북한은 수교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동북아의 냉전 잔재를 청산하는 극적인 조치를 취했다. 양국 합의는 북한 지도자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에게 과거에 일어난 일본인 납치를 시인하고 이에 대해 사과한 뒤에 이루어졌다.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이 돌연한 합의는 북한을 중무장한 고립에서 끌어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초석을 놓을 수 있다. 냉전의 마지막 전선인 한반도에는 3만7천명의 미군이 남쪽을 지키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

숨가쁜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은 미사일 실험 유예를 2003년 이후까지 연장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수용함으로써 가장 중요한 대 서방 제스처를 취했다. 이 양보는 미국이 또 하나의 잠재적 위협으로 보고 있는 이라크가 무조건적인 무기사찰에 동의한 지 하루만에 나왔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한 수도 평양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양국 관계개선이 두 나라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것은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영향을 줄 것이다. 나아가 그것은 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 및 그 인접국과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관련된다”고 그는 말했다.

워싱턴의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북일 합의문을 아직 검토중이라며 이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적으로 전ㆍ현직 관리들은 이번 돌파구로 인해 평양과의 회담을 가을 이후로까지 더 연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국무부 관리는 “우리는 다음 단계 조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국무부 관리였으며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조엘 위트는“미국으로서는 평양에 누군가를 보내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 설사 평양과의 직접 회담에 동의하더라도 평양으로부터의 보다 큰 양보 없이는 관계정상화 방향으로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또한 큰 양보는 평양으로서도 수용하기 어렵다. 큰 양보란 비무장지대(DMZ)에 배치한 병력의 철수와 미사일 계획의 포기 등이다.

워싱턴의 강경파들은 북한이 IAEA의 핵 사찰도 즉각 받아들이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 않으며 안보상의 공약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관리들은 보고 있다.

조지타운 대학의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이 오늘 발표한 조치들은 부시 행정부가 우려하고 있는 안보문제에 관해 더 자세한 것은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의 강경파들은 새로운 것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국무부 관리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김정일과의 회담에서 이런 안보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핵과 미사일 분야를 포함한 공동의 안보 관심사를 거론한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물론 평양은 과거에도 태도 변화를 시사했지만 약속을 지킨 적은 없다. 그러던 중 부시 대통령은 금년 초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에 포함시켰다. 따라서 많은 평양 전문가들은 김정일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17일의 발표는 '은둔의 왕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고집해온 서방과의 고립에서 탈피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이 스탈린 국가를 창건한 아버지 김일성 시대에 저지른 납치문제에 사과한 데 대해 놀라움을 나타냈다. 김 일가는 1948년 북한 창설 이후 계속 북한을 지배하고 있으며 '위대한 지도자'와 그 후계자 '친애하는 지도자'가 내린 모든 조치들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김이 11명의 일본인 납치를 시인한 것은 지금까지 일관해온 부인태도를 뒤집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김정일이 평양의 늙은 (김일성의) 가신들을 제거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전 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그렇게 말했다. 현재 서울에서 활동중인 그는“김정일이 아버지 시대의 일을 비판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다”고 지적했다.

평양이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지난 2년 동안에 나타났다. 2000년 6월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 역사상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그 이상의 회담은 결렬되었지만 말이다. 그 후 평양은 2개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회원국 모두와 수교했고 그밖에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와도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가장 증오하는 적대국 일본과의 대화는 북한으로서는 대담한 행동이다.

북한은 또한 서방 자본 유치를 시도했으며 서방 경제 모델을 연구하기 위해 기술자들을 파견했다. 김정일은 서방의 원조에 식량을 의존하게 되자 지난 7월 가격제도를 바꿨다. 분석가들은 이를 시장경제를 향한 점진적인 전환으로 보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를 자문하는 문정인씨는 “이는 획기적이고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라고 말한다.

17일 사태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의 고위 관리는 북한이 이런 움직임을 보인 배후에는 부시의 압력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계속 강경 태도를 유지했으며 이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인접국들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느끼게 했을 것”이라고 이 관리는 말했다. 결국 북한의 이번 조치는 워싱턴에도 대북 태도를 완화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다.

만약 워싱턴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한국 내 반미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미국을 통일의 장애물로 보고 있다. 지난 주 한국 학생들은 지하철에서 3명의 미군과 시비를 벌이다 미군 1명을 대학 캠퍼스로 일시 납치하기도 했다. 남북한은 1953년 전쟁을 끝냈지만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아직 전쟁상태에 있다.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면 미국은 이라크 문제에 더욱 전념할 수 있다. 북한 문제에 관한 한 한국과 일본의 이해관계는 미국의 그것과 달라질 수 있다고 미국 관리들은 말했다. 일본이 평양과 대화한 데는 국내문제가 많이 작용했다. 가장 큰 이슈는 북한에 납치된 것으로 보이는 11명의 일본인들이다.

김정일은 이중 6명은 사망했고 4명은 생존해 있으며 1명은 행방불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군부 세력”이 납치를 했다며 솔직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고이즈미에게 김의 사과는 외교적 쿠데타에 해당된다. 그는 2000년 4월 일본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과 함께 취임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업적도 이루지 못했다. 불과 1주 전 일본 주가는 19년이래 최저로 하락했다.

고이즈미는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을 철두철미한 실무회담으로 이용했다. “친애하는 지도자”와의 포옹도 없었고 환영 행사도 없었다. 그는 식민통치에 대해 사과하고 경제원조 문제를 토의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은 130억 달러 정도의 원조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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