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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기사찰 전격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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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기사찰 전격수용

UN에 서한 전달, "사찰 대신 정치적 독립" 요구

이라크가 4년만에 무조건적으로 유엔 무기사찰단의 복귀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그동안 무기사찰 수용을 요구하며 이라크전을 준비해온 미국은 크게 당혹해하고 있어, 미국의 독자적 이라크 공격계획에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라크의 전격적 무기사찰 수용 소식에 아시아 지역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유가 및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등 그동안 이라크전 발발 우려로 동요하던 국제 금융 및 석유시장에서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유엔 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유엔이 이라크에 대한 무기 사찰을 계속하는 데 대한 아무런 조건없이 사찰단원들의 복귀를 수용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이라크 정부로부터 전해 받았다"며 서한을 공개했다.

이라크는 아난 총장에 전달한 서한에서 "무기사찰단의 수용은 이라크내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의혹을 없애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라크는 그 대신 미국을 포함한 UN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에게 "이라크의 주권과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라크는 또 서한에서 "이번 결정은 코피 아난 총장의 무기사찰 수용 요청과 다른 아랍연맹과 이슬람 국가들의 요청에 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라크 서한을 15개 UN안보리 국가들과 주요 무기사찰단에 발송했다. 아난 총장은 또 이라크와 한스 블릭스 유엔 대이라크 무기사찰단장 등 단원들의 실질적인 이라크 배치를 위한 '즉각적인' 협의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가 무기사찰단 수용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1998년 사찰단이 마지막으로 철수한 이후 근 4년만의 일이며, 조지 W. 부시대통령의 유엔연설이 있은 지 나흘만의 일이다.

아난 총장은 "이번에 이라크의 사찰 수용 입장을 이끌어내는 데 아랍연맹 회원국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의 정력적인 노력이 이라크가 사찰단 복귀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앞서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아므르 무사 사무총장과 동행해 아난 총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좋은 소식'을 담은 이라크 정부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라크의 전격 무기사찰 수용에 대해 부시 미 정부 관리들은 유엔을 통한 이라크측의 이날 발표에 당혹감과 거부감을 표시하며 이라크측의 진의에 의심을 표시했다. 한 관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후세인이 전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며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에 불과하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이외의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이 그동안 미국의 독자적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며 이라크에게 무기사찰 수용을 촉구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이라크의 전격적인 무기사찰 수용으로 앞으로 미국의 운신폭은 상당히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에 대한 국내외 금융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우리나라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세로 반전됐고, 급등조짐을 보여온 환율과 유가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ABN암로의 키어런 데이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라크 사찰수용은 미국 증시와 달러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반면 미국 정부 채권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CBS마켓워치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무기 사찰 전격 수용 소식으로 인해 금융시장에서 리스크 회피 경향이 조만간 사라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다만 이번 소식이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달러 가치보다는 증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라크 무기사찰 수용 서한 전문이다.

***이라크 무기사찰 수용 서한**

사무총장 귀하

지난 3월7일과 5월2일 뉴욕 그리고 20022년 7월4일 빈 2002년 9월14,15일 뉴욕 유엔 사무실에서 아랍국가연맹 사무총장과 가진 회담을 포함해 이라크 문제에 대해 결정된 안보이사회 결의안 실행에 대해 사무총장 각하와 이라크 정부가 가진 일련의 토론에 대해 언급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라크 정부가 유엔 무기사찰 복귀에 대해 조건없이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알려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이라크 정부는 유엔과 아랍국가연맹 사무총장은 물론 아랍, 이스람 등 우방국들의 요청에 대해 이같이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라크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무기사찰 복귀와 관련해 안보리의 결의가 완수되고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거되길 희망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결정은 또한 이라크 정부의 결정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보장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으로 이라크에 대한 제재 해제와 기타 유엔안보리 결의사항 및 결의안 687(1991)을 포함한 포괄적인 해결책에 대한 보장을 위해 불가피한 전제조건이라는 2002년 9월12일 유엔총회에서의 각하의 연설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라크 정부는 즉각적인 사찰 재개에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라크 정부는 안보리 결의와 유엔헌장 2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이라크의 주권, 영토, 정치적 독립을 존중한다는 안보리 회원국과 유엔의 약속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안보리 회원국 모두에게 이 서한을 회람시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디 사무총장께서 이라크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나지 사브리 박사
이라크 공화국 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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