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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중대한 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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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중대한 약점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9> 여론조사 제대로 읽기-2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양자대결시 이회창 35.1% - 노무현 25.7%로 9.4% 포인트 격차.

정몽준 의원까지 포함시켜 3자대결로 갔을 때 이회창 30.2% - 정몽준 29.5% - 노무현 17.6%로 3위.

통합신당시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로는 정몽준 42.1% - 노무현 29.5%로 12.6% 포인트 격차.

당선가능성면에서는 이회창 52.7% - 정몽준 8.8% - 노무현 6.0% 로 3위. <동아일보 9월 7일자 여론조사>

지난 봄 노풍이 절정에 달했을 때는 지지율 60%에 근접하기까지 했던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초라한 성적표다. 더블 스코어 이상의 차이로 눌렀던 한나라당 이회창후보에게 밀린 것은 물론이고, 새로이 등장한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에게도 각종 분야의 선두자리를 모조리 뺏기고 있는 것이 지금 민주당 대통령 후보 노무현씨를 둘러싸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대통령선거일을 이제 1백일도 채 남기지 못한 현단계에 와서야 민주당내 이른바 반노(反盧)세력들을 잠재울 정도로 당내에서는 대통령후보이면서도 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왕따'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그의 주변현실이나 당 장악력도 문제지만, 정작 노무현후보에게 치명적인 것은 그의 지지기반이 붕괴되고 있다는 현실일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전혀 기반이 없는 상태였던 노무현후보가 민주당의 대통령후보를 거머쥐고, 이 정권들어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인기도 면에서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한때 압도했던 힘은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의 정착과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정치판에 염증을 느꼈던 유권자들은 국민경선을 통해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노무현씨에게 열광했고, 그것은 수직적인 지지도 상승으로 결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인기 추락도 추락이지만 변화를 열망했던 유권자들이 그를 더 이상 새로운 대안(代案)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노무현후보에게는 회복불능의 치명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은 이회창 - 정몽준 - 노무현 3자대결시 지지성향을 보면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우선 연령대별 지지도를 보자. 연령별 지지도가 그것을 말해준다. 동아일보 조사의 표를 한번 보자.

연령별 이회창 정몽준 노무현 모름/무응답
20대 22.6 32.5 23.2 18.8
30대 23.6 35.8 19.1 19.1
40대 31.8 31.9 17.0 18.1
50대 이상 41.1 19.5 12.3 26.7
<단위 %>

모든 부문에서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의원에게 뒤지고 있다. 그의 전매특허격인 표밭이었던 20대와 30대에서도 그렇다. 지난 5월2일자 연령별 지지도 표를 한번 보라.

연령별 이회창 노무현 모름/무응답
20대 24.4 58.1 17.5
30대 25.6 53.6 20.8
50대 이상 46.2 23.5 30.3


당시 그가 얻었던 20대와 30대의 압도적인 지지는 정몽준의원과 정확하게 나눠먹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노무현씨가 갖고 있는 포션은 3~4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6~7은 정몽준 의원이 갖고가는 형세다. 분명한 것은 노풍의 원인이 됐던 밑바닥 표심의 변화에 대한 열망의 대안으로서 노무현 후보는 없다는 사실이다.

과연 노무현후보에게 희망은 있는가. 그가 과연 진보와 개혁에 대한 유일한 대안인가. 노무현 후보 지지자들은 진지하게 이러한 질문을 할 때가 됐는지도 모른다.

노무현 후보의 불운은 그에게 적대적인 파워언론들의 딴지걸기와, 학벌사회에서 고졸 학력이 갖는 환경적 심리적 한계, 그리고 "경솔하면서도 감정적인" 그의 성품 등에서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필자는 그가 민주당 대통령후보로서 제 대접을 받지 못한 이유 가운데 심리적인 면에서 첫번째 이유는 그가 고졸 학력이란 사실을 들겠다. 이율배반적인 잠재적 허위의식은 노무현 후보를 인정할 수 없게 만든 요인이라고 필자는 지금도 확신한다. 그가 KS마크에 외국 명문대 박사학위 하나쯤 갖고 있었더라면 그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경솔함과 감정적인 성품 등도 소탈함, 이성과 감성의 겸비쯤 되는 찬사 속에 묻혀버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정은 어디까지나 가정일뿐, 노무현 후보에게 다가온 현실은 혹독하다. 그가 대선고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반 이회창 성향의 30대,40대 유권자들에게서 잃어버린 신뢰감을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뱉는 의문은 "노무현이 과연 대통령감이 되는가"하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간에 이런 감정적인 장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 대통령 꿈은 접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대선 1백일을 앞두고 비로소 대통령후보 노무현을 알릴 기회를 간신히 얻고 있는 형국이긴 하다. 그가 개혁과 진보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그의 앞으로 행보에 따라 결정될 일이다. 통합신당의 후보로서 노무현씨가 나설 경우 이회창 후보와의 양자대결시 차이도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보였던 압도적인 반(反)DJ 정서 속에서 "전라도 김대중의 앞잡이"란 지역감정적인 비호남권의 비합리적인 비난 세례를 뚫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아무래도 힘들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합리적이든 맹목적이든 오로지 정권재탈환을 위해 위험하게 보일 정도로 똘똘 뭉쳐 있는 원내 다수당 한나라당과, 기득권세력의 십자포화 속에서 노무현씨가 우리 주류사회의 지도자 가운데 한사람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어쩌면 낙선이라고 하는 가장 혹독한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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