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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없애려면 미 국가테러부터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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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없애려면 미 국가테러부터 중단하라"

<9.11 1주년> 촘스키 "미 이라크 공격은 더 큰 테러 부를 것"

9.11 1주년을 맞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테러를 없애기 위해선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부시 행정부의 이른바 '성전' 논리다. 과연 전쟁은 테러리즘을 없앨 수 있을까, 테러의 악순환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미국의 석학 촘스키 교수가 말하는 9.11 1주년의 교훈을 살펴보자.

노엄 촘스키 MIT 교수는 9일 9.11 1주년을 맞아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이루어질 경우 미국은 테러리스트들의 새로운 파상공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기를 없애려면 물을 빼 습지를 없애야 하듯 테러리즘을 없애려면 미국이 자행하고 있는 국가테러리즘부터 없애라"는 지적이다.

촘스키 교수는 "9.11은 많은 미국 국민들에게 미국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그 결과가 돌아오는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했다"며 미래의 잔학행위를 줄이기 위해선 "왜 그들은 우리를 미워하는가"라는 질문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44년 전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이 질문(아랍세계의 정부가 아닌 국민들의 미국 증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참모들의 자문을 구했다. 당시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National Security Council)가 아이젠하워에게 제공한 가장 기초적인 해답은 '미국이 부패하고 억압적인 정부를 지원하며 정치적 혹은 경제적 성장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의 이해가 중동지역의 원유자원 통제에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촘스키 교수는 9.11 이후 아랍국가에서 실시된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난 결과는 44년 전과 똑같으며 지금은 아랍지역의 서방세계 위주로 특권화된 정책에 대한 적의와 뒤섞여 복합적인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랍지역 전문가인 아메드 라시드(Rashid)가 지난 8월 1일자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에서 지적한 "파키스탄에서는 미국이 무사라프의 군사정권을 지지하고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약속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가 커져가고 있다"고 한 말이다.

촘스키 교수는 "사람들은 미국 국민들을 좋아하고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더 많이 감탄하기도 하지만, 자신들 또한 갈망하는 자유를 부정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의 공식적인 정치는 증오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민이 누리는 자유와 번영을 그들도 누리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9.11 테러 이후 오사마 빈 라덴이 보여준 장광설은 예를 들어 미국의 부패하고 잔인한 정권지지나 사우디아라비아 침공과 같은 행위에 대한 하나의 결과물이라는 게 촘스키 교수의 지적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적의와 분노, 좌절이 존재해야 그들의 생존에 필요한 지지와 지원자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충고다.

촘스키 교수는 "미국인들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워싱턴을 테러리스트 정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최근에만 미국은 콜롬비아 니카라과 파나마 수단 터키에서 미국 정부가 테러리즘이라고 정의하는 행동을 했거나 이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새뮤얼 헌팅턴 교수가 지난 99년 포린어페어(Foreign Affairs) 잡지 기고에서 밝힌 "미국이 다른 나라들을 '깡패국가(rogue states)'라고 비난할 때 다른 나라들의 눈에는 미국이 '깡패 강대국(rogue superpower)'이 되고 있으며 자신들의 사회에 가장 거대한 외적 위협인 것으로 보인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촘스키 교수는 최근 아랍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증오의 캠페인'은 미국의 친이스라엘 정책과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조치 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35년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수행을 위한 핵심적인 지원자였다. 따라서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간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선 미국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을 돌려주고 아랍 국가들이 평화와 안정속에 살 수 있도록 모든 국가를 인정하라'는 국제여론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이라크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의 미국의 강력한 제재조치가 오히려 사담 후세인의 입지를 강화시켰다는 게 촘스키 교수의 지적이다. 군사전문가인 존 & 칼 뮬러가 99년 포린어페어지에 밝힌 바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 통치하에 죽은 이라크인은 수십만명으로 이 숫자는 역사속에서 이른바 대량살상무기에 의해 학살당한 사망자 수보다 더 많다.

촘스키는 현재 추진중인 워싱턴의 이라크 공격은 부시 전 대통령의 걸프전 때보다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한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은 88년 후세인이 독가스로 쿠어드족을 공격한 가장 잔인한 학살 후 그를 동맹과 교역의 파트너로 환영했었다. 지금의 후세인은 10여년 전의 후세인보다 훨씬 덜 위험하다는 게 촘스키의 지적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 실질적으로 들어갈 비용과 그 결과는 럼스펠드 국방장관을 포함한 누구도 측정할 수 없다. 반면 과격 이슬람주의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많은 사람을 죽이고 국가의 많은 부분을 파괴하기를 희망할 것이다. 테러 행위를 하기에 필요한 지원자들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시 독트린을 환영하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실제 무제한적인 잠재적 위협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부시 대통령은 "조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쟁이 필요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 말은 진실이다. 위협은 가정은 물론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끝없는 전쟁'은 적보다 미국인에게 더 큰 위협이다. 왜냐하면 테러리스트 조직들도 그같은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장이자 아랍 지도자중 한 사람이었던 여호수아 하르카비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존경할 만한 해결책은 그들이 자결권을 갖도록 존중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테러리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습지가 사라지면 더 이상 모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간파했다.

촘스키 교수는 이스라엘이 당시부터 최근까지만 해도 점령한 지역내에서 보복으로부터 실질적인 자유로움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하르카비의 경고는 잊혀졌지만 그 교훈은 더 광범위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말이다. 즉 "더 많은 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할수록 무시무시한 대량파괴와 함께 더 많은 모기가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촘스키는 '하지만 우리가 진지하게 '증오의 캠페인의 뿌리'라고 불리는 습지를 없애려고 노력할 경우 우리는 위협을 감소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상적이라고 공언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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