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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다음 목표는 미국경제"

<9.11 1주년> 알카에다 문건 분석, 英 언론인 주장

9.11테러 1주년을 맞아 이 테러사태의 주범 알카에다는 9.11테러로 무엇을 이루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전쟁'에서 다음 목표를 무엇으로 설정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 영국의 한 인터넷 언론인이 알카에다의 다음 목표는 미국경제라는 전망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이터통신 기자 출신으로 지난 96년부터 아웃데어뉴스(www.outtherenews.com)라는 뉴스전문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폴 에들레(Paul Eedle)는 9.11사태 이후 알카에다가 발표한 수백쪽 분량의 성명서와 문건 등을 분석한 결과 알카에다는 미국경제의 몰락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들레는 지난 해 9.11테러 이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알카에다가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 발표한 문건 등을 분석해 보면 알카에다는 테러 직후 승리감에 도취했으나 이슬람 과격파를 비롯한 아랍민중들이 자신들의 대미 성전 요구에 호응하지 않자 좌절감을 겪었으며 지금은 미국경제의 몰락을 확신하면서 미국경제에 타격을 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카에다의 목표는 미국과의 문명간 전면전**

그가 쓴 분석기사의 제목은 '9.11 1년후의 알카에다: 승리감, 좌절, 그리고 월스트리트 주시(Al-Qaeda a year after 9/11: Triumphant, frustrated and watching Wall Street)'이다.

에들레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이슬람조사연구센터'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따라서 이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된 알카에다의 문건들을 분석해 보면 그들이 9.11사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다음 목표는 무엇인지를 알아낼 수 있다.

알카에다는 9.11테러와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으로 전세계의 무슬림들이 2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믿고 있다. 서방측이 이슬람권 전체에 대해 십자군전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소수의 이슬람 교도들이 세계 최강의 미국과 맞붙어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는 것이다.

알카에다는 이같은 교훈을 통해 서방측과 이슬람권간의 전면적인 '문명간 전쟁'이 발발할 것을 기대했다. 예컨대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알카에다의 성명은 "이제 피압박 민중이 궐기해 그들의 가슴 속에 박힌 독가시를 빼낼 때가 왔다. 미국의 힘이 대단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미국의 힘은 과대평가돼 왔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아랍 민중들의 궐기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집트,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시위가 발생하긴 했지만 대중봉기라고 할 만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단 1건의 폭력사태가 발생했을 뿐이었다.

지난 6월 알카에다의 대변인 술레이만 부 가이스는 튀니지 제르바섬에 있는 한 유대교회에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알카에다 조직원을 찬양하면서 그의 행동이야말로 전세계의 무슬림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9.11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알카에다가 제시한 대미 항전의 사례는 오직 이 1건에 불과했다.

***아랍민중의 외면과 타 과격파의 비난으로 알카에다 고립돼**

더 고약스러운 것은 다른 이슬람 과격파들이 한결같이 9.11 테러를 비난했다는 점이다. 타 과격파 단체들은 알카에다가 무고한 시민들을 희생시킴으로써 무슬림들의 고통을 가중시켰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분산시켰다고 비난했다.

알카에다는 극단적인 용어를 써가며 이들 비판에 대응했다. 그만큼 타 과격파의 비판에 당혹함을 느꼈다는 증거가 된다. 알카에다는 민간인 살해가 이슬람율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가 하면 9.11 테러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방측과의 대화를 제안한 사우디의 한 이슬람 지도자를 공격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했다.

에들레의 분석에 따르면 알카에다가 9.11 이후 광범위한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은 중동지역의 주요한 이슬람 과격파 단체들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결보다는 제도권 정치에의 참여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이란, 레바논, 이집트, 사우디,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확인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란에서는 지난 90년대 이후 민주적 성향의 개혁파가 보수적 성직자 집단에 맞서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레바논에서는 과격파 단체인 헤즈볼라가 레바논은 다종교 사회임을 인정하고 세속적인 정치ㆍ사회제도 건설에 힘을 쏟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이슬람단체들이 벌써 4년째 정부와 휴전 중에 있으며 일부 과격파 인사들은 합법정당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 사우디의 대표적 종교지도자들도 알카에다를 비난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에서는 하마스조차 이스라엘과의 공존에 대해 분명한 반대입장을 유보하면서 보다 실용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들 이슬람 과격파 단체들은 미국의 현 중동정책에 대해 지극히 적대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알카에다가 주창하는 미국과의 전면전에 찬성하는 단체는 하나도 없다는 게 에들레의 분석이다.

한편 전술적 차원에서 알카에다는 아프간전쟁에서의 패배를 나름대로 해명해야 했다. 이에 대해 알카에다는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지상사'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6월의 성명에서 "회교도든 비회교도든 전쟁에서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오늘 우리가 졌다면 내일 우리가 이길 수도 있는 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지도부가 여전히 건재하고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조직원들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록 아프간의 근거지를 빼앗기긴 했으나 조직원들을 전세계에 산개시켜 이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손실을 만회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미국에 대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소련에 이어 미국도 경제적으로 붕괴시키겠다"**

무엇이 알카에다의 새로운 공격목표가 될 것인가? 9.11 이후 알카에다의 사고방식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경제가 미국의 최대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세계무역센터의 붕괴와 달러화 약세, 미 주식시장의 붕괴 등을 한데 엮어 미국을 경제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소련의 경제적 붕괴도 지난 80년대 아프간에서 소련군이 이슬람 전사들에게 패배한 이후 시작됐다고 믿고 있다.

지난 6월 알카에다 웹사이트에 '심연 앞에 선 미국'이라는 제하에 발표된 일련의 문건들은 이러한 생각을 자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 해 12월 빈 라덴도 알카에다 조직원들에게 보내는 공개메시지에서 9.11테러로 미국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경제의 타격에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전능하신 신의 도움으로 미국은 이제 퇴각하고 있으며 경제적 쇠퇴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더 강력한 타격이 필요하다. 젊은 전사들은 미국경제의 약한 고리를 찾아내 적의 급소를 타격하라"

세계적인 알카에다 전문가 2명도 미국경제가 다음 목표가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알카에다의 내부>의 저자 로한 구나라트나는 빈 라덴의 강조는 알카에다가 경제적 공격목표를 찾아내는 데 엄청난 투자를 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미 랜드연구소 워싱턴지국의 브루스 호프만은 아프간 근거지 상실로 알카에다는 9.11 수준의 대규모 테러 능력은 상실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격을 입히기 위해 50만달러의 군자금으로 19명의 테러요원을 굳이 조직해야 할 필요는 없다. 알카에다는 지속적인 타격으로 미국경제를 붕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에들레는 결론을 통해 알카에다의 최대 강점은 '유연성'이라면서 이슬람 전사들이 소련을 붕괴시켰듯이 끈임없는 투쟁을 통해 미국도 같은 운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를 통해 '대미 항전'을 제안했으나 무슬림들이 따르지 않아 좌절하고, 동료 과격파들의 비판에 분노하고, 아프간전 패배로 테러 근거지를 상실했음에도 이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알카에다, 아프간전 이후 인터넷으로 교신**

그렇다면 폴 에들레는 어디에서 알카에다에 관한 이같은 정보를 얻었을까. 에들레는 지난 7월 17일자 영국 가디언에 실린 'Terrorism.com'이란 기사를 통해 아프간전 패배로 근거지를 잃고 전세계로 흩어진 알카에다가 인터넷을 통해 교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조사연구센터'가 운영하는 이 웹사이트는 아랍어로 돼 있다. 아랍 민중들을 대상으로 알카에다의 강령과 활동상황을 알리고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며 조직원 및 자금 모집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 웹사이트는 아프간 전쟁 상황, 이에 대한 세계 언론의 보도, 테러요원들의 증언, 이슬람에 관한 서적 등 11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웹사이트는 말레이시아와 미국 등의 인터넷서비스프로바이더(ISP)를 통해 www.alneda.com, www.drasat.com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다가 3차례 폐쇄된 바 있다고 에들레는 전했다. 미국의 CNN 방송이 이 웹사이트를 추적하기 위해 ISP 측에 운영자를 문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찾아보기가 힘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알카에다의 문건 중 일부는 에들레가 운영하는 '아웃데어뉴스' 사이트(www.outtherenews.com/index.shtml)에 영역돼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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