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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역사적 과오 범하지 말라"

유엔 사찰단 출신 미국인 이라크의회서 '전쟁 반대' 연설

딕 체니 부통령에서부터 콜린 파월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미 부시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이 일제히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획득 위험을 소리높여 외쳤던 지난 8일, 이라크 의회에서는 한명의 미국인이 이라크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했다.

지난 91년부터 98년까지 이라크에 대한 유엔 무기사찰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스코트 리터(40)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조국(미국)이 이라크에 대해 전쟁을 벌이는 것은 '역사적 과오'를 범하는 것이라며 자신은 이를 막기 위해 자진해서 이라크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90년대의 7년동안 유엔의 지속적인 대이라크 무기사찰에 의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제조능력은 90-95%가 해제된 것으로 입증됐다면서 이같은 이라크에 대해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들어 전쟁을 벌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라크가 국제테러를 지원하고 있다는 부시행정부의 지적에 대해 이라크는 이제까지 9.11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원리주의자 및 과격파들을 억압해 왔다면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리터는 특히 아무런 정당한 명분도 없이 한 나라를 무력침공하는 것은 국가간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라는 유엔헌장 및 국제법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면서 자신은 조국이 이같은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 이라크에 왔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라크는 이웃국가들이나 국제사회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같은 진실을 전세계에 알리는 길은 유엔에 의한 무기사찰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라크가 미국의 공격을 피하려면 유엔 무기사찰단의 무조건적이고 무제한적인 사찰을 허용하라고 리터는 촉구했다.

이라크 의회에서 연설한 최초의 미국인이 된 스코트 리터는 미 해병 출신으로 지난 91년부터 유엔 무기사찰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다가 98년 사임했다. 당시 미 클린턴 행정부가 사찰단을 이라크에 대한 정보수집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데 대한 항의였다. 이후 그는 미국의 이라크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해 왔다.

다음은 리터 연설의 주요 내용.

***스코트 리터의 이라크 의회 연설 중 주요 내용/BBC 보도**

"미국 시민이 이라크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제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 인사가 아닌 민간인 신분으로 연설하는 것도 제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귀중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나의 조국은 역사적 과오을 범하기 일보 직전에 있습니다. 2차대전 이후 국제정치를 지배해 온 정치적 룰(political dynamic)을 영원히 바꾸어버릴 과오 말입니다. 다시 말해 국가간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유엔헌장에 근거해 만들어진 국제법의 기본을 무너뜨리는 역사적 과오를 범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 합중국의 열렬한 애국자이자 선량한 시민이라고 자처하는 저로서는 나의 조국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진실과 사실이 아닌 공포와 무지에 근거해 이라크에 대한 전쟁을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미국 국민들은 이라크측의 과거 무책임한 행동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획득 노력에 의해 미국의 안보가 엄중하고도 급박한 위협에 처해 있다는 말을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이라크는 9.11사태와 같은 테러를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라크정부는 9.11테러를 일으킨 테러분자와 같은 성향인 원리주의적 과격파들을 억압해 왔습니다."

"이것은 진실입니다. 만일 미국 국민들이 이같은 진실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진다면 지금과 같은 공포의 정치는 사라질 것이며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위험도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진실은, 오늘날 이라크는 이웃국가들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국경 밖의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엔헌장에 의거한 국제법을 말하면서 이라크의 현재 행동을 근거로 지금과 같은 시나리오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진실은, 이라크는 과거에나 지금에도 대량살상무기 획득과 관련해 금지된 기슬이나 능력을 보유했거나 보유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엔의 지난 7년간(91-98년)의 지속적인 사찰에 의해 이라크의 무기생산 능력은 90-95% 해제됐음이 입증됐습니다. 이는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생산공장은 물론 관련 부품 생산 공장, 그리고 이 공장들에서 생산된 제품까지를 모두 포함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를 획득할 의사가 없으며 국제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할 것임을 소리높여 선언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유일한 방안은 유엔 무기사찰단의 무조건 복귀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유엔 무기사찰단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규정된 대로 군비해제 작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이들 사찰단원들에게 무제한적인 접근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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