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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행정부, 이라크 공격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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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행정부, 이라크 공격 결정했다"

향후 2-3주간 국내외 대대적 여론몰이-보스턴글로브 보도

미 부시행정부는 지난 26일 딕 체니 부통령을 연설을 고비로 이라크 공격 방침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보스턴글로브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체니 연설에 대한 미국내 강ㆍ온파 분석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기사 "체니 연설, 전쟁으로의 길 정한 것으로 보이다(Cheney Speech Seen Setting Path to War)“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 보수파의 대표적 논객인 윌리엄 크리스톨은 “이제 논쟁은 끝났다”면서 “체니 연설을 계기로 부시행정부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논쟁에서 벗어나 앞으로 앞으로 2,3주간 이라크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국내외 여론몰이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오는 9.11 1주년 기념일에 미 국민을 상대로 테러와의 전쟁을 강조하는 연설을 할 것이며 다음 날인 9월 12일에는 유엔총회에서의 연설 기회를 빌어 외국 정부들을 상대로 이라크공격의 정당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톨은 미국내 극우강경파의 견해를 대변하는 ‘위클리 스탠다드’의 편집장으로 그의 의견은 현 부시행정부의 고위관리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전 민주당 하원의원 리 해밀튼은 체니의 연설로 “현 정부는 전쟁으로의 진로를 정했다. 체니 연설 이후 현 정부가 (전쟁에서) 물러서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다. 이제 전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며 오직 시기만이 문제”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조국방위 자문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한 해밀튼 전 의원은 “이 정도의 연설을 해놓고 뒤로 빠질 수는 없다. 오는 2004년 부시가 재선에 도전했을 때 후세인 정권이 건재하고 있다면 그의 선거운동은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설은 선전포고나 거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보스턴글로브는 이어 미 국무부가 ‘이라크 공격에 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보수파와 온건파 양측의 대다수 분석가들은 공히 체니의 이번 연설을 파월 장관 등 국무부내 온건파의 ‘중대한 패배(major defeat)'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크리스톨 등 공화당 우파들은 이번 체니 연설로 이라크공격에 관한 미 의회의 논의 및 개전 시기를 “훨씬 앞당길 것(greatly accelerate)"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또 체니 연설은 폴 월포비츠 국방 부장관 및 더글라스 페이스 국방정책 담당 차관 등 미 정부내 강경파의 입지 강화를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의 한 관리는 체니 부통령의 이번 연설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에 앞서 이 문제에 대한 국내외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전 국방부 고위관리이자 중도파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분석가인 제이 파라는 “체니 연설은 전쟁에 나서겠다는 공개적인 팡파레”라면서 “한 달 내에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수개월내에는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 부통령은 지난 26일 제103회 ‘해외참전용사 전국대회’ 연설에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이라크 공격을 주장했다. 이어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28일 미 해병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현 시점에서는 이라크 공격에 대한 만장일치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보다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미국 단독으로라도 이라크 공격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8일자 인터넷판 기사 ‘매파들 반격에 나서다(The hawks strike back)'에서 지난 수주간 이라크공격에 관한 논쟁에서 신중론이 압도했으나 최근 체니, 렘스펠드 등의 강경파들의 잇단 연설로 강ㆍ온파간의 균형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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