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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프리카'-맥도널드의 비정한 세일즈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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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프리카'-맥도널드의 비정한 세일즈전략

아프리카 기아 외면 "아프리카의 맛 체험하라고?"

세계적 다국적기업 맥도널드가 이번에는 노르웨이에서 사고를 쳤다. '아프리카의 맛을 체험하라'며 '맥아프리카'라는 이름의 새로운 햄버거를 선보이자 수천만명이 이상이 굶주리고 있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외면한, 비정한 세일즈 전략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

현재 아프리카 남부의 말라위와 짐바브웨에서만 1천2백만명이 사상 최악의 기아사태에 직면하는 등 아프리카의 굶주림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논쟁이 촉발되기 시작한 것은 맥아프리카의 탄생을 알리는 대형광고판이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곳곳에 내걸린 지난 주부터. 맥도널드는 햄버거빵이 아닌 피타(빈대떡처럼 넓고 얇게 구운 밀가루빵) 사이에 쇠고기, 치즈, 감자와 샐러드 등을 넣은 신종 햄버거를 선보이면서 미화 4달러 20센트에 '아프리카의 맛을 체험하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맛 체험'을 호소하는 이 광고판은 노르웨이 자선단체들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기아에 고통받는 아프리카 대륙 이름을 햄버거에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

노르웨이 교회지원기구(NCA, Norwegian Church Aid)에서 일하고 있는 타르예 반빅(Wanvik)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가 아마도 역사상 최악의 기아재앙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맥아프리카'라는 이름의 햄버거가 출시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적십자와 캐어 노르웨이 등 대다수 다른 자선단체들도 같은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NCA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오슬로의 한 맥도널드 지점밖에서 논쟁을 촉발시킨 햄버거에 대한 대안으로 맥도널드 가게앞에서 고영양가 비스켓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이 나눠주는 비스켓을 외면한 채 맥도널드 레스토랑에 들어가 고기가 많이 들어간 '맥아프리카' 햄버거를 맛보고 있다.

그런데 '맥아프리카 햄버거'를 둘러싼 비판에 시달리던 맥도널드에게 예기치 않은 지원군이 나타났다. 아프리카인들 스스로가 값싼 동정은 싫다며 자선단체들의 비난에 반발하고 나선 것.

노르웨이 오슬로의 아프리카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아프리카 청소년회(AUN, Afrikan Youth in Norway)는 자선단체들이 너무 아프리카의 부정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했다. 이들은 아프리카 전체를 부정적인 기아와 굶주림의 대륙이라고만 생각하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기아와 재앙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역차별"**

라미시 구라(Gurah) AUN 대표는 "아프리카라는 단어가 항상 전쟁과 굶주림, 지원, 재앙과 관련돼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침내 아프리카라는 대륙의 이름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물론 아프리카 대륙 일부가 끔찍할 정도의 식량부족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륙 전체가 그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은 사실과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구라씨의 견해는 노르웨이의 공공차별 반대 연구소장인 악헤나톤 드 레온(de Leon)씨의 지지를 받았다. 레온 소장은 나는 아프리카에 대한 온갖 부정적인 언론보도에 마음이 상했고 지쳤다"며 "나는 자선단체들이 아프리카를 굶주림과 공포에 가득 찬 대륙으로 묘사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맥도널드측은 '맥아프리카' 햄버거 출시와 관련해 그같은 논쟁을 촉발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마가레트 브루스레토(Brusletto) 노르웨이 맥도널드 대변인은 "우리는 맥아프리카 햄버거에 대한 비판을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공격하려는 의도를 갖고 새로운 햄버거를 출시한 것은 아니다"며 "햄버거 출시시점이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맥도널드는 9월 중순까지로 예정돼 있는 '맥아프리카' 햄버거 광고를 중단할 의사는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새 햄버거를 둘러싼 논쟁은 자선단체들과 맥도널드 회사측과의 대화를 통해 해피엔드로 끝날 것 같다.

맥도널드는 노르웨이 교회지원기구가 오슬로의 맥도널드 점포내에서 남부 아프리카의 기아와 싸우기 위해 모금함을 설치하는 것을 허용했다.

하지만 논쟁을 촉발시킨 '맥아프리카' 햄버거의 매출액 가운데 1%를 자선단체에 기부하자는 애초의 제안은 실현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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