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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병풍(兵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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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병풍(兵風)에 달려 있다

서영석의 '삐딱하게 본 정치' <4> 兵風과 대선 판도 1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치권은 온통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 의혹, 요즘말로 병풍(兵風)에 매달려 있다. 이것이 정치권의 불신을 증폭시킨다느니 말은 많지만, 사실 정치권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차기 대선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병풍의 향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또 무슨 돌출변수가 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앞으로 병풍보다 더 큰 대선의 결정요인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누구나 예상했으면서도 이렇게까지 번질 줄은 현실로 닥쳐온 지금에서야 깨닫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는 일이겠으나, 이제 병풍의 향방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게임으로 바뀌고 있다. 지지도고 뭐고 이 폭발력 있는 사안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유동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지경으로 가고 있다.

병풍이란 폭풍의 양쪽 끝에는 물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있다. 개개인으로 찝어 말한다면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있다. 그러나 그 중간 언저리 어디쯤엔가는 제3의 변수 정몽준 의원이 있다.

현단계에서 지지도 1위인 정몽준 의원은 사실 병풍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아무런 검증과정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병풍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전투구에 염증이 난 사람들로부터 상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정몽준 인기의 핵심은 바로 이 '염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 의원이 독자신당을 모색하는 것도, 출마선언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는 것도 다 병풍이란 요인을 감안한 것이라고 보면 맞다. 병풍에 대한 염증은 기존의 정치판에 대한 염증의 또다른 표현이다. 따라서 독자신당을 모색하는 것이 국민여론에 따르는 길이다.

국민 염증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이인제 의원이라든지, 그밖의 변수들이 주도하는 신당에 들어가는 것은 염증 속으로 들어가는 행위다. 그보다는 그러한 염증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자신이 주도하는 신당에 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백번 낫다(물론 가능해야 한다는 전제는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결정변수는 결국 병풍의 향배라고 할 수 있다. 차기 대선을 향해 뛰고 있는 모든 정치주체들은 바로 병풍의 향배를 향해 숨가쁜 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 지금 형세다. 그렇다면 병풍은 영원히 변죽만 울리고 말 그런 사안인가. 그렇지는 않다. 현재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는 나오게 돼 있다.

명예훼손으로 한나라당과 김대업씨가 맞고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유야무야 넘길 수는 없다. 수사 진척이 늦다 뭐다 하지만 지금 진척속도로 보면 다음달 추석을 전후해서 어떻게든 검찰은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가 없는 상태로 몰리고 있다. 검찰 사정에 밝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까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검찰도 정치권 입장을 고려해 수사를 늦추든가, 아니면 결론을 유보할 상황도 전혀 아니다. 이제 검찰은 싫든 좋든 진실에 입각한 결론을 내놓지 않을 수 없는 지경까지 몰려 있다. 결론은 나오게 돼 있다. 그렇다면 대선에 대한 모든 예측은 이에 대한 결론의 방향을 지렛대로 삼지 않을 수 없다. 결론은 복잡하지 않다. 병역비리 의혹이 사실이든가, 아니든가 둘중의 하나다.

가능성은 적지만 설혹 아리송하게 얼버무린다 하더라도, 이미 이것을 받아들이는 유권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갈 것이므로, 최소한 아리쏭한 그 내용이 어떤 식이느냐에 따라 가부간 결론이 난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대선에 미치는 영향으로 볼 때는 어떻게든 결론을 낸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란 얘기다.<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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