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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음이 있기에 그름이 있다”

신영복 고전강독 <100> 제9강 장자(莊子)-5

<예제2>

物無非彼 物無非是 自彼則不見 自是則知之
故曰 ‘彼出於是 是亦因彼’ 彼是方生之說也
雖然 方生方死 方死方生 方可方不可 方不可方可 因是因非 因非因是 是以聖人不由 而照之於天 亦因是也. (內篇 齊物論 )

方(방) : 배를 나란히 세우다. 특정한 때. 특정한 곳.
方生方死(방생방사) : 한 편에서는 죽고 한 편에서는 태어난다. 생에 대립하여 사가 있다
方可方不可(방가방불가) : 可가 있기 때문에 不可가 있다.
彼是方生之說也(피시방생지설) : 저것과 이것은 서로 모순관계에 있다. 서로가 서로를 존재 조건으로 삼는다. 저것과 이것은 서로 나란히 생긴다.

위에 달아놓은 주(註)만으로 해석하기에 좀 부족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전체적인 의미를 풀이해보지요.

“사물은 어느 것이나 저것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이것 아닌 것이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대적 관점(自彼)에서 보지 못하고 주관적 관점(自是)에서만 보고 있다. 그래서 저것은 이것에서 나오고 이것은 저것에서 말미암는다고 하여 이것을 (惠施는) ‘저것과 이것의 모순이론’이라고 하는 것이다.

生과 死, 死와 生 그리고 可와 不可, 不可와 可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조건이 되는) 모순관계에 있다. 옳음이 있기에 그름이 있고 그름이 있기에 옳음이 있는 법이다. 그러기에 성인은 특정한 입장에 서지 않고(不由) 하늘에 비추어 본다고 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亦因是也).“

본문은 이어집니다만 여기까지만 소개합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혜시(惠施)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실상계(實相界)의 상대주의적 한계(限界)를 깨달아 사물의 한 면만을 보지 말고 하늘에 비추어보고, 도의 중심(道樞)에서 보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풀이한 내용은 몇 군데 일반적 해석과 다소 달리한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만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풀이에 덧붙여 원문을 괄호에 넣어 두었습니다. 관심이 있는 학생은 다른 번역서와 비교해보기 바랍니다.

번역은 어디까지나 문법이나 용례에 있어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장자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번역상의 차이가 있는 부분은 원문을 괄호에 넣은 자피(自彼) 자시(自是) 그리고 방(方)에 대한 해석과 불유(不由) 역인시야(亦因是也) 부분입니다. 여러분이 비교해 보기 바랍니다.

이 예제는 장자의 상대주의 철학이 압축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제물론(齊物論)에 있는 其分也成也 其成也毁也 凡物無成與毁 復通爲一 唯達者知通爲一과 같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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