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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달러 투자로 1천5백만달러 챙기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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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달러 투자로 1천5백만달러 챙기는 비결은"

크루그먼 교수, 부시의 연줄자본주의 강력 비판

미국의 경제석학 폴 크루그먼 교수(프린스턴대)가 작심하고 부시 비판에 나섰다. 지난 2일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 제하의 뉴욕타임스 칼럼 이후 이달 들어 벌써 4번째 부시 대통령의 사업가경력을 집요하게 파헤치면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다.

16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4번째 칼럼 ‘부로의 계단들(Steps to Wealth)'에서 크루그먼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프로야구 구단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매입과 매각에 얽힌 비화를 소개하면서 그가 백만장자의 대열에 끼게 된 것은 한마디로 연줄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80년대까지 친지들의 도움으로 근근히 사업을 유지해 오던 부시가 백만장자 대열에 올라서고, 또 텍사스 주지사 등 정계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텍사스 레인저스 매입이었다.

그는 1989년 이 구단 매입에 60만6천 달러를 투자해 공동 소유주가 됐다. 이 매입대금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하케 에너지 주식 매각대금으로 충당됐다. 그런데 1998년 텍사스 레인저스를 매각했을 때 그가 챙긴 액수는 무려 1천4백90만 달러였다. 9년만에 자그마치 20배가 넘는 투자수익을 확보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우선 부시와 그 동업자들은 새 야구장 건설에 텍사스 주정부로부터 이례적으로 막대한 재정지원을 받았다. 그 액수는 자그마치 1억5천만 달러였다. 부시 등 구단 소유주들은 재정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구단 연고지를 옮기겠다며 주정부를 압박했다. 이 재정지원을 위해 텍사스 주정부는 할 수 없이 세금을 인상해야 했다.

구단 소유주들은 텍사스 레인저스를 지난 98년 당초 매입가격의 3배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부시의 배당금은 2백30만 달러가 됐다. 그러나 실제로 부시가 받은 돈은 1천4백90만 달러였다. 부시의 소유 지분은 1.8%에 불과했으나 공동소유주들이 지분을 12%로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그는 텍사스 주지사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같은 특혜에 대해 기업가 등 주정부의 정책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공동 소유주들이 “현직 주지사에게 1천2백만 달러의 선물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꼬았다.

한편 부시는 레인저스 구장 신축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면서 94년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 도전, 당선됐다. 주지사에 당선된 후 그가 한 일 중 하나는 각종 공공기금을 ‘민영화’시킨 것이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텍사스 주립대학의 장학기금이다. 무려 90억 달러에 이르는 이 기금의 운용을 부시는 톰 힉스라는 민간기업가가 운영하는 우팀코라는 기업에 맡겼다. 나아가 기금의 투자 실적 등 운용 실태를 공개하라는 기존 규정을 철폐했다. 주립대학이라는 공공기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힉스는 이 장학기금을 맡은 뒤 최소한 4억5천만 달러 이상을 자신의 계열기업 등이 운영하는 민간펀드에 투자하는 등 개인적 치부에 이용했다. 기금 운용의 문제점을 지적한 우팀코의 한 직원은 해고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톰 힉스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1998년 '가격은 문제없다‘며 텍사스 레인저스를 당초 매입가격의 3배에 사들인 인물이 바로 톰 힉스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처럼 텍사스 레인저스에 얽힌 부시의 행태를 소개하는 이유로 “부시가 부자가 된 것은 전적으로 후원과 연줄에 의한 것임을 대중들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부시의 과거 사업거래로부터 정보공개를 꺼리고 공공정책과 사적 이해를 혼동하는 현 부시행정부의 여러 특성들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가 하켄에너지 주식 판매와 관련된 자료들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나 신설될 국토안전보장부를 정보공개법 및 내부고발자보호법의 예외 대상으로 하려는 것은 부시행정부의 비밀집착증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또 텍사스 주립대학 장학기금의 경우는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공공기관을 친구들에 대한 사업적 특혜, 자신의 정치적 통제력 강화를 위한 도구로 활용해 온 부시적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부시는 자신이 톰 힉스와의 거래로 개인적 이익을 취하는 것에서 아무런 거리낌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국방부가 핼리버튼(체니 부통령이 과거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던 석유기업)과 특혜성 거래를 해도 아무런 문제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부시의 과거 사업 경력으로 보아 앞으로 부시 행정부가 어떤 행태를 보일지는 너무도 뻔하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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