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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 중국이 풀어라"

IHT 칼럼-북한 붕괴의 최대 피해자는 중국

6.29 서해교전으로 남북, 북미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현재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변수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게 바로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 정부의 입장이다.

지금까지 주변 열강중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온 중국은 최근 탈북자와 국경선 경비 문제 등으로 북한과 미묘한 긴장관계에 빠져 있다. 과연 중국이 자국의 이해를 충족시키면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인터내셔널해럴드트리뷴(IHT)의 칼럼니스트 필립 보링은 11일 '중국이 풀어야 할 문제(A Problem for China to solve)'라는 칼럼을 통해 북한문제를 해결해야 할 나라는 중국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인접국이자 우방인 중국에도 골치아픈 존재이지만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국가는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링은 경제개방정책을 추진중인 중국 정부는 북한 정권의 붕괴를 막기 위해 식량 연료 등의 대북지원을 계속하고 있지만 북한을 설득시켜 폐쇄정책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은 하지만 결국 북한 문제를 풀어야 할 국가는 다른 나라가 아닌 바로 중국이라며 나머지 국가들은 이제 과장된 북한의 무기개발 위협 등에 대한 걱정을 접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북한은) 중국이 풀어야 할 문제'**

미국에게 있어 북한 정권은 조지 W 부시가 지목한 악의 신전(pantheon of evil)의 중요한 멤버중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한국에게 북한은 끝없는 좌절이자 때때로는 위험의 원천이다. 일본에게 북한 미사일은 자국의 방위 능력에 결함이 있음을 노골적으로 일깨워 준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적대적인 국가들이 아니라 마지막 남은 우방인 중국에게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평양에 대한 울화가 공식적인 것은 아니나 중국인들은 사적으로, 그리고 대중적으로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배우고 변화하기를 고집스럽게 거부하는 데 대해 경멸과 함께 이따금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자기들의 생존에만 집착하고 있는 공산당 집권층이 장악하고 있는, 화를 잘 내고 까다로운 이 북한정권을 중국이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발생한 사건들은 북한이 중국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주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베이징에서 일어나고 있는 북한 난민 망명사태로 중국은 계속 당황하고 있다. 또 주중 외국대사관 주변의 경비 강화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은 재발할 것이 틀림없다. 중국이 자국을 통한 망명을 부추기고 있는 한국 등 외국의 기독교 단체들을 단속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또 북한과의 접경지역 경비를 강화했으나 완전 봉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실 (양국 사이의) 엉성한 국경선은 북한 당국으로서는 주민을 먹이고 입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방책이라는 점에서 이득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발생한 남북 해군간의 교전에 대해 눈에 띄게 어느 편도 들지 않았다. 중국은 한국이 월드컵을 주최하고 4강에 진출한 승리의 순간이 어떻게 전환될 수 있는가를 똑똑히 지켜보았다. 이 사건은 결코 확전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나 2008년도 열릴 베이징 올림픽 역시 인접한 한반도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중국에게 일깨워 주었다.

당장 서해교전은 중국이 인내하며 독려해 온 한국의 '햇볕정책'에 새로운 위협이 됐다. 이로 인해 12월 대선에서 보수적인 한나라당이 승리하여 부시 취임 이후 불편했던 한미관계가 친미 쪽으로 기울어 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또 염려하는 것은 북한이 개혁노력 부족으로 한국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결국 정권 붕괴와 즉각적인 독일식 흡수통일로 이어지는 것이다. 중국은 특히 미군이 아직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시점에 남북이 통일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군이 철수하여 한반도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중국의 영향권 안에 들어온다 해도 동질감이 무척 강한 조선족이 중국 땅에 많이 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은 현 북중국경이 지켜질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정권을 유지시키며 갑작스럽고 파괴적인 변화를 피하기 위해 북한에 식량, 연료, 비료 지원을 계속해 왔다. 중국은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북한을 압박함에 있어 실제든 허위든 도움을 주는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억지 양보를 얻어내는 등 북한과의 관계를 외교 전선에서 매우 효율적으로 이용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을 설득해 국내 정책을 변화시키는 데는 별 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중국은 어느 나라보다 북한 지도부에 근접할 수 있으나 영향력은 별로 없다. 지난 해 김정일은 중국의 경제개혁을 보여주는 선전 도시 센젠과 상하이를 방문했다. 그가 감명을 받은 것은 확실하나 김정일과 같이 생존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전정한 변화란 위험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북한이 경제개혁을 하지 않고 한국의 햇볕정책에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위험을 감수하며 경제지원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할 것인가? 북한 군부와 당내에 중국이 개혁을 자극하기 위해 지지할 수 있는 파벌이 있는가? 아니면 북의 국내 정치가 너무 불투명하거나 민족주의가 너무 강해 중국의 개입 시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닐까?

중국은 현재 자신들의 전당대회와 새로운 리더십 양성에 몰두해 있는 상황이다. 중국 스스로 정책 무력증을 앓고 있다. 상당수 당과 군부 인사들은 북한을 억지로 변화시키거나 대북 지원을 중단, 북한을 표류하도록 만드는 것은 전략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현 상황은 불편하긴 하지만 참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중국의 보수파들조차 이 기괴한 공산주의 우방이자 인접국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번영하며 교역지향적인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넓히는 데 있어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제 우리들은 북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북한의 군사능력은 그들의 수사만큼이나 과장돼 있다. 북한은 중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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