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후 비수기를 맞은 광고시장의 급속한 위축이 전망됨에 따라 신문ㆍ방송 등 언론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매체별ㆍ신문사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고주협회가 5일 업종별 4대 매체 기준 30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7월 광고경기실사지수(ASI)를 조사한 결과는 76.9를 기록, 월드컵 경기로 그나마 한숨 돌렸던 6월에 비해 대폭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월별 ASI가 100 이상이면 전달보다 광고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생각하는 광고주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나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음을 의미한다.
<표 광고경기실사지수(ASI) 추이>
올해 들어 ASI 지수가 100 이하를 기록한 것은 6월에 이어 7월이 두 번째. ASI 지수 97.5를 기록했던 6월은 한국팀의 월드컵 4강진출로 광고예산이 초과지출되면서 실질적인 광고실적은 112.8로 전망치를 넘어섰다. 하지만 광고비의 초과지출에 따른 반락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또 여름철은 비수기라는 점에서 7-8월은 극심한 광고시장 침체가 예상된다.
매체별 ASI 지수는 TV가 65.4, 신문 92.2, 라디오 86.5, 잡지 79.8, 온라인 90.0, 케이블ㆍ위성TV 87.1 등이다. 광고주 업종별로는 가정 및 생활용품의 109.7과 건설 부동산 부문의 98.3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주협회는 그러나 “주가하락, 환율급락, 불투명한 미국 경제 등 대내외적인 불안요소가 잠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의 실물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광고경기가 하락세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혀 일말의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월드컵 덕본 언론사는 방송3사ㆍ조중동뿐**
월드컵 반짝 경기를 보였던 6월 또한 방송 3사와 동아ㆍ조선ㆍ중앙일보 등 일부 신문사를 제외하곤 겨우 평년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떨어졌다는 게 언론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부 매체에 집중되는 광고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 신문사의 경우 광고시장 위축은 생존차원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문사 광고국 종사자들은 6월 월드컵 특수가 없었던 이유로 5월에 집중됐던 부동산 광고 등이 6월에는 월드컵 때문에 광고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 광고주들의 집행기피로 대폭 감소한 것을 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신문사 전체 광고매출의 30% 정도를 기록했던 부동산 광고는 6월 10%대로 줄어들었다.
신문업계는 또 기업광고도 상품보다는 이미지 광고가 주를 이뤘다는 점과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과 독점계약을 맺지 않은 기업들이 ‘월드컵’이나 ‘4강’ ‘8강’ 등의 월드컵 관련용어를 쓰는 것이 금지됐기 때문에 광고수주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고주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이 온통 월드컵에 집중된 상황에서 월드컵 관련용어도 쓰지 않으면서 광고효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광고시장이 가장 호황을 누렸던 시기는 지난 3월과 5월로 ASI 전망지수가 각각 134.7과 122.7로 조사됐으며 실적지수 또한 124.3과 123.3을 기록했다. 반면 실적지수 112.8을 기록한 6월의 경우 방송3사와 일부 대형신문사에 광고가 집중되면서 중소신문사들은 5월 대비 30%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업계도 올 하반기 광고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주요 광고주들이 이미 상빈기중 월드컵 등으로 인해 올해 예산중 70% 정도를 소모했기 때문에 하반기 광고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라는 말이다. 다만 7-8월 비수기가 지나고 나면 상반기중 광고집행을 줄였던 기업들이 하반기 경기 회복여부에 따라 광고집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팀 월드컵 선전 덕본 방송3사, 신문업계에 비해 낙관적**
광고시장 위축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여유를 나타내는 곳은 방송3사. 방송3사는 월드컵 중계권료로 3천5백만달러(약 4백20억원)를 각각 150억원 정도씩 지불한 후 한국팀의 4강진출로 MBC가 5백억원, SBS 4백50억원, KBS 3백50억원 정도의 광고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3사 또한 월드컵 초반에는 광고판매율이 60%에 머물러 적자를 예상했지만 계속되는 한국팀의 선전으로 15초당 광고비를 4강전의 경우엔 6천만원까지 받으며 흑자로 돌아서 얼굴을 폈다. 방송3사는 또 하반기 광고전망에 대해서도 신문업계에 비해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MBC SBS의 경우 7월과 8월의 하락폭도 그리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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