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순방 이후 가진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내곡동 사저와 관련해 한 줄짜리 짧은 소회를 전했다. 주어도 없고, 목적어도 빠졌으나 말하는 이의 안타까운 마음만은 문장 안에 살아 있었다.
그래서일까. 몇몇 트위터 이용자들이 이명박 대통령 말의 숨은 뜻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노종면 YTN 전 노조위원장이 관리하는 @YoToNews는 삼지선다형의 친절한 해석을 제시했다.
MB의 내곡동 사저 발언, 다음 중 가장 적절한 교정은?
①걱정 끼쳐→들켜 ②안타깝다→아깝다 ③걱정 끼쳐..안타깝다→들켜..아깝다
이에 @Brendellove는 "정답은 3번"이라며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자찬하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의 뜻이 "몰래 해보려했는데"(@holdon_jyj), "분하게 들켜서"(@shonhyunjin), "본인이"(@nhk0070)라며 제시된 해석에 다양한 의견을 덧붙이는 트위터 이용자도 있다. 특히 작가 공지영 씨가 '본의 아니게'라는 말을 부각시켜 리트윗하자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프레시안(손문상) |
특히 @jjeong1112는 "'본의 아니게 걱정끼쳐' 다음에는 '죄송하다' 아니에요?"라며 "걱정을 끼치게 되어...안타깝다"가 무슨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oldboy9273도 "불법이 탄로 났는데 '본의 아니게 안타깝다?' 세상 편하게 사는 것도 정도가 있지"라고 비난했고, @jhw0373 역시 "몇 십억 원이 본의 아니게?"라고 말하며 서민과는 괴리가 있는 통 큰 액수를 비꼬았다.
한편 @cloud81jang는 이 대통령 말을 빌려 "본의 아니게 서울시에 살고 있어 시장선거에서 나경원 후보를 안 찍는 물의를 일으키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내곡동 사저 논란 10일 만에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이명박 대통령. 26일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의식한 '꼬리 짜르기'라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이명박 정권의 레임덕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 사저 논란은 영부인인 엄마가 보증을 서고 아들이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수억을 대출을 받은 부동산 거래다. 내 집 마련을 위한 HOW TO 정석을 보여준 이명박 대통령. '본의 아니게'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쳐 얼마나 안타까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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