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월드컵'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국과 일본의 '서로 다른 월드컵'

한 중국 기자의 한ㆍ일 월드컵 관찰기

최근 일본을 다녀온 사람들에 따르면 그곳의 월드컵 열기는 우리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월드컵이 단연 장안의 화제인 우리와는 달리 그다지 큰 화제가 되지도 않고 응원 열기도 한국과는 다르다고 한다. 그 차이가 두 나라간 문화의 차이인지, 아니면 월드컵 자체에 대한 관심의 차이인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양국의 월드컵을 모두 취재한 중국의 한 기자는 "일본은 월드컵을 대함에 있어 자신을 한 단계 더 높은 위치에 두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단계 더 높은 위치'라는 것이 일본의 국제적 위상을 말하는 것인지, 축구 실력을 발하는 것인지에 대해 이 기자는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 어쨌든 흥미있는 관찰임에 틀림이 없다. 중국 공인일보에 실린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두 주최국의 서로 다른 월드컵'(중국 工人日報/6월 18일자)**

월드컵 개최현장에서 월드컵을 직접 보면서 한ㆍ일 양국은 2개의 '서로 다른 월드컵'을 개최하고 있음을 느꼈다.

한국 인천공항에서는 강렬한 월드컵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월드컵 포스터, 월드컵 관광객 안내소, 한국 방문자들을 대상으로한 특별교통편 제공 등 월드컵 방문객들에 대한 주최국의 뜨거운 손님맞이를 느낄 수 있다. 서울 거리 도처에 월드컵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으며, 메인프레스센터 앞에는 멀리에서도 월드컵 전용 장소임을 알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일본에 도착한 후의 느낌은 한국과는 완전히 틀렸다. 해외 방문객들은 일본의 나리타 공항에서 월드컵 안내 등 자료와 안내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쿄에서 TV방송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 곳이 월드컵 주최국'이라는 느낌을 받기가 힘들었다. 월드컵 개최지인 요코하마에 도착한 후에도 50m 가까이에 있는 월드컵 메인프레스센터를 찾지 못하였다.

월드컵 개최와 관련, 두 나라의 분위기는 확연히 틀렸는데 이는 표면적인 부분 뿐 아니라 서비스 태도에서도 보아낼 수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재정적인 이유로 이번 월드컵에서 한일 양국의 프레스센터의 전화, 인터넷을 포함한 주요시설을 유료 서비스로 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러나 기자는 인터넷 사용에서 여전히 많은 기술적인 문제가 나타나 작업 효율에 지장을 느꼈다. 한국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메인프레스센터 옆에 뉴스서비스센터를 설치하고 기자들에게 무료로 설비들을 사용하도록 제공함으로써 각국 기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었다.

그러나 일본의 메인프레스센터는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적었으며, 기자실에는 수시로 자원봉사자들이 기자들의 '규정위반'을 지적하곤 했다. 이곳에서 기자가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 컴퓨터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 혹은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 원고를 발송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침침하고 텅 빈 로비는 딱딱한 분위기여서 드나드는 사람도 아주 적었다.

한일 양국의 월드컵에 대한 열기는 완전히 달랐다. 한 자료에 의하면, 월드컵 경기가 열릴 때 한국의 전기 소모량은 평상시보다 현저히 줄어 들었다. 이는 월드컵 경기가 열릴 때 많은 한국기업이 생산을 정지하거나 축소생산 했고, 출근하지 않은 사람들은 광장에서 함께 경기를 관람하며 축하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일본의 간토우(關東) 지역은 월드컵 경기시 전기사용량이 평시보다 5% 늘어났는데 일본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의 기업은 여전히 정상가동을 했으며, 일본의 축구팬들은 집집마다 TV를 시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성격상의 이유인지 아니면 자신의 실력이 충분하다고 믿기 때문인지 일본은 월드컵을 대함에 있어 자신을 한 단계 더 높은 위치에 두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국내에서도 사실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북경에서 열리는 경기가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할 가능성은 절강성이나 사천성 등의 중등 도시에서 개최될 경우보다 더욱 크다.

월드컵 개막식 전 한국의 한 관계자는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직경 6m의 2개의 북이 하나의 축구공으로 합쳐지는 것인데, 이는 월드컵이 한ㆍ일 양국에서 공동 주최됨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자랑스럽게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두 개의 북은 하나로 쉽게 합쳐지더라도 두 개의 서로 다른 국가가 동일한 스타일과 분위기의 월드컵을 개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