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진행중인 언론의 검증작업이 정책중심의 검증을 하겠다던 애초 약속과는 달리 정당이나 후보의 정책검증보다는 후보 개인에 대한 검증에만 치우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6월 13일 열리는 지방선거부터는 해방 후 최초로 당의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실시됨에 따라 각 정당의 정책검증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일부 언론의 경우 공약평가에 대한 기사가 한 줄도 보이지 않거나 관련기사가 있더라도 구태의연한 공약평가에 그치거나 수박 겉핥기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조(언론노조, 위원장 김용백)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정책연구실은 지난 28일자 10개 중앙일간지를 대상으로 6.13 지방선거 각 당 공약 관련기사를 모니터한 ‘3차 선거보도 분석보고서’를 내고 “언론은 공약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실위 정책연구실이 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것은 첫째 언론보도에 공약에 대한 검증은 없고 소개만 있다. 둘째 정책검증에 대한 언론의 무관심은 정당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함으로써 유권자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게 하고 있다. 셋째 언론은 공약이 나오게 된 배경, 개별공약과 기존 정강정책의 일치여부, 실행가능성, 우선순위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통해 정책검증을 실시해야 한다 등이다.
다음은 “언론은 ‘공약검증’에 나서야 한다”는 민실위 정책연구실 보고서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 전문과 각 언론사별 분석비교표는 언론노조 홈페이지(http://media.nodong.org)에 실려있다.
첫째 이번 선거부터는 정당명부식 비례비표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정당의 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 해방후 최초로 당의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정당투표가 병행된다.
- 따라서 중앙당의 정책은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 조선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는 공약평가에 대한 기사가 한 줄도 없다.
- 그 외의 신문 : 구태의연한 공약평가 + 일회성 수박 겉핥기식 평가에 그치고 있다.
둘째 정책검증에 대한 언론의 무관심은 정당들에게 면죄부를 준다.
- 각 정당 정책 수립원칙 :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보다 무조건 좋은 것만 모아 나열한다.
- 각 정당은 이런 정책을 내고도 유권자에 대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 결론적으로 발표를 위한 공약에 그치고 있다.
- 언론은 이런 정책을 나열식으로 소개하거나 일회성 비판으로 그치고 있다.
예) 일회성 비판기사의 제목 : 선심, 재탕, 空約, 생색내기, 베끼기 등이다.
- 언론은 정당과 정치인들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
셋째 선거에서 정책검증은 언론 본연의 기능이다.
- 이번 공약보도 : 판세분석이나 경마보도식 관전기에다 후보 입만 좇아 다니며 가십거리만 찾았다.
- 언론이 공약검증에 적극적이면 자연스럽게 공약이 정당간 쟁점으로 부각한다.
- 이런 공약과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것이 정책선거다.
- 언론은 공약검증을 통해 유권자인 독자에게 영향을 미쳐야 한다.
넷째 지금이라도 언론은 정책검증에 들어가야 한다.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범주를 정해 탐사보도를 시작해야 한다.
- 어떤 배경에서 이런 공약이 나왔는지,
- 개별 공약들이 기존의 정강정책과 일치하는지,
- 국민들의 생활에 어떻게 반영될지,
- 실행 가능한지, 재원 조달방법은 구체적인지,
- 우선 순위가 적합한지,
- 출마자들의 권한과 영역에 합당한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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