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내년 초로 미뤄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와는 달리 미국이 올해 안, 아마도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공격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미국의 반전운동가이자 대학교수(디트로이트 소재 웨인주립대)인 프랜 쇼는 7일(현지시간) 한 시민단체 사이트(www.commondreams.org)에 올린 글을 통해 ‘내년 초 이라크 공격설’은 미 국방부가 흘린 역정보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주류언론이 보도한 시점보다 훨씬 앞당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라크 침공: 생각보다 이르다(Invasion of Iraq: It's Sooner Than You Think)' 제하의 기사에서 부시 정부의 이라크 침공이 오는 11월초의 중간선거 이전에 단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같은 예상의 근거로 우선 최근 몇몇 육군이동외과병원(MASH)팀들과 예비군 병력들에 대한 현역 복귀 명령이 속속 내려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MASH팀의 현역 복귀는 오는 7월부터 6개월간으로 규정돼 있어 내년 초 공격설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하요새 파괴용으로 쓰이는 저강도 핵폭탄을 비롯, 미 군수물자 생산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중동지역에 미 전함이 속속 증파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수주일 후 미 해군은 인도양상에서 인도와 합동으로 가상 전쟁게임(war game)을 벌일 예정이라고 그는 전했다. 그는 이같은 움직임들은 미국이 늦은 여름이나 초가을에 이라크 공격에 나설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최근 뉴욕타임스 등 미국언론들이 보도한 ‘내년초 이라크 공격설’은 국방부측이 고의적으로 유포한 역정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4월 28일 미국정부가 내부 쿠데타에 의한 후세인 정복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라크에 대한 전면침공쪽으로 결론을 내렸으나 군사적 외교적 이유로 공격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공격 시기와 관련, “미 병사들이 화학적 군복으로 중무장해야 하는 만큼 여름은 불리하며, 전쟁이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하고,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간 분쟁 해결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내년 초로 시기를 늦췄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프랜 쇼는 최근 미 상하 양원이 이스라엘 결의안을 채택하고, 국방부내 강경파들은 이스라엘군을 이라크 침공의 필수적 동맹군으로 간주하는 등 미 국내 친이스라엘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부시 행정부가 이ㆍ팔 사태를 해결한 연후 이라크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선거도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침공을 서두르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미 민주당이 최근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환경정책 등 부시 행정부의 국내정책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데 대한 대응수단으로 중간선거 이전에 이라크 공격을 단행, 미 국내에 애국주의 물결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신문 가디언도 7일자 기사를 통해 이라크측도 미국측의 공격이 임박했음을 각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라크, 미국과의 전쟁 예상(Iraq Now Expects War With US)' 제하의 기사에서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의 말을 빌어 후세인 정권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이라크의 유엔 무기사찰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이라크의 유엔사찰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무력)행동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타리크 아지지 부총리는 7일 바그다드를 방문한 영국 의원단 및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유엔 사찰을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노’라고는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10년간 이 문제에 관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사찰 수용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이라크측이 유엔 무기사찰을 허용한다 해도 사찰단원들이 엉뚱한 문제로 이라크가 협조적이지 않다고 비난할 것이며 미국은 이를 이라크 침공의 구실로 활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침공 시기에 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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