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편집인인 이현락 전무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 파크뷰 아파트의 특혜분양 의혹과 관련해 7일 갑작스럽게 사표를 제출했다. 이 편집인은 동아일보의 인사와 편집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인물로 알려졌는데 이 전무의 사퇴가 앞으로 동아일보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도 주목된다.
이현락 편집인(61)은 당초 6일 사표를 제출했으며 7일 동아일보 간부들에게 자신의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의혹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편집인은 파크뷰 특혜분양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받은 후 부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부인과 처제가 지난해 3월 각각 1채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말했다. 이 편집인은 이 분양이 특혜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분양 자체가 회사에 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측은 이 편집인이 최근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이 주장한 고위층의 파크뷰 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관련 언론인 중 자신의 이름이 거명된다는 것을 듣고 특혜로 분양받은 것은 아니지만 신문 제작 등 회사에 부담이 되면 안된다는 판단하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는 그러나 현재 대표이사인 김학준 사장이 IPI 총회 참석차 외유중이며 전무이사의 사표수리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아직 사표가 공식 수리된 상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현락 편집인 "줄서서 분양받은 것으로 특혜와는 관계가 없다"**
이 편집인은 간부들에게 밝힌 해명을 통해 부인에게 왜 분양을 받았느냐고 묻자 부인이 '아들이 군대 갔다 와 결혼해야 하기 때문에 결혼준비를 위한 것이었으며 처제는 아직 집이 없는 상태라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분양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답변했다고 특혜분양에 대한 의혹을 설명했다.
이 편집인은 분양받은 경위에 대해 지난해 3월 파크뷰 아파트 분양 당시 부인과 처제가 새벽 4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 부인은 1층에 33평짜리를, 처제는 2층 33평짜리 아파트를 각각 분양받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관계자는 이 편집인의 전격적인 사표제출과 관련해 "이 편집인은 특혜로 분양받은 것은 아니지만 집이 있는 사람이 새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게 재테크로 비쳐질 수도 있어 상당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언론사 간부로서 자책감을 느끼고 사표를 제출했다고 파악된다"며 "또 시간이 지나면서 특혜가 아니라는 게 밝혀질 수도 있겠지만 특혜시비가 계속 거론되면 회사에 누가 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간부들은 6일 이 편집인의 사표제출을 만류했으나 본인의 사퇴의사가 완강해 결국 7일 공식적인 전격 사의표명이 이뤄졌다. 특히 김은성 전 차장이 주장한 분당 파크뷰 아파트 특혜분양 의혹은 동아일보 특종이라 이 편집인이 상당한 부담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기자는 "이 편집인이 전에도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특정세력의 음해가 있었다고 봤기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파문이 오래 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구설수에 오른다는 것이 부담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 편집인은 이에 앞서 지난 84년 경기도 의왕시 대지 86평을 분양받았다가 88년 매도하는 등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부동산을 매입했다가 되판 것으로 밝혀져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 편집인은 공개분양에 따라 매입, 매각한 것이므로 합법적인 거래였다고 해명했었다.
***이 편집인 사퇴 이후 동아일보는**
한편 이 편집인은 동아일보의 인사와 편집 등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어 이 편집인의 갑작스런 사표제출이 내부의 역학구도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으나 동아일보측은 이번 파크뷰 건외에 다른 계기는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 편집인의 사퇴는 동아일보내의 역학구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특히 김병관 전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재호 전무로의 세습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동아일보 내부에서는 이 편집인이 지난 2000년 이미 주필에서 편집인으로 물러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중견기자는 "이 편집인은 심의연구담당 전무로 이미 재작년부터 신문제작 등 실무에는 관여해오지 않고 있다"며 "이 편집인의 사퇴를 동아일보내의 역학구도 변화와 연결시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67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이 편집인은 경제부 차장 부장, 편집부국장 등을 거쳐 94년 편집국장과 99년 상무이사겸 주필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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