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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23개국서 77차례 反IMF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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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23개국서 77차례 反IMF 시위

英 시민단체, "IMF가 민주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개발도상국가들의 경제성장을 도와주는 구원자인가, 아니면 국제금융자본의 앞잡이로 개도국의 사회불안을 야기시키는 파괴자인가.

영국에 런던에 본부를 둔 한 시민단체는 단연코 후자라고 답한다. '세계개발운동(World Development Movement)'이라는 이름의 이 시민단체는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한해동안 아르헨티나 23개국에서 IMF의 일방적 경제정책 강요에 항의하는 항의시위및 시민폭동이 77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7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IMF와 세계은행 연례회의에 맞춰 발표된 '불안정 상태에 대한 보고서(States of Unrest) 2'는 구제금융 제공을 빌미로한 IMF의 '정책 지도'가 어떻게 개도국 국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지를 고발하고 있다.

<사진>

***지난해 IMF 반대시위로 76명 사망**

지난해 12월 국가재정 악화로 당시 페르난도 델 라 루아 대통령이 사임한 아르헨티나에서는 반정부 시위로 적어도 30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페르난도 대통령 사임 직후 지난 1월 두 명의 후임자가 잇따라 사임하는 등 심각한 정치위기를 맞았던 아르헨티나의 경제사정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의 사주를 받은 IMF가 아르헨티나의 '경제개혁'을 요구하며 자금지원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자본도피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지난 19일 또다시 금융거래를 전면중단시키는 등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 개최된 세계은행과 IMF 연례회의에서 배포된 세계개발운동 보고서는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사태를 주요 의제중 하나로 만들었다.

'불안정 상태에 대한 보고서 2'는 "민주주의의 후퇴와 국가 역할의 축소에 의해 개발도상국가들은 자국 시민들의 이해를 충족시킬 힘을 갖지 못하게 됐다"며 "시위와 항의, 그리고 파업은 자국 정부와 IMF, 세계은행에 그들의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하나의 합법적 수단이자 어떤 경우에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2000년 9월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세계은행과 IMF 연례회의에 공개된 세계개발운동의 첫 번째 보고서는 대부분 젊은 서구 세계의 시위대들이 세계은행과 IMF에 대해 구조조정프로그램(SAPs, Structural Adjustment Programs)을 포기하도록 항의하는 시위를 소개한 바 있다. 비평가들은 구조조정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는 가난을 심화시키고 빈부격차를 더 벌리는 역할을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첫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까지 10개월동안 13개국에서 50차례의 반IMF 시위가 벌어졌다. 또 이 시위과정에서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3백명이 부상당했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신자유주의에 의한 세계경제질서 획일화**

1999년 빈곤퇴치전략보고서(PRSP, Poverty Reduction Strategy Papers)로 개칭된 구조조정프로그램은 전형적으로 정부지출의 삭감, 민영화 추진, 자국 화폐가치의 평가절하, 이자율 인상, 국제사회 시스템에 편입하기 위한 수출증대, 외자 유치 등을 강요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들은 국가경제 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으며 특히 가장 어려운 빈민층에게 주는 타격이 크다. 예를 들어 정부예산 삭감은 주로 사회복지예산 지출을 줄이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민영화는 대량실업을 양산하고 공공요금의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가난한 정부들은 IMF와 세계은행이 수여하는 '양호한 경제운영을 인정하는 증서'를 받지 못할 경우 해외 민간은행 등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없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이같은 정책들을 추종하도록 의무화돼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 해 반IMF 시위가 벌어진 23개국의 상황을 다룬 '불안정 상태에 대한 보고서 2'는 대상국가중 3분의 1은 IMF의 민영화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상황이나 그중 반 이상의 국가들은 IMF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23개국중 대략 반 이상의 국가들은 교사와 의사, 경찰을 포함한 공공서비스 종사자들돠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반대시위를 경험했다. 또 3분의 1 정도 국가에서는 정부예산의 지원중단으로 인해 발생한 기초생활품과 공공서비스의 가격 인상에 대항하는 시위가 목격됐다.

이외에도 3분의 1 정도 국가에서는 후진국에서 종종 상호간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IMF와 세계은행을 직접 비판하는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가장 극심한 시위가 발생한 아르헨티나에서는 때때로 경찰과 군에 대치하는 폭력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는데 이같은 시위는 에콰도르와 인도네시아, 케냐, 말라위, 그리고 파푸아뉴기니에서도 목격됐다.

이 보고서는 또 IMF 지원을 받은 한국을 포함해 앙골라 브라질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가나 인도 멕시코 모로코 모잠비크 네팔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잠비아 짐바브웨에서 발생한 시위와 파업을 소개했다.

***"IMF 정책은 민주적 국가질서를 위협하고 있다"**

보고서 저자인 마크 엘리스-존스(Ellis-Jones) 씨는 "세계 곳곳에서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수백만의 가난한 사람들은 IMF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에 충분히 용감하다. 이 가운데는 의사 농부 교사 노조원 원주민들이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IMF가 그들의 정부를 경제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획일화된 신자유주의 모델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해 국가 기반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격해왔다"며 "빈곤과 무력함이 테러를 부르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이때 (정부와 국민간) 민주적 계약의 후퇴는 곧 바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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