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대통령'으로까지 일컬어지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는 한국 언론사 CEO들의 경영능력은 몇 점일까.
한국언론재단이 지난 3월 8일부터 15일까지 '언론사 CEO'를 주제로 언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메일 설문조사결과(응답자 1백37명)에 의하면 한국 언론사 CEO들의 경영능력은 조사대상 11개 항목중 조직관리력 마케팅능력 등 7개 항목에서 평균점수 이하(5점 만점에 3점 이하)를 기록했다.
<표: 언론사 CEO에 대한 평가>
최근 언론재단이 발행한 '신문과 방송' 4월호는 현직 언론인을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 이상의 언론인들이 자사 CEO에 대해 경영능력과 회사의 경영방향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마케팅 능력 가장 취약**
언론사 CEO에 대한 조사는 지식정보력 조직관리력 마케팅능력 사업추진력 홍보력 회사발전방향제시 윤리성 리더십 대인관계 경영과편집분리 보도관련설정방향 등 11개 항목에 대해 5점 만점(매우 잘한다)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한국의 언론사 CEO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인 윤리성조차 3.5점에 그쳤으며 마케팅능력은 2.5점에 불과했다.
언론사 CEO들이 평균 점수인 3점 이상을 받은 항목은 윤리성외에 대인관계(3.2) 지식정보력(3.1) 경영과편집분리(3.0)에 불과했다.
반면 평균치 이하의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들은 가장 낮은 마케팅능력과 홍보력(각 2.5) 외에 조직관리력과 회사발전방향제시(각 2.6), 보도관련설정방향(2.7), 사업추진력(2.8) 리더십(2.9) 등이다.
***지방방송사ㆍ경제지ㆍ스포츠지 CEO 낮은 점수 받아**
중앙종합지 지방종합지 경제ㆍ스포츠지 서울방송사 지방방송사 등 언론사별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소재 방송사 언론인들의 자사 CEO에 대한 평가가 가장 높았다. 서울에 위치한 방송사 소속 언론인들은 자사 CEO의 윤리성에 4.3점, 경영과 편집분리 항목에 3.8점, 그리고 지식정보력에 3.7점을 주는 등 비교적으로 다른 언론사 종사자들의 CEO 평가에 비해 높은 점수를 줬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언론사 CEO는 지방방송사 CEO들로 가장 높게 나온 윤리성 항목(3.4)외에는 모두 평균점수인 3점을 넘지 못했다. 경제ㆍ스포츠지 CEO들에 대한 평가 역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인사권과 예산권, 편집권을 장악하고 있어 자주 비판의 대상으로 등장하고 있는 중앙종합지 CEO들의 경우 윤리성(3.4) 대인관계(3.3) 지식정보력과 경영ㆍ편집분리(각 3.1) 항목에서 평균을 넘었으나, 조직관리력 마케팅능력 홍보력(각 2.5), 그리고 사업추진력 회사발전방향제시 리더십 보도관련방향설정(각 2.7) 등 7개 항목에서 평균 이하를 얻었다.
물론 중앙종합지나 지방종합지 CEO와 일부 방송사의 경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언론사들이 상당수 있어 이 평가결과를 모든 언론사 CEO에 대해 일률적으로 적용하거나 각 언론사 CEO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의미를 부여한다면 현직 언론인들이 기대하는 언론사 CEO는 어떠해야 하며 현재 무엇이 부족한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언론인들의 지적사항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회사발전에 대한 방향제시와 보도관련 방향설정, 그리고 조직관리력에 대한 불만이다. 현직에 있는 언론인들에게 앞으로 언론인으로서 나아갈 방향과 비전이 분명하지 못하다는 점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회사의 보도방향이나 조직내 인사 등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직급 낮을수록 비판적 평가**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조사대상 언론인중 직급별로 부국장 이상의 언론인들이 CEO에 대한 평가에 있어 차장급 이하 평기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영과 편집의 분리 항목에서 부국장 이상 간부급 기자들이 4점을 주고 있는 반면, 부장급 이하 기자들은 2.9점에 그쳤다. 언론사내에서 직급이 높아질수록 사주나 CEO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인들이 지적한 언론사 CEO의 덕목중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발전방향제시 30.8%(40명), 조직관리력 20%(26명), 마케팅능력 10%(13명) 등이다.
한편 자사CEO에 대해 요구하고 싶은 항목중에는 언론사 위상제고가 30.1%(40명)를 차지해 가장 높았고 급여인상이 21.8%(29명), 근무환경 개선과 공정한 인사가 각 13.5%(각 18명)로 나타났다.
또 언론사 CEO가 되는데 필요한 경력으로는 기자 경력이 3.9점으로 나타나 가장 높았고 판매ㆍ광고와 관리ㆍ자금이 각 3.3점, 기술은 2.2점으로 조사됐다.
언론재단측은 이번 조사에서 각 언론사별 CEO들의 평점이나 랭킹은 고려하지 않았으며 설문지에도 소속사 명기 항목이 없었다고 밝혔다. 분류가 가능한 부분은 직급별 분석과 신문이나 방송, 혹은 서울ㆍ지방 소재 등의 언론사별 종류다.
조사대상 1백37명의 응답자별 분포는 중앙종합지(연합뉴스 포함)가 67명(48.9%), 지방종합지 22명(16.1%), 경제ㆍ스포츠지 14명(10.2%), 서울방송사 18명(13.1%), 지방방송사 16명(11.7%) 등이다. 직급별로는 부국장ㆍ국장이 13명(9.5%), 부장이 22명(16.1%), 차장 26명(19%), 평기자 76명(55.5%)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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