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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미 대화 일단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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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미 대화 일단 거부

2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 발표

북한은 22일 정부 공식 성명을 통해 부시 미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중에 내놓은 대화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 "우리 제도를 인정하려 하지 않으면서 침공의 구실만을 찾으려는 그런 대화는 필요없다"고 밝혔다.

이 담화는 부시 대통령이 "우리의 최고수뇌부를 함부로 건드리고 우리 제도를 헐뜯"었다면서 이는 "우리와의 대화 부정선언이나 같다"고 주장했다. 이는 부시 대통령이 서울 공동기자회견 등에서 북한의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고 김정일 정권의 변화를 촉구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북한이 부시 대통령의 대북대화 제의 등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세종연구소의 이종석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했다기보다는 최고지도자를 비난한 데 대해 반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북한은 일정한 냉각기를 거쳐 중국 등을 통해 조심스럽게 미국과의 접촉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지대의 서동만 교수도 "담화문 모두에 '미국 대통령' 부시라고 명기한 점, 대량살상무기나 기아 등 북한측의 문제를 인정하고 이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 것 등에 비추어 최종적이 대화 거부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날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남측에 대한 비난이나 남북대화에 관한 언급은 일체 없었던 반면 평양방송을 통해 남북 최고위급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남 전문방송인 평양방송은 이날 남한과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21일자 김일성방송대학 특강 프로그램을 통해 "북남관계가 불신과 대결로부터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북남 최고위급 회담으로부터 시작해서 각 정당ㆍ사회단체들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방연구원의 서주석 박사는 북한은 당분간 냉각기를 거쳐 남북대화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 봤다. 다음은 22일 발표된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 전문

지난 2월17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아시아 행각 기간 미국 대통령 부시는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고 내정에 노골적으로 간섭하며 우리를 힘으로 압살해 보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 놓았다.

우리에 대해 험담만을 일삼아 오던 부시는 이번 행각기간에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제도의 변경에 대해 운운하고 지어(심지어)는 우리의 최고수뇌부를 악랄하게 중상모독하는 망동까지 부렸다.

이로써 부시가 우리를 악의 축이라고 망발한 것이 그 어떤 무기 문제나 테로(테러)와의 연관성 문제가 아니라 국제 여론도 평가하고 있는 바와 같이 본질상 우리 최고수뇌부와 우리 제도에 대한 부시의 체질적인 거부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 명백해졌다.

물론 지금 부시에 대한 전세계적인 평가를 염두에 둘 때 그의 망발을 놓고 심중히 논의할 가치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최고수뇌부를 함부로 건드리고 우리 제도를 헐뜯은 데 대해서는 그가 설사 인간으로서의 초보적인 이성마저 잃은 사람이든 정치적 미숙아이든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더우기 부시의 이번 망동에는 비록 어리석긴 하지만 우리 최고수뇌부와 인민대중을 갈라 놓아 보려는 제 나름의 타산이 엿보이고 있다.

힘과 딸라로 남의 나라 정부를 전복하는 데 환장이 된 나머지 이제는 바위를 흙무지(흙무더기)로 알고 접어드는 격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체제를 유권자의 절반도 못되는 지지표를 가지고도 대통령 감투를 가로챌 수 있는 미국의 체제와 같은 것으로 보고 있는 부시의 타산이야말로 가소롭기 짝이 없다.

우리의 제도는 우리 인민이 스스로 선택하고 자기의 생명과 같이 귀중히 여기는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이다. 수령, 당, 대중이 일심단결되여 있고 인민대중이 참다운 정치적 자유를 누리며 서로 돕고 이끄는 우리 사회제도의 독특한 본질에 대해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체제에 대한 부시의 망발은 그 체제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우리 인민의 민족적 감정에 대한 모독이며 우리와의 대화 부정 선언이나 같다. 부시가 줴치기(늘어놓기) 좋아하는 대량살륙무기요 기아요 하는 문제들도 다 다름아닌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추구하며 반세기 이상 우리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경제적으로 봉쇄해 온 결과로 산생된 문제들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부시가 흑백을 전도하다 못해 이제 와서는 우리에게 제도 변경까지 강박하려 드는 것은 그들이 떠드는 대화 타령의 진속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드러내놓은 것으로 본다.

우리 역시 우리 인민이 선택한 제도를 힘으로 변경시켜 보려고 망상하고 있는 부시 패거리와는 상종할 생각이 없다. 미국이 우리 제도를 인정하려 하지 않으면서 침공의 구실만을 찾기 위해 제창하고 있는 그런 대화는 필요없다.

다시 한번 명백히 말하건대 우리가 가장 경계하는 자들은 바로 조선인민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있는 우리의 최고수뇌부와 고귀한 인민적 제도를 힘과 강권으로 어째 보려는 자들이다.

우리 군대와 인민은 우리를 힘으로 굴복시켜 저들의 울타리안에 끌어 넣으려는 자들과는 우리 식대로 끝까지 강경대응해 나갈 것이며 일단 우리를 건드리는 경우에는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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