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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축출 극비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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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후세인 축출 극비 시나리오

이란과 협력→미 공습ㆍ특수군 투입→대중봉기 유도

부시는 과연 언제쯤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공격할 것인가? 아프간 전쟁 이후 미국의 다음 공격 목표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이라크와의 구체적인 전쟁 시나리오가 공개돼 중동지역의 긴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대 이라크 전쟁에 이란을 끌어들여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키고 이라크의 해외 반정부 세력인 ’이라크국민회의‘(INC)가 이끄는 과도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라크의 반정부 지도자 아흐메드 찰라비의 전쟁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세이무어 허시가 작성한 이 기사에 따르면 찰라비의 반후세인 봉기 계획은 8년전인 1993년,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집요하게 추진돼 왔으며, 특히 현 부시 행정부의 실세인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이 적극 지원하고 있어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을 발췌, 소개한다. 편집자

***이란과 동맹, INC 과도정부 수립**

1993년 이후 INC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찰라비는 이번 9.11 테러를 계기로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그는 미 공군의 공습에 미 특수부대가 가세한다면 후세인 정권의 축출은 어렵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후세인 제거계획의 핵심은 이라크와의 오랜 전쟁 경험이 있는 이란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찰라비는 이번 테러전쟁을 통해 미국과 새롭게 손을 잡은 이란의 모하메드 하타미 정권은 INC 군대가 이란 영토를 통과해서 이라크 남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한 INC 관계자는 “이란의 고위 관료가 테헤란에 연락사무소 개설을 승인했다”며 “미국과 이란은 후세인 제거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찰라비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등에 업고 이라크에 진입한 INC는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부시행정부의 신속한 승인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는 후세인 및 그의 측근들이 수니파 회교도인 데 비해 이라크 국민의 3분의 2가 시아파라는 점에서 일반 반후세인 세력의 교두보가 세워지고 나면 자연스레 대중 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강력한 폭격을 퍼붓고 수천명의 특수부대를 이라크 남부에 투입시킨다면 이라크 내부의 반대파들이 봉기하면서 후세인은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현재 미국이 대전차 미사일 등 군사장비 마련에 필요한 재정을 INC에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계획서를 부시정부에게 제출한 상태다.

***아프간 전쟁은 '최상의 모델‘**

미국이 아프간에서 탈레반을 제거한 것은 찰라비의 입지를 더욱 확장시켰다. 한 분석가는 “찰라비는 이라크 국민들의 봉기와 함께 폭격과 특수부대의 침투라는 최상의 모델을 찾았다”고 지적했다.

북부동맹을 과도정부 대상으로 상정, 전쟁에 필요한 내적 동맹세력으로 활용하고 대규모 폭격과 특수부대를 동원하여 몇 주일만에 탈레반을 축출시킨 아프간 전쟁은 더할나위 없는 성공적 모범사례다.

찰라비는 1993년에 이미 후세인 정권의 축출에 관한 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당시 그의 계획은 한마디로 ‘동시다발적인 폭동’을 조장한다는 것. 불만에 가득찬 시아파가 장악하고 있는 이라크 남부의 대도시 바스라를 비롯, 쿠르드족이 통치하는 북부의 모술, 키르쿠크 등 지역에서 반 후세인 봉기를 일으켜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1995년 봄, 찰라비의 폭동 계획은 착수됐으나 쿠르드족 지도부들 외의 동참 세력이 없어 결국 실패했다. 그리고 폭동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1개월 후 유엔 안보리는 이라크의 석유 수출을 허용, 후세인 정권에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당시 찰라비는 미국의 이라크의 석유금수 조치를 해제한다면 이라크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겨 대중 봉기를 촉발할 것이라고 건의했었다.

첫 번째 계획이 실패한 후, 그는 클린턴 정부의 불신을 받으면서도 이라크 북부에서 세력을 다시 확장하고 미 언론과 의회를 설득했다. INC는 곧 미국내 보수주의자들과 걸프전을 수행했던 퇴직 관료들의 관심을 끌었다.

1998년 2월, 와인버거, 칼루치, 럼스펠드 등 역대 미 국방장관들을 포함, 40여 명의 미국 주요 인사들은 ‘사담 후세인이 생화학 무기를 비축하는 등 위협적인 태도를 지속하고 있다’며 후세인정권에 대한 대중 봉기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했다.

이 서한에서 그들은 1993년의 찰라비의 계획서를 언급하면서 그 “후세인의 약점은 대중적 지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들 중 일부는 과도정부에 INC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들은 또 반후세인 세력의 재정 조달을 위해 걸프전 당시 해외 이라크 자산에(약 15억 달러) 대해 취해진 자산 동결 조치의 해제를 촉구했다.

그 서한은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8개월 후, 클린턴은 9천7백만 달러를 반후세인 세력 육성에 배정했다. 정부 내에서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INC는 그 자금 중 1백만 달러만 받을 수 있었지만 미 국무부는 이들의 활동경비조로 거의 1천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워싱턴의 보수주의적 외교정책을 주장해온 리차드 펄과 전 CIA 국장 제임스 울시는 최근 아프간 전쟁을 이라크로 확대시킬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펄은 지난 달, 한 외교정책연구 모임에서 “후세인이 스스로 잘 할 때까지 우리가 기다려야 하는가? 우리는 후세인이 수많은 테러리스트에게 대량살상무기를 보급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가 그런 짓을 하지 않기를 바라고만 있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찰라비 계획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

찰라비의 계획이 부시정부 모든 관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중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후세인과 맞서려 하는 INC의 계획은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 정보 관리는 전했다. 그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악마가 알지 못하는 악마보다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찰라비의 계획이 매우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의회가 그 계획을 쉽게 승인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INC가 부시 정부에 의해 자금을 지원받는 유일한 이라크 반대세력이 아니며 이란을 통과해 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도 아니라는 것이다.

INC의 계획에 회의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않고도 후세인을 조일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입장이다.

시카고대학의 정치학자 로버트 페이퍼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교훈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며 “공군력의 효과는 증명됐지만, 진정한 교훈은 지상군이 얼마나 그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느냐이다. 이라크에는 아프간의 북부동맹처럼 후세인에 반대하는 군사세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INC의 계획이 매우 위험스러운 것이라며 반 후세인 봉기와 국제적으로 동맹국의 결합이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찰라비의 계획에 가장 비판적인 세력은 미군 지도부이다. 현재 중동평화 특사로 활동하고 있는 앤서니 지니 예비역 장군은 폭격 부대와 함께 이라크에 성공적으로 침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 사단, 5만여 명의 병력이 투입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계획수립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 관료도 미국의 전쟁계획과 특수부대의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INC의 무장 봉기의 효력에 의심을 보였다.

그는 “우리가 전쟁을 수행하고도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며 “전쟁 후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라크에 대한 확전을 둘러싼 논쟁에서 부시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행정부 관계자는 부시가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INC 등 반이라크 세력에 대한 지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 폴 월프비츠, 더글라스 페이스 등, 1998년 당시 클린턴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사람들이 현재 부시 행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찰라비 계획이 현실 불가능한 시나리오로 치부될 수 없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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