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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열풍 <4ㆍ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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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열풍 <4ㆍ끝>

中醫學 전망 좋아

중국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연예인들이 선도하는 ‘한류(韓流)’ ‘한조(韓潮)’ ‘한풍(韓風)’이 중국 대륙을 휘몰아치는 한편, 중국을 알고 익혀서 기회를 찾으려는 한국바람 또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세계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3억 인구, 그 방대한 인구가 떠받치는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한 견실하면서도 높은 경제성장, 막대한 외화보유고로 인한 안정된 환율 등 거대한 성장잠재력은 왜 세계가 중국을 주목하고 경외의 대상으로 여기는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비록 근대사에 접어들어 단절의 시간이 있었고 아직 허심탄회한 관계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역사적ㆍ문화적ㆍ지리적으로 뗄래야 뗄 수 없는 ‘일의대수(一衣帶水)’의 입장에 놓인 우리나라로서는 기회와 도전을 함께 맞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도 열강에 치여 역사의 혼란을 거듭하면서 중화(中華)사상의 자존심은 간직하고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노장(老壯)이나 공맹(孔孟)의 잣대로는 잴 수 없는 사회로 변모한 이상 중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접근이 향후 우리나라의 국운을 좌우하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뒤섞이는 과도기여서 중국인들 자신도 얼떨떨해 하는게 현실이다.

어쨌든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는 중국에 한국 유학생들도 기업인 못지 않게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공식기관의 자료부족으로 정확한 숫자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베이징(北京) 한국유학생회가 파악하고 있는 바에 따르면 베이징지역이 가장 많은 7천명 정도<표참조>이며 그밖에 상하이(上海) 3백여명, 난징(南京) 1백여명, 장춘(長春), 하얼빈 3백여명, 톈진(天津) 1천여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부모의 직장이나 사업으로 중국에 오거나 자발적으로 유학을 온 중고등학생들도 베이징 55중과 스칭(世青)고등학교, 기타 중국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1천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생들의 경우 유학생 가운데 70~80% 정도는 1년 또는 그 미만의 단기 어학연수생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매년 10% 이상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이 중국을 유학이나 어학연수 지역으로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중국이 조만간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지리적으로 가깝고 비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조선족 인척이 있거나 친척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년짜리 어학연수이거나 대학 본과 과정을 막론하고 학비는 연간 3천달러 정도이고 월 생활비는 2백~4백달러가 대부분이며 기숙사비로는 하루 4~7달러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학생 구성비율을 보면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온 학생이 많으며 당연한 귀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가운데서도 중문과 출신들이 가장 많다.

전공분야를 보면 과거에는 중문학이나 중의학 등이 인기가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중국의 국제정치 무대에서의 위력을 실감한 듯 국제정치학과로 몰리고 있다.

중국 유학생들의 전반적인 진로는 중국과 거래가 있는 한국업체에 취직하는 것이며 대기업 취업비율은 아직 낮으나 ‘백수’로 지내는 선배는 거의 없다고 이 곳 유학생들은 자랑한다.

특히 중의약대학의 경우 전에는 5년 과정을 졸업해도 자력으로 무엇을 할 수가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중국의 제도가 바뀌어 중국에서 정식으로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여건이 상당히 호전된 셈이다.

말하자면 종전에는 졸업을 해도 한국 한의사 보조 노릇을 하거나 중국에서 무허가로 일을 하던 신세에서 의사자격고시에 합격하면 취직을 하거나 개업을 할 때 중국인과 차별을 받지 않게 됨에 따라 앞으로 유학생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자기의 선택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물론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게 마련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개인이 얼마나 마음을 잘 추슬려 극복해나가느야 하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한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어언문화대학에 다니는 김종태(24)씨는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여기 온 지 11개월 됐는데 오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중국어 하나만이라도 건지면 다행이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을 보다 폭넓게 이해해보자는 욕심도 생깁니다”라고 말한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김씨는 “우리 학교가 있는 우다커우(五道口)는 미국에 비유하자면 LA타운이라고나 할까요. 중국어를 안 하고 한국말만 해도 아무런 불편이 없다는 게 흠이라면 흠입니다. 특히 한 반에 20명 정도씩 수업을 하는데 절반이 한국 학생입니다. 한 번은 교수님이 현재 중국인과 교류가 있는 사람은 손들어 보라고 하는데 손드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자괴감을 느꼈죠. 이런 점은 고쳐나가야 한다고 느끼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는 일부 유학생의 방종한 생활을 전부인 양 바라보는 언론이나 기성세대의 시각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또 어학연수를 오더라도 남학생은 군대문제는 해결하고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외국어란 게 마냥 즐겁거나 쉽지는 않게 마련인데 공부를 하는 와중에 어려움이 있으면 ‘어차피 군대가야 되는데…’라고 쉽사리 자포자기하게 되고 그러면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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