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인 제주의료원 소속 간호사들이 장시간·야간 노동을 하다가 집단 유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민단체는 병원 사업장 여성 노동자의 임신과 출산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병원 사업장 여성 노동자 건강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9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제주의료원 간호사 4명이 아이를 유산하고, 4명은 선천성 심장 질환아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제주의료원 여성 노동자들의 유산율은 평균 유산율보다 19%나 높다"며 "이들은 야간 노동을 포함한 교대제 업무, 하루 평균 10시간 가까운 장시간 노동을 하며 내내 서서 일하고 있다. 이는 임신하지 않은 건강한 여성 노동자도 감당하기 힘든 노동 강도"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들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산재를 신청했지만, 선천성 심장 질환아를 출산한 간호사 4명의 산재 신청은 재해가 노동자 당사자가 아니라 자녀에 해당하기 때문에 산재가 아니라고 반려됐다"며 "아이를 유산한 나머지 여성 노동자 4명도 역학조사를 앞두고 다시 아픈 기억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는 저출산 시대를 운운하며 여성들에게 출산을 강요하지만 정작 여성들이 임신, 출산, 양육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제주의료원 여성 노동자 8명의 산재를 승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출범한 공대위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노동건강연대,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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