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BBC>는 애플 위기설의 일부는 수요 감소로 인한 부품 주문량 감축 등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에서 나오지만, 궁극적으로는 과거와 같이 IT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는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혹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그 결과가 좋고 나쁨에 따라 현재 교체설이 나오고 있는 팀 쿡 CEO가 스티브 잡스의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과 대등한 실력을 보일 수 있는지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은 IT 전문가 4명을 인용해 애플이 새롭게 선보일 수 있는 제품을 예상했다. 우선 꾸준히 소문이 나돌고 있는 스마트시계다. <스터프 매거진>의 패디 스미스는 애플이 이미 허리에 찰 수 있는 아이팟 나노를 만든 것을 언급하면서 이른바 '아이워치'(iWatch)는 경쟁자가 많은 TV 시장에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스마트TV 사업보다 위험이 덜하다고 분석했다.
애플로서는 신규 고객보다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을 이미 사용한 경험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건강이나 운동과 관련한 서비스에 중점을 둔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스미스는 예측했다. 스마트시계는 기존의 예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실제로 이미 나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IT 시장의 지형을 바꾸는 경험을 가진 이는 스티브 잡스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잡스가 없는 애플로서는 부담이 큰 과제인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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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계에 앞서 루머가 돌았던 애플의 TV 사업도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현재 TV 시장 자체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 1위인 삼성전자조차 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방송은 애플이 실제 TV를 만드는 것보다는 기본의 TV를 이른바 '애플TV'로 바꾸는, 더 저렴한 방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의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부문의 혁신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아이폰의 사용자 경험(UI)을 제공하는 운영체제 iOS는 업데이트될 때마다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지만, 차기 버전에서는 파격적인 변화를 모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iOS 최신 버전인 iOS6의 디자인에서는 현실에 존재하는 색과 형태를 반영한 '스퀘오모픽'(skeuomorphic)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는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경험을 전달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조잡하다는 인상을 함께 준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애플의 디자인 부분을 책임지는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은 iOS7 작업에 직접 관여해 아이폰의 외관과 디스플레이상의 디자인이 주는 이질감을 없애고 균형을 맞추는 방향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애플이 마이크로소프츠의 윈도8과 같은 평면적 디자인을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이 전혀 새로운 사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애플의 마케팅 책임자 필립 실러 부사장은 지난해 8월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기 전 자동차나 카메라 사업에 뛰어드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에 대한 루머를 다루는 사이트에서는 애플이 iOS를 기반으로 게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상상을 하거나, 과거 픽사의 애니메이션 <월-E>에 등장하는 로봇 디자인에 관여한 아이브 부사장이 '애플 안드로이드'를 연구하는 아이디어를 언급한 데 주목하기도 한다.
하지만 방송은 이러한 추측은 대부분 재미있는 상상에 불과하다며, 1990년대 침체기를 겪었던 애플의 부활은 과거 방대한 제품군을 축소해 소수의 핵심 제품에 집중한 점에서 나왔음을 강조했다. 방송은 애플이 기존과 다른 제품을 고민한다고 해도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며 '팔방미인' 기업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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