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 시각) <포브스>는 애플 경영진과 가까운 월스트리트 소식통을 인용해 팀 쿡 CEO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애플 이사회가 CEO 교체 논의를 하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현재 불거진 '애플 위기설'이 CEO의 자리마저 위협할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해 9월 1주당 7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던 애플의 주가는 지난 19일 기준 390달러로 추락했다. 주력 모델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인기가 안드로이드 진영의 성장에 밀려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포브스>는 애플의 주가가 최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애플 이사회가 PC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휼렛-패커드와 같은 길을 애플이 걷기 전에 반등할 계기를 만들기 위해 스티브 잡스와 같이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CEO 물색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 팀 쿡 애플 CEO. ⓒ로이터=뉴시스 |
애플의 주가가 크게 추락한 수준이긴 하지만 '애플 위기설'은 과장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애플을 분석하는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 37명 중 애플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낸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분석가들이 애플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주요 근거는 1370억 달러에 이르는 현금 자산을 비롯해 애플의 이익률이 경쟁사들에 비해 높은 수준인 점, 차기 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 등이다.
그럼에도 애플의 현재 모습은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주가에 끼어 있던 거품이 사라지는 모습으로 보인다. 애플의 올해 매출 성장률 예상치는 약 14%로 지난해 기록한 45%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내년에도 비슷한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애플의 맥 컴퓨터가 자사 제품인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 PC에 밀려 판매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끼어 있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의 경영을 책임진 쿡 CEO는 하청업체 폭스콘의 노동 착취 의혹, 운영체제에 탑재한 자사 지도 서비스의 품질 문제, 잡스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는 제품 디자인 등으로 위기를 겪어 왔다. (☞ 관련 기사: "최악의 지도 앱…애플이 평범해지는 건 자본주의의 속성")
그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IT 시장의 혁신을 주도하는 제품을 다시 발표하거나, 23일 예정된 실적 발표에서 시장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줄 숫자를 내놓는 길밖에 없다. 그렇지 못하면 애플의 주가는 더 내려가고, 이는 쿡 CEO의 퇴장을 의미할 수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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